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4월호
[섬플러스⑲] 일출이 아름다운 남해의 섬, 사천 신수도
[섬플러스⑲] 일출이 아름다운 남해의 섬, 사천 신수도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12.11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정된 아름다운 섬
반나절이면 섬 둘레길 걸을 수 있어
염시개, 사천에서도 손꼽히는 일출 명소
사진 / 유인용 기자
삼천포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있는 섬 신수도.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사천] 사천 끝의 삼천포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있는 섬 신수도는 사천에서 크기가 가장 큰 유인도다. 작은 동산 세 개가 남북 방향으로 일렬로 늘어선 모양새를 가진 신수도에는 섬의 해안을 따라 둘레길이 조성돼 반나절 동안 쉬엄쉬엄 걷기 좋다.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신수도는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된 섬이다. 겨울의 신수도는 특히 더 눈이 부시다. 섬 곳곳에서는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란 배추와 봄동이 진한 초록빛을 뽐내고 섬을 품은 남해는 겨울햇살에 반짝인다.

초록길 따라 신수도 둘레길
신수도 둘레길은 ‘스카이웨이 힐링로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편하게 ‘올레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선착장에서 몸을 내리면 정면에 선 건물이 올레길의 시작점인 신수출장소다. 올레길은 어느 방향으로 출발해도 괜찮지만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몽돌해변에 더 빨리 닿는다. 섬 내에는 오솔길이 많은데 올레길이 어느 쪽인지 헷갈린다면 한편으로 초록색이 칠해진 길을 따라가면 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 올레길을 걷는 중 볼 수 있는 사천8경. 올레길은 길 한편에 초록색이 칠해진 길을 따라 가면 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박종석 사천시 신수출장소 소장은 “신수도 올레길의 총 길이는 약 5.4km로 쉬엄쉬엄 걸어도 세 시간 안팎이면 둘러볼 수 있다”며 “섬 남쪽의 몽돌해변 등이 주요 볼거리이고 길 중간중간 쉼터가 만들어져 편히 걸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반시계방향으로 출장소에서 출발하면 선착장의 빨간 등대를 지나 섬의 서쪽 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다. 왼편으로는 방문객들이 하나둘 쌓아 올린 돌탑이, 오른편으로는 알록달록한 벽화가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창선‧삼천포대교부터 실안낙조, 봉명산 다솔사까지 사천 8경의 수려한 풍경이 담벼락을 수놓는다. 제8경인 비토섬 갯벌까지 눈에 담고 나면 금세 작은마을이다.

INFO 사천시 신수출장소
출장소에서 둘레길 지도를 비롯해 간단한 관광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주소 경남 사천시 신수서길 1-52

TIP 신수도 가는 배편
삼천포에는 항이 여러 곳 있는데 신수도로 들어가는 배는 ‘신수도 차도선 여객터미널’에서 탑승하면 된다. 요금은 배에 승선한 후 현금으로 지불하며, 차량 도선은 최대 4대까지 가능하다.
입도시간 오전 8시 20분, 10시 30분, 오후 12시, 2시 30분, 4시, 6시(동절기는 마지막 배 오후 5시 40분)
출도시간 오전 7시, 8시 30분, 10시 50분, 오후 1시 30분, 2시 50분, 5시 30분(동절기는 5시 10분)
이용요금(편도)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소인 1000원
차량도선(편도) 소형 8000원, 대형 1만2000원, 15인승 승합차 2만원
주소 경남 사천시 유람선길 128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로 들어가는 배는 하루 6회 삼천포에서 운항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 관광안내도. 신수도는 작은 동산 세 개가 남북 방향으로 일렬로 늘어선 모양새를 가졌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 작은마을에서 볼 수 있는 죽방렴. 사진 / 유인용 기자

작은마을과 몽돌해변
작은마을이라고 불리는 대구동마을은 규모는 작지만 죽방렴과 몽돌해변, 캠핑장까지 갖춘 곳이다. 죽방렴은 남해안에서 멸치를 잡을 때 사용하는 전통 어구로, 물길이 좁아지는 길목에 대나무로 된 그물을 세워 두었다가 물이 빠질 때 그물에 걸린 멸치들을 잡는다. 신수도에는 죽방렴을 하는 곳이 세 곳 있는데 그 중 두 곳이 작은마을에 있다. 죽방렴은 해상에 있어 가까이서 보기는 어렵고, 운이 좋으면 어선이 떠서 어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몽돌해변은 죽방렴의 반대편 바다에 자리한다. 몽돌해변 뒤쪽에 만들어진 캠핑장은 사천시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여름 성수기에는 유료이고 이외 기간에는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캠핑장을 지나면 몽돌해변이 펼쳐진다.

출장소에서 이제껏 걸어온 길이 섬의 서쪽 해안이었다면, 남쪽의 작은마을을 꼭짓점 삼아 올레길의 방향이 바뀐다. 섬의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몽돌해변에서는 매끈한 흰 돌들이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이는 장면이 장관이다. 해변의 돌 크기는 제각각인데 해안에 가까울수록 파도에 깎여나가 크기가 작고, 바다에서 멀어질수록 크기가 크다. 어른 손바닥 두 개를 합친 것만큼 큰 것도 있다. 올레길은 해변의 북쪽 오르막으로 이어지는데, 몇 분만 오르면 몽돌해변을 좀 더 높은 곳에서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몽돌해변.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에서는 이국적으로 자란 다양한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조선 시대 사천과 진주 지역을 수호했던 박응철 장군(1795~1870)과 그 부인의 묘. 사진 / 유인용 기자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섬
신수도의 동쪽 해안은 볼거리가 다양하다. 몽돌해변을 뒤로 하고 길을 이어가면 왼편으로 두 개의 묘가 있다. 조선 시대 사천과 진주 지역을 수호했던 박응철 장군(1795~1870)과 그 부인의 묘다. 신수도는 먼 옛날부터 왜구들의 침입이 심한 곳이었는데 오위도총부 부호군인 박응철 장군이 신수도에 주둔하며 왜구 소탕에 큰 역할을 했다. 목숨을 걸고 우리 땅을 지켜낸 선조들을 기리는 시간을 잠시 가진 뒤 다시 여정을 이어간다.

묘를 지나 언덕을 내려가면 이번엔 지형이 육지로 움푹 들어가면서 정면에 잘푸여섬이라는 작은 섬이 하나 떠 있다. 짙푸른 남해 위에 떠 있는 섬과 사람 손을 타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자란 덩굴식물 그리고 이국적인 나무들이 함께 빚어낸 풍경은 신수도의 비경 중 하나다.

박종석 소장은 “신수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인 만큼 개발이 제한돼 자연 풍경을 간직한 곳이 많다”며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섬”이라고 말한다.

잘푸여섬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을 연이어 지나면 다시 본동마을의 어귀에 들어선다. 바다 쪽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신수도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답다는 염시개다. 왼편으로 고성의 화력발전소를 끼고 정면으로 탁 트인 염시개에는 바다를 향해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여럿 있어 쉬어가기 좋다.

염시개 인근에서 만난 신수도 주민 김진숙(가명) 씨는 “겨울에는 통영 사량도의 옥녀봉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아름다워 새해 해돋이를 감상하기 위한 방문객들이 많다”고 말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잘푸여섬과 덩굴식물, 나무들이 함께 빚어낸 풍경은 신수도의 비경 중 하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의 일출 명소인 염시개에서 바라본 남해의 풍경.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신수도에서는 배추와 봄동 등이 자라 겨울에도 밭이 푸릇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겨울에도 초록빛 띠는 텃밭
염시개를 돌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마을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곧바로 선착장으로 이어지고, 추섬과 섬 북쪽을 빙 둘러 올레길을 이어갈 수도 있다.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옆으로는 가옥과 텃밭이 어우러진 정겨운 마을 풍경이다. 신수도는 12월부터 1월에 걸쳐 배추와 봄동, 파를 수확하기 때문에 겨울에도 텃밭이 푸릇하다.

신수도 북쪽 끄트머리에 떠 있는 추도는 바닷길이 열리면 신수도에서 걸어갈 수 있는 섬이다. 주변으로 작은 유원지가 조성돼 여름에는 민박과 해양레포츠를 운영하지만 겨울의 추도는 고요하게 떠 있다. 추도를 지나 신수도 북쪽 코스를 돌면 바다 너머로 삼천포가 손에 잡힐 듯하다. 검은모래해변을 지나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흰 등대와 선착장의 어선들이 보이며 올레길 회귀점으로 돌아온다.

선착장 옆으로는 회와 매운탕, 간단한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있어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올레길만 걷기가 아쉽다면 서쪽 바다 너머로 저무는 낙조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천 8경 중 하나인 아름다운 실안낙조가 창선‧삼천포대교와 어우러지는 장면이 일품이다.

삼천포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길 건너의 청널공원도 잠시 들르기 좋다.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만들어진 나무데크 사이로는 진분홍빛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공원 위쪽의 풍차전망대에 오르면 다도해의 전망이 한눈에 담긴다. 왼편으로는 신수도, 오른편으로는 창선‧삼천포대교, 정면으로는 죽방렴이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해 남해 여행을 서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