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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봄 볕 마중을 나가다(1) 전남 영암
봄 볕 마중을 나가다(1) 전남 영암
  • 김다운 기자
  • 승인 2016.04.07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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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 벚꽃비 내리는 구림마을
볕 따순 봄, 전라남도 영암엔 벚꽃비 에보가 발효된다. 연분홍 봄비 맞으며 22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통마을과 비밀처럼 숨겨진 녹차밭, '학문의 신'왕인박사를 기리는 축제까지 두루 돌아보는 4월의 영암 여행. 

 

구림마을 벚꽃 풍경. 사진 / 김다운 기자.

[여행스케치=전남] 4월의 영암은 억수처럼 쏟아지는 꽃비로 우산이 필요 없는 우기(雨期)를 지난다. 읍내에서부터 ‘왕인박사유적지’를 지나 한산면 독천리에 이르는 819번 지방도로에 아름드리 벚나무가 ‘100리 벚 꽃길’을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영암을 논하는 데에 어찌 벚꽃만을 말하랴. 해발 809m의 월출산이 여행길 내내 시야에 머무니 ‘신령한 바위’라는 영암(靈巖)의 뜻을 실감 한다. 이 월출산 주지봉 아래 2200년의 세월을 품은 전통마을을 찾았다. 영암군 군서면에 자리 한 ‘구림마을’이다.

벚꽃 흐드러진 구림마을. 사진 / 김다운 기자.

“구림마을은 전라남도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된 왕인박사유적지가 자리한 곳으로, 음양풍수설의 대가인 도선국사, 고려 건국 공신 최지몽 등 걸출한 위인들의 출생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비둘기 구(鳩), 수풀 림(林) 자를 쓴 것은 도선국사의 탄생 설화에서 비롯되었지요.

왕인학당에서 훈장님의 가르침을 받는 늦깎이 학생들. 사진 / 김다운 기자.

도선국사의 어머니는 냇가에 떠내려온 오이를 먹고 아이를 잉태했습니다. 그는 처녀의 몸으로 출산한 도선국사를 숲 속 바 위 위에 버렸는데, 나중에 그곳에 다시 가서 보니 비둘기 떼가 날개로 아이를 덮어 보호하고 있었다 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지금 마을 가운데에 있는 ‘국사암’이 바로 그 바위이지요. 전설을 눈으로 확인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김희석 문화관광해설가의 손끝이 신령한 바위를 가리킨다. “기(氣)가 남다른 땅”이라는 그의 자랑이 결코 지나치지 않은 듯하다.

높지 않은 돌담에 어깨를 맞춰 걸으며 우리나라 8대 정자 중 하나로 꼽히는 회사정, 1681년 창건한 죽정서원, 400년 넘게 보존된 창녕 조씨 종택 등 오래된 건물에 여전히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본다.

영암도기박물관의 옹기장이. 사진 / 김다운 기자.

제일교포 하정웅 선생의 기증 미술품 3500여 점을 전시한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도 마을의 자랑이다. '영암도기박물관'은 도기에 유약을 입히는 기술을 처음 적용한 구림마을 10여 개의 가마터에서 출토한 도기를 보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도공들이 직접 빚은 생활도기를 판매하고 도자기 체험도 진행한다.

황톳빛 마을길 따라 갈 곳이 이리도 많으니 그 면면을 다 둘러보려면 목원당, 보정당 등 한옥스테이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왕인박사체험마을에서 숙박시설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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