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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연륜이 담긴 건강 먹거리를 찾아서!
연륜이 담긴 건강 먹거리를 찾아서!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6.04.17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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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고산미소시장

[여행스케치=전북] 전북 완주군의 고산미소시장에 가면 다양한 건강한 먹거리들이 이곳저곳에 있어 입이 심심할 틈이 없다.  건강한 먹거리를 자부하는 가게들과 눈길을 끄는 시장 안의 카페를 찾아서 전북 완주로 떠나보자.

상인회장이자 부잣집김치 사장 정말순 씨. 사진 / 박지원 기자.

‘부잣집김치’는 돈 많은 부자가 장사하는 집이 아니다. 봉사활동 공로패가 수두룩할 정도로 마음이 부자인 ‘이모’가 개업한 가게다. 고산미소시장 상인회장이기도 한 정말순 사장이 김치를 팔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다.

김치 담그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잣집김치. 사진 / 박지원 기자.

“‘완주와일드푸드축제’를 한다기에 집에서 담근 김치를 가지고 나갔는데, 300포기가 모두 동났어요.” 이후 인천에서 열린 ‘시장박람회’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러자 주변에서는 가게를 차려보라고 성화였고, 그렇게 부잣집김치는 탄생했다.

완주산 농산물에 인공조 미료는 넣지 않고, 부추 효소로 맛을 낸 이 집 김치 하나만 있으면 공깃밥 한 공기는 금세 바닥을 보일 거다. 한 가닥 쭉 찢어 입에 넣어봐서 안다.

게을러서 농약을 줄 수 없는 게으른 농가. 사진 / 박지원 기자.

봄기운에 기름진 땅을 뚫고 나오는 산야초로 효소 담그기 삼매경에 빠진 곳도 있다. 무농약 복분자 효소, 제철에 수확한 오디·산딸기로 담근 효소 등 발효에 관련된 것은 거의 모두 판매하는 ‘농가’다.

신원희 사장은 재치 있게 겸손하다. 대뜸 “게을러서 농약을 줄 수 없어요”라고 이야기하니 말 이다. 신 사장은 땅에서 나는 것들로 사람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싶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렇다고 단박에 들이덤빈 건 아니다. 농업대학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며 발효에 관한 지식을 쌓았다. 아울러 먹거리에 장난치는 방법은 배운 적이 없어 전혀 모르니 믿고 먹을 수 있다.

미각이 즐거운 로컬푸드
“밭에 가서 땀 흘리면서 일하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어요. 내 손을 거친 농산물을 손님한테 낼 때가 가장 보람차답니다.” 고산미소시장에는 완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맛집이 있다. ‘백여사국밥’이다.

맛조은 음식이 가득한 백여사국밥. 사진 / 박지원 기자.

고산에서만 15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주인장은 상에 오르는 모든 반찬을 손수 농사지은 농산물로 선보인다. 점포 근처 밭에서 마늘, 양파, 고추, 대파 등을 기르기 때문이다. 쌀까지 직접 수확한다니 재료 욕심이 남다르다 못해 지나칠(?) 정도다.

후덕하고 인심 좋은 백여사국밥 주인장. 사진 / 박지원 기자.

지금처럼 봄이 성큼 다가오면 금방 따서 조물조물 무쳐낸 봄나물도 밑반찬으로 낸다. 덕분에 입안에서도 봄기운이 움트는 기분이다. 후덕하고 인심도 좋다. 어떤 음식이든 주문하면 메뉴판 의 가격을 다시 확인할 만큼 양이 많다.

맛 또한 일품이다. 특히 피순대는 젓가락 든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분주하게 만든다. 도톰하고 쫀득한 돼지 막창 안에 실한 순대소가 가득하다.

고산 한우를 맛볼 수 있는 고산미소. 사진 / 박지원 기자.

‘고산미소’도 고산미소시장의 명물이다. 전라북도 제1호 협동조합인 ‘완주한우협동조합’에서 차린 음식점이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고기를 구입하고 식당에서 상차림 비용만 내면 된다. 참고로 한우 맛은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기가 막히다. 일반 한우는 60개월 미만, 거세 한우 는 28~36개월 미만만 취급해서 그런가 보다.

전통시장에 가면 카페가 있다?
전통시장에서 향긋한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다면? 게다가 맛 좋은 수제 쿠키와 도넛까지 곁들일 수 있다면? 마다할 자신이 없을 거다.

커피뿐 아니라 김밥도 파는 케페 아띠. 사진 / 박지원 기자.

김경화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 아띠’는 도시에서나 봄직한 카페를 시장에 옮겨놓은 듯하다. “주위에서 만류 했어요. 시장에 카페를 차려서 장사가 잘 되겠느 냐면서요.” 주위 우려 탓에 김 사장도 근심을 안고 카페를 개업했지만 뜻밖에 손님이 몰렸다.

카페 아띠의 김경화 사장. 사진 / 박지원 기자.

여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전주에서 수제 도넛과 쿠키를 파는 가게를 운영한 전력 덕분이다. 달콤한 쿠키와 도넛을 팔던 그가 완주에 카페를 차렸다고 하니 한달음에 달려온 이들이 많았단다. 여기서 커피는 물론 쿠키를 맛보면 헛말이 아님을 깨닫는다. 아, 요깃거리로 손색이 없는 고산한우김밥도 별미다.

떡갈비버거로 유명하다는 농부의 딸. 사진 / 박지원 기자.

햄버거를 파는 ‘농부의 딸’도 전통시장에서 보기 힘든 현대적인 음식점이다. 완주 창포마을에 사는 농부의 딸이 믿을 수 있는 음식재료로 ‘떡갈비 버거’를 만들어 판 것이 시초다. 현재 20대인 딸은 전주한옥마을에 1호점을 열었고, 어머니 배인자 사장이 시장에서 본점을 지키고 있다.

입이 즐겁고 눈이 즐거워 지는 시장 나들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먹을거리를 찾는다면 전북 완주 고산미소시장만한 곳도 없다. 푸근한 인심은 덤이니 몸과 마음을 따뜻한 봄 기운으로 채울 준비가 되었다면 전북 완주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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