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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2일 주말가족여행] 매콤 달콤 새콤한 여수 맛에 빠지다
[1박2일 주말가족여행] 매콤 달콤 새콤한 여수 맛에 빠지다
  • 노서영 기자
  • 승인 2006.02.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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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수의 맛을 제대로 즐기는 여행을 떠나본다. 여수 풍경.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수의 맛을 제대로 즐기는 여행을 떠나본다. 여수의 돌산대교와 주변 풍경.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행스케치=여수] 돌산대교를 지나 돌산공원에 오르면 여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항구에 정박한 배들과 시가지의 빡빡하게 세워진 건물들은 설익은 도시마냥 들쑥날쑥하지만,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심은 한결같이 풍성하다.

그래서일까 찾아간 음식점마다 내오는 해산물 양도 여수 사람의 인심을 많이 닮았다. 여수를 간다?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1박 2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이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차나 버스로 5시간이 훌쩍 넘는 것도 그렇고, 이미 잘 알려진 오동도, 향일암을 제외하고 별거 있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찾는 객이 드문 곳이기도 하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이번 여행은 여수의 풍성한 인심과 맛깔스런 음식 솜씨를 맛보는 1박 2일 맛 여행을 선택해 보자.

겨울철 싱싱한 서대회 한 접시에 김과 초고추장을 버무리고 참기름으로 살짝 마무리한, 서대회무침 비빔밥 한 그릇 두둑하게 먹는 웰빙 여행. 여수를 찾는 이유는 이로써도 충분하지 않을까.  

1박 2일 타임 스케쥴

첫째 날
~12:30 여수 도착(서울 기준 기차로 5시간 40분 소요)
12:30~14:00 점심식사(<여정식당>에서 서대회와 아귀찜)
14:00~17:00 향일암/ 돌산갓김치공장 탐방 및 갓김치 구입
17:00~18:30 돌산공원에서 여수시내 전경 감상
18:30~19:30 저녁식사(여수 시내구경 및 여수 여서동 <작은어촌>에서 맛깔스런 장어요리 먹기)
19:30~21:00 여수 돌산대교 야경 감상 및 드라이브
21:00~ 숙소에서 하룻밤

둘째 날
~6:00 새벽 어시장 구경
6:00~7:30 숙소 짐정리
7:30~9:00 아침식사(<삼학집>에서 갈치구이와 서대회)
9:00~10:00 진남관 둘러보기
10:00~11:30 오동도 구경
11:30~13:00 점심식사(여수 중앙로 시장 구경 포함)
13:00~15:00 소호동 카페 드라이브
15:00~16:30 저녁식사(여천역 근교 <통뼈 감자탕>에서 해장하기)
16:30~ 여천역에서 기념사진 및 집으로 출발

서대회무침.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담백한 맛의 서대회무침.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첫째날 12:30~14:00 서대회와 아귀찜
여수의 얼굴, <서대회무침>

가슴으로 맛을 느껴라. 여수의 어느 식당을 가든지 이런 맛 여행을 추천한다. 특히 서대회무침은 말이다. 여수를 대표하는 서대는 여수와 남해 바다 일부 지역에서 잡을 수 있는 어류의 일종이다.

음식점마다 조금씩 요리 방법이나 보관 방법이 다르지만, 대체로 새벽에 잡아서 바로 회를 떠놓고 냉동실에 보관한다. 손님이 올 때마다 녹이고 고추장과 각종 야채를 넣고 묻혀 상에 내온다.

성질 급한 서대는 그물에 걸리면 바로 죽어버린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성질 급한 서대는 그물에 걸리면 바로 죽어버린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서대를 다른 횟감과 달리 산 것을 바로 잡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서대는 성질이 너무 급해서 그물에 걸리자마자 5분도 채 못 버티고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식점마다 새벽부터 일찍 서대회를 치느라 바쁘단다.

서대는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데다 비리지 않아 회, 사시미, 찜 등으로 요리할 수 있다.

삼학집의 먹음직스러운 갈치구이.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삼학집의 먹음직스러운 갈치구이.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현지 주민 추천!
01 초고추장에 담긴 2대째 손맛 <삼학집>

중앙동 로타리에서 여수 여객선터미널 가는 방향으로 직진하다보면 왼편으로 동해얼음공장이 나온다. 공장 맞은편으로 등나무 벤치가 보이면 사잇길로 들어간다. 허름한(?) 판자로 만들어진 <삼학집>이 나온다.

50년 전의 건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삼학집>은 식사 때가 되면 안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보다 밖에 줄 서 있는 손님이 많을 정도로 붐빈다.

1층 옆으로 나 있는 계단을 통해 2층을 오르면, 따끈따끈한 온돌방이다. 이 곳에서 먹는 음식 맛도 맛이지만, 전망 또한 빼어나다. 여수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낚시꾼들은 낮이고 밤이고 낚싯대를 던진다. 어촌의 맛이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식당 맛의 비결은 막걸리를 숙성시켜 만든 초에 있다. 고추장에 초를 섞어 초고추장을 만드는데, 달콤하고 시큼한 것 그 이상이다. 한 식당에서 2대째 전수되어 온 손맛이 더해져서 그런 것이려니. 갈치구이도 맛있다. 큼지막한 갈치 몇 덩이가 노릇노릇하게 구워 상에 나오는데, 직접 구운 김과 묵은 김치와 함께 먹으면 밥 한 그릇은 온데간데없다.  

여정식당의 아귀찜. 아귀찜의 매콤한 양념과 아삭한 콩나물이 잘 어울린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정식당의 아귀찜. 아귀찜의 매콤한 양념과 아삭한 콩나물이 잘 어울린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02 서대회와 아귀찜이 맛있는 집 <여정식당>
“오이, 양파, 상추, 쑥갓, 부추, 무….” 서대회무침에 서대와 고추장 말고도 들어가는 게 참 많다. 갖은 채소를 넣고 일정량의 초고추장과 삭힌 초를 넣으면 완성되는 서대회무침.

서대회 몇 점과 함께 야채를 상추에 싸 먹었더니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오물오물 씹히는 서대가 목구멍 속으로 쏙 들어간다. 새콤달콤하다. 그리 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달지도 않다.

<여정식당>에서 또 하나의 특별 메뉴는 아귀찜이다. 한입보다 두입 먹을 때가 더 맛있는 아귀찜은 조금 매운 편이다. 하지만 쫄깃쫄깃한 아귀와 아삭아삭 씹히는 콩나물은 반찬으로든 안주로든 인기가 좋다.  

깔끔한 실내와 정갈한 음식 그리고 여수의 전통 손맛 덕분에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이 많은 편이다. <여정식당> 앞의 중앙동 파출소와 동사무소를 물으면 바로 찾을 수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갓을 재배하고 있는 주민.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갓을 재배하고 있는 주민.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갓김치를 담그는 손길이 바쁘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갓김치를 담그는 손길이 바쁘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14:00~17:00 돌산 특산품 갓김치 탐방
여수에 왔으면 돌산갓김치 공장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돌산대교를 건너 17km 가량 가다보면 ‘농협 돌산갓김치 공장’과 ‘돌산갓 영농조합법인’이 나온다. 남해안의 따뜻한 해양성 기후와 비옥한 토양 덕분에 돌산 특산물이 돼 버린 갓김치는 톡 쏘는 맛이 제 맛인 순알칼리성 식품이다.

봄과 가을에 수확한 갓이 가장 맛도 좋고 품질도 좋다. ‘돌산갓 영농조합법인’에서는 갓김치를 담자마자 바로 살균진공포장을 해서 전국으로 배송하기 때문에 싱싱한 갓김치를 맛볼 수 있다. 갓김치를 4도의 온도에서 10일 정도 숙성시키면 톡 쏘는 맛이 적고 부드러운 갓김치를 먹을 수 있다.

여수와 돌산섬을 잇는 돌산대교의 야경이 아름답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수와 돌산섬을 잇는 돌산대교의 야경이 아름답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17:00~18:30 돌산공원
여수시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우회하여 가다보면 왼편으로 돌산공원 진입로가 나온다. 중앙선을 넘어가야 하니 반대차선에서 오는 차를 주의해야 한다. 공원 정상까지 차로가 나 있어 편리하다.

공원 광장에는 기념탑, 가로등,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낮이면 여수항구를 드나드는 여객선과 어선들의 활발한 동선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밤이면 형형색색 빛을 발하는 돌산대교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철판에 구워 나온 깨장어 양념구이.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철판에 구워 나온 깨장어 양념구이.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18:30~19:30 <작은어촌> 바닷장어 맛보기
장어 맛을 아는 사람은 바닷장어만 먹는다. 민물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지만, 바닷장어는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여수에서도 대부분의 장어요리집에서 민물 장어를 사용하지만, <작은어촌>은 확실히 바닷장어만 쓴다.

장어를 맛있게 먹으려면, 토막 낸 장어 한 점과 얇게 채 썬 생강을 상추에 싸고 된장을 약간 묻힌다. 씹히는 생강과 부드러운 장어의 맛은 환상의 하모니라 하겠다. 이 집의 장어탕은 개운하다. 보통 걸쭉하기 마련인데,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해서 해장국으로 좋다.

장어를 넣어 끓인 우거지국도 있는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문수동 파티랜드 가는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편으로 <작은어촌> 간판이 나온다.

진남관 모습.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인 진남관은 총 75칸이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둘째날 9:00~10:00 진남관 둘러보기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진남관은 여수 중앙동 로터리에서 걸어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진남관은 임진왜란 이후인 선조 32년(1599년)에 삼도통제사 이시언이 정유재란 당시 전소돼 버린 진해루 터에 세운 객사이다.

하지만 75칸 되는 객사는 10년 후인 1609년에 소실되는 운명을 맞는다. 그 후 100여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이재면이 재건립한다.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인 진남관에 들어서면 잔디 오른편에 형체를 거의 알아보기 힘든 석인상을 볼 수 있다.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인 진남관은 총 75칸이다.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진남관을 쓸쓸히 지키는 석인상.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이 석인상은 임진왜란 당시 의인전술의 일환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1구만이 전해온다. 여수시는 매년 5월초가 되면 이충무공의 업적을 기리는 호국문화축제, 진남제를 연다. 40여 년전부터 개최한 이 축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 사당인 충민사에서 제를 지낸 후에 자산공원을 지나 진남관까지 이어진다.

여수 주민이 추천하는 진남관 야경을 보려면 돌산대교나 돌산공원을 가면 좋다.

13:00~15:00 소호동 카페 드라이브
서대회의 도시, 여수는 시원한 바다를 끼고 드라이브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소호동의 소호요트장을 지나면서 해안도로가 나있어 왼편으로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다.

전망좋은 카페도 많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소호동의 카페촌은 잔잔한 데이트 장소로 인기있다. 모처럼의 가족나들이에 소호동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을 포함시키는 것은 어떨까.

드라이브 코스 _ 여수시청 → 소호요트 경기장 → 용주리 → 백야도

여천역의 통뼈 해장국집 모습.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천역의 통뼈 해장국집 모습. 2006년 2월. 사진 / 노서영 기자

15:00~16:30 여천역 통뼈 해장국
1995년 완전한 지방자치단체의 출범을 앞두고서 문화와 생활권이 같은 도농통합을 준비하던 때, 여수시·여천시·여천군의 3여가 여수시로 통합 됐다. 옛 여천 시내는 여수의 중앙동과는 달리 새로 지은 건물들이 많은 편이라 신도시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시내에 있는 여천역을 가보자. 전국 드물게 단선인 여천역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운치 있다. 여천우체국 옆에 있는 <통뼈감자탕>식당의 통뼈 해장국도 맛있다.

Info 가는 길
자가운전 _ 호남고속국도 순천IC → 여수행 17번국도 이용.
대중교통(기차) _ 용산역에서 여수역까지 매일 12번 운행한다.(약 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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