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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1박2일 여행] 경남 합천
[1박2일 여행] 경남 합천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4.1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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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진 / 박지원 기자
그래픽 / 여행스케치 DB

[여행스케치=합천] 합천 여행의 시작은 황매산이다. 해인사를 품고 있는 가야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황매산을 지나 거침없이 뻗으면서 그 기백이 모인 모산재와 겨울 햇살을 받은 억새의 장관을 마주하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점심은 조선시대 고가에 자리한 송씨고가식당이다. 화학조미료로 꾸며낸 맛이 아닌 자연스럽고 건강한 맛이 무엇인지 한 수 가르쳐주는 곳이다.

포만감을 느끼며 향할 다름 목적지는 이 겨울 모처럼 멋진 겨울 폭포를 만날 수 있는 황계폭포다. 옛 선비들이 승경에 도취해 중국의 여산폭포에 비유하기도 했을 정도의 경승지다. 황계폭포를 뒤로 하고 30분여를 달리면 합천영상테마파크에 닿는다. 옛 서울의 모습을 재현한 건축물과 거리 등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룻밤의 달콤한 휴식을 취할 곳은 합천영상테마파크 안에 있는 테마하우스&향원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합천영상테마파크의 밤거리를 배회하며 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지는 것도 좋겠다.

이튿날 합천 여행의 첫 여정은 정양늪생태공원이다. 동·식물의 서식지이자 여행객의 생태학습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생명의 텃밭에서 나무 데크와 황토흙길을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가다듬자. 든든하게 점심식사를 즐길 곳은 10분 거리에 있는 가고파식당이다. 이미 여행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는 이곳에서 김치찌개, 돼지고기두루치기, 해물파전을 맛보며 식도락을 누리자. 배를 채운 후에는 대장경테마파크로 발걸음을 옮기자. 우리나라에서 대장경의 의미와 가치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 국내 최고 수준의 3D영상관에서는 360도 서클입체영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으니 허투루 지나치지 말자. 대장경테마파크와 지척인 해인사소리길로 자리를 옮기면 쏟아지는 시냇물 소리와 바람결에 실려 코끝을 스치는 겨울바람이 몸과 마음을 훑는다. 마지막 목적지는 해인사다.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이곳에서 합천에서의 가슴 설렌 여행을 마무리한다.

첫째 날, 숨은 합천의 민낯을 찾아

사진 / 박지원 기자

10:00 황매산

CNN이 아름다운 한국 50선 가운데 하나로 꼽은 황매산 철쭉제로 유명한 곳. 철쭉이 흐드러진 봄의 자태도 일품이지만 겨울의 풍광도 탄성을 자아낸다. 구릉을 뒤덮은 고동빛 억새와 눈이라도 내리면 눈꽃이 만발한 새하얀 세상 덕분이다. 정상에 오르면 가깝다 못해 잔잔한 물결의 흐름까지 느낄 수 있는 합천호를 비롯해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주소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공원길 4

사진 / 박지원 기자

12:00 송씨고가식당
경남 문화재 자료 제105호로 지정된 고가도 둘러보고 미각에 즐거움도 주자. 불린 콩의 껍질을 까서 만든 제포두부, 전통 방식의 된장으로 맛을 낸 조선된장찌개,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채소로 만든 밑반찬 등 입안이 호사를 누린다. 송씨 집안의 종가집 맏며느리에게 전수돼 내려오는 가향주 비법으로 빚은 고가송주도 맛볼 수 있다.
가격 손두부·조선된장찌개·찌짐·메밀묵 5000원, 닭볶음탕·백숙 4만5000원
주소 경남 합천군 대병면 서부로 2553

사진 / 박지원 기자

13:30 황계폭포
연중 수맥이 그치지 않는 황계폭포는 합천 8경 가운데 하나다. 구장산 계류가 험준한 계곡을 감돌아 약 20m 높이의 절벽 위에서 미끄러져 내린다. 한번 떨어진 물은 아래쪽에 또 다른 폭포를 만드는데,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다.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암벽의 풍취도 절경이라 자꾸만 발길이 머문다.
주소 경남 합천군 용주면 황계2길 30

사진 / 박지원 기자
사진 / 박지원 기자

15:00 합천영상테마파크
<태극기 휘날리며>, <도둑들> 등 수많은 작품의 촬영지로 이름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일제강점기와 1980년대 서울의 모습을 정교하게 재현했다. 시간을 거슬러 옛 서울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아이들은 현실이 아닌 텔레비전에서 본 건물과 거리를 몸소 보고 걸을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주소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사진 / 박지원 기자
사진 / 박지원 기자

17:00 테마하우스&향원
영상테마파크 내 한국은행 건물에 위치한 테마하우스는 대형 방갈로와 야외 테라스를 구비한 펜션형 숙소로 화장실과 샤워장은 공용이다. 향원은 일본식 저택으로 영화 <마이웨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향원 안에 자리한 연못과 정원 등 빼어난 주변 풍경을 만끽하며 달콤한 휴식에 빠지기에 안성맞춤.
숙박료 테마하우스 2인 기준 주중 3만원(주말 5만원), 4인기준 주중 4만원(주중 6만원), 향원 6인 기준 주중 8만원(주말 10만원)

주소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둘째 날, 겨울 향기를 벗 삼아 걷다

사진 / 박지원 기자
사진 / 박지원 기자

10:30 정양늪생태공원
물옥잠, 자라풀 등 다양한 수생식물과 더불어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말똥가리 등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나무 데크와 황토흙길로 조성된 3.2㎞의 탐방로를 타박타박 걸으며 산책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아늑한 습지를 따라 걷노라면 마음 속 티끌마저 씻겨 나가는 기분이 든다.  
주소 경남 합천군 대양면 대야로 730

사진 / 박지원 기자
사진 / 박지원 기자

12:00 가고파식당
합천시장의 명물. 메뉴판에 나열된 음식의 가짓수는 많지만 세트 주문만 받는다. 4인이라면 3인 세트를 주문하고 공기밥을 추가하면 될 정도로 양이 많다. 매콤달콤한 돼지고기두루치기, 적당히 칼칼해 감칠맛 나는 김치찌개, 오징어가 아낌없이 들어간 푸짐한 파전이 상에 오르면 젓가락을 든 손이 분주하다.
가격 2인 세트 1만7000원, 3인 세트 2만원
주소 경남 합천군 합천읍 옥산로 44

사진 / 박지원 기자
사진 / 박지원 기자

14:00 대장경테마파크
팔만대장경은 7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8만1258장의 경전 속에 단 한 자의 빠짐도, 틀림도 없는 5200만여 글자를 기록한 목판본이다. 현존하는 목판대장경 중 가장 오래됐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재에도 등재됐다. 이러한 대장경이 만들어지기까지 경전 전래와 수집 과정, 천년의 역사를 온전히 간직한 장경판전의 숨겨진 과학성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1500원
주소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로 1160

사진 / 박지원 기자
사진 / 박지원 기자

15:00 해인사 소리길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를 향해 6㎞남짓 이어지는 홍류동 계곡길이 ‘해인사소리길’로 재탄생했다. 천년의 고고한 세월을 품고 있는 이 길에서 발걸음을 내딛으면 수백 년 된 송림 숲이 뿜는 신선한 피톤치드, 홍류동 계곡의 청아한 물길과 폭포, 이름 모를 산새의 지저귐 덕에 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마음을 씻는다는 생각으로 사색을 하며 걷기에 제격이다.
주소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로 1502-9

사진 / 박지원 기자
사진 / 박지원 기자

17:00 해인사
미슐랭 그린가이드로부터 최고 평점인 별 3개를 받은 곳이다. 불(佛), 법(法), 승(僧) 불교의 삼보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을 담고 있는 법보사찰로 불보사찰 통도사, 승보사찰 송광사와 아울러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다.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으며 해인사의 웅장한 모습과 가야산의 주변 경관이 어우러진 모습이 경이로움에 젖게 한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700원, 주차료 4000원
주소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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