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4월호
[맛과 멋 여행 ② 나주] 쪽빛 하늘따라 쪽 염색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나주 명화 마을
[맛과 멋 여행 ② 나주] 쪽빛 하늘따라 쪽 염색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나주 명화 마을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9.10.21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년고도 목사 고을 알리는 나주목문화관과 금성관
4대째 이어오는 100년 전통의 나주 곰탕집
윤병운 염색장 기념관에서 쪽 염색 체험 가능
사진 / 조용식 기자
나주 명화 마을에서 쪽 염색한 스카프를 말리는 줄 뒷편으로 중요무형문화제 제115호 윤병운 염색장 기념관이 보인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나주] 녹색의 줄기 위로 자줏빛과 핑크빛 꽃으로 무리를 이루고 있어 저절로 인생샷 포즈를 취하게 되는 곳이 있다. 전남 나주 문평면에 위치한 명화 마을의 쪽풀 단지이다. 마을 입구에서 약 5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쪽풀 단지는 쪽 염색의 주재료다.

하늘을 닮은 푸른 빛을 뜻하는 ‘쪽빛’처럼 쪽풀에서 추출한 천연염료를 천에 물들이면 옅은 초록색, 푸른색, 짙은 파란색, 약간 붉은빛이 도는 파란색까지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쪽 염색 과정 배우며, 쪽 염색 체험까지
명화마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윤병운 염색장 기념관이 있다. 이곳은 전통적인 쪽 염료를 만드는 과정을 온전히 지키면 쪽 염색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쪽빛 들이는 과정까지 배울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나주 명하마을에서 쪽 염색 체험을 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자줏빛, 분홍빛 꽃들이 무리를 지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쪽풀 단지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쪽 체험에 앞서 전통적인 쪽 염색 과정을 자세히 다룬 15분짜리 비디오를 관람하게 된다. 전통적인 쪽 염색과정은 쪽 배기, 쪽 담기, 쪽 담고 물 붓기, 쪽 건지기, 당그레질, 쪽 앙금 받기, 쪽물 앉히기, 염색하기, 산화하기, 건조하기, 쪽 염색천 다듬이질 등을 거쳐야 한다.

5대째 맥을 잇는 윤대중ㆍ최경자 부부는 “전통적인 염색 과정은 복잡하기도 하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영상으로 만들게 됐다”며 “손수건, 스카프, 티셔츠 등에 자신이 직접 물들이는 과정을 체험하고, 만든 것은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어 체험 참가자들이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쪽 염료가 들어 있는 들통에 둘러앉아 손수건, 스카프에 물을 들이는 작업을 한다. 물들인 손수건이나 스카프를 물로 세척하면 노란 물이 빠져나오면서 진하게 물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세 번 반복한 후, 손으로 눌러서 짜서 물기를 말려야 한다. 쪽 염색한 의류를 비틀어 짜게 되면 조직이 파괴되어 제 색깔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에서 쪽 염색 제품을 세탁할 때도 50도 이하의 물에 세탁해야 하며, 찬물로 헹구지 말고 따스한 물로 헹구어 손으로 눌러 짜야 한다. 찬물로 헹구게 되면 염색한 부분이 탈색되기 때문이다. 

실크의 경우 정전기가 일어나기 때문에 식초나 섬유유연제 한 방울을 떨어뜨려 세탁하고, 마찬가지로 따뜻한 물에 헹구어야 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쪽풀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는 쪽 염색 체험 참가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쪽 염색으로 만든 한복.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쪽 염색은 초록색, 푸른색, 짙은 파란색, 약간 붉은빛이 도는 파란색까지 다양하게 표현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쪽의 효능은 지친 현대인에게 정신적, 물질적 치유 작용을 한다. 쪽은 올라간 온도를 떨어뜨려 주며, 피부병이나 무좀 등에 살균 효과가 있다. 또한 각종 피부 트러블, 아토피,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해 주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쪽으로 염색한 의류를 입으면 땀 냄새가 거의 안 나며, 냄새나는 냉장고에 젖은 쪽 수건을 넣어 두면 잡내가 사라진다. 그리고 쪽은 곤충들이 기피하는 향을 가지고 있어 벌레를 쫓는 데도 효과적이다. 

객사에 전패, 궐패를 모셔 예를 올렸던, 금성관
나주 금성관은 조선 성종 때 나주목사 이유인이 세웠는데, 나주목을 찾는 외국 사신이나 정부 고관의 행차가 있을 때 객사에 묵으면서 연회를 가졌던 곳이다. 조선 시대에는 객사에 위패를 모셨으며, 금성관에서도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와 궐패를 모시고 매월 1일과 15일에는 국왕에 대한 예를 올리는 장소였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나주의 옛 모습 그대로를 이해할 수 있게 미니어쳐로 만들어 놓았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나주목문화관의 외관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외국 사신이나 정부 고관의 행차가 있으면 객사에 묵으면서 연회를 즐겼던 나주 금성관.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나주목을 찾는 손님들이 객사에 묵을 때 연회가 열리는 장소였던 나주 금성관. 일제강점기에 크게 훼손됐다가 1976년에 복원됐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김천일 선생이 의병을 모아 출병식을 가졌던 곳이며, 명성황후 시해가 일어나자 명성황후의 관을 금성관에 모셔 항일정신을 높인 곳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에 군청 청사로 사용되어 크게 훼손되었던 금성관은 1976년에 복원되었다. 1995년에 다시 복원의 과정을 거쳤으며 2005년에는 금성산 쪽으로 잇댄 서익헌, 2009년에는 동익헌이 복원되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금성관의 장엄함과 웅장함은 나주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임진왜란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김천일이 봉기한 곳이 바로 금성관이며,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된 나주역과 나주학생운동이 펼쳐진 곳도 금성관 앞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의 금성관.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100년 전통의 나주곰탕 하얀집.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맑고 담백한 국물에 푸짐한 고깃점과 양파, 지단, 고춧가루 등이 올려져 나오는 곰탕. 사진 / 조용식 기자

나주를 대표하는 맛, 나주곰탕
나주읍성에 장터가 형성되고 주막에서 내오던 당시의 나주곰탕은 전국 각지에서 땔나무 등 팔 거리를 이고 온 사람들이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국밥 형태였다고 한다. 

지금의 나주 곰탕거리에는 수십 년에서 100년 전통을 잇는 노포들이 전국 각지에서 오는 여행자들에게 옛 맛을 전해준다. 

100년 전통의 나주곰탕(하얀집)의 곰탕은 맑은 국물 사이로 보이는 푸짐한 고깃점, 송송 썰어 넣은 파와 계란 노른자의 지단 그리고 시원하게 속을 풀 수 있게 고춧가루가 살짝 올려져 나온다. 수저로 저어 보면 국물 속으로 밥과 부드럽게 씹히는 고깃점이 푸짐하게 들어 있다. 반찬은 깍두기와 묵은지로 곰탕과는 찰떡궁합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