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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차 한잔의 여유] 중국차, 홍차 전문점 대풍당
[차 한잔의 여유] 중국차, 홍차 전문점 대풍당
  • 이민학 기자
  • 승인 2006.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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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대풍당에서는 정통 중국차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대풍당에서는 정통 중국차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포천] 포천 직동삼거리에서 고모리로 가는 초입에 우측으로 ‘大風堂’(대풍당)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한문 위에 ‘중국차·홍차 전문점’이라고 씌어있다. 200m 정도 산길 비슷한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낯선 건물이 하나 불쑥 나타난다.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은 찻잎을 숙성 발효 시켜 즐긴다. 청차는 반발효차인데 말 그대로 반쯤 발효시켜 색깔이 옅다. 완전 발효차는 흑차로 불리는데 색이 짙어 까맣게 보인다.

암세포를 억제하고 이뇨작용을 돕는 등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보이차는 흑차에 속한다. 대풍당의 진년보이는 따로 가격이 없다. 구입한 시가에 따라 다르다. 20여년 차를 공부한 여사장 전지수(43)씨가 큰 마음먹고 지은 찻집 ‘대풍당’이다.

중국에서 자재까지 다 들여왔는데 한국 장인이 만든 탓(?)에 완전한 중국풍 건물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아쉬워한다. 인테리어만큼은 완연한 중국이다. 다탁은 물론 주전자와 다기 모두 중국에서 맞춰 들여왔다.

대풍당의 건축자재와 인테리어는 모두 중국에서 맞춰 들여와 마치 중국과 같은 느낌이 난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대풍당의 건축자재와 인테리어는 모두 중국에서 맞춰 들여와 마치 중국과 같은 느낌이 난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부산에서 자랐는데 범어사 등 사찰을 다니면서 스님들께 차를 많이 얻어 마셨지요. 결국 차를 공부하게 되고 중국차의 맛에 흠뻑 빠져 지내다 이렇게 찻집까지 내게 됐네요.” 부산에서 어찌 이 먼 포천까지 왔을까?

“공기 맑고 숲 좋고 모두 좋잖아요. 광릉수목원이 옆에 있어서 마구잡이 개발을 못한대요. 여기가 딱이다 싶었지요.”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야기도 좋아한다. 전 사장 또한 사람 좋아하는 성격인데 애석하게도 아직 손님이 많지 않다.

사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찻집이 있는 마을은 직동리 풀꽃마을로 대여섯 가구의 전원주택이 있을 뿐이다. 잘될까? 솔직히 걱정됐다. 차는 정말 맛있다. 평소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를 외치며 녹차가 최고라고 여겨왔다.

선반 위에 놓인 통에 귀하다는 진년 보이차가 담겨있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선반 위에 놓인 통에 귀하다는 진년 보이차가 담겨있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그 생각이야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처음 마셔보는 ‘육계(肉桂)’는 계속 입맛 다시게 한다. 주는 대로 홀짝 홀짝 마시다보니 열 잔이 넘었다. 한 주전자 물을 끓여 계속 우리는데 물리지가 않는다. “중국차의 특징이 우릴 때마다 맛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육계는 청차류에 속하는 오룡차의 일종인데 반발효차입니다. 고기처럼 쫄깃쫄깃한 맛이 입안에 감긴다고해서 육계랍니다.” 차맛이 고기 맛처럼 쫄깃쫄깃? 하긴 닭발을 내놓고 봉조(鳳爪. 봉황의 발)라고 하는 중국사람이다.

대풍당은 산 속 전원마을에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대풍당은 산 속 전원마을에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2006년 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그 풍은 알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고기를 먹은 듯 속이 든든하다. 차종류가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쉽게 맛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다즐링, 안삼, 실론 등 홍차류도 1만원. 찻주전자에서 끓여 우려가면서 내내 먹을 수 있으니 벗과 다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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