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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겨울 여행] 감성 가득, 기차 타고 떠나는 천안 원도심 여행
[겨울 여행] 감성 가득, 기차 타고 떠나는 천안 원도심 여행
  • 조아영 기자
  • 승인 2020.01.16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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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영화의 잔상과 여운 느낄 수 있는 천안낭만극장
주택 개조해 색다른 감성 묻어나는 문화동96
흥흥발전소 곁 골목에 자리한 아늑한 카페까지
사진 / 조아영 기자
주택을 개조한 카페 문화동96의 거실 공간.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천안] 고소한 호두과자와 ‘병천순대’로만 기억하기는 아쉬운 도시, 천안. 서울역에서 ITX-새마을호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천안은 골목을 따라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한 도시다. 천안역 앞 원도심 거리에서 추억을 상영하는 극장과 아늑한 카페 두 곳을 만나고 왔다. 

천안역을 기준 삼아 북쪽으로 7분쯤 걸으면 동남구보건소 맞은편에 자리한 천안낭만극장을 만날 수 있다. <로마의 휴일(1953)>, <티파니에서 아침을(1962)> 등 클래식 영화 포스터로 빼곡한 입구를 지나면 로비에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는 어르신들이 보인다. 

양현준 천안낭만극장 대표는 “천안낭만극장은 충청도에서 최초로 문을 연 실버영화관으로 고전 영화의 잔상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며 “6월에는 전쟁영화를 상영하는 등 매달 다른 테마와 상영작을 선정해 선보인다”고 소개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천안낭만극장 입구는 클래식 영화 포스터로 꾸며져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영화 상영 전이면 많은 이들로 북적이는 천안낭만극장의 로비.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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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오전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노래 교실을 연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새로운 감각을 더한 극장과 카페
천안낭만극장은 170석 규모의 상영관 1관을 갖추고 있다. 5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2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화요일은 ‘문화의 날’로 지정해 오전에는 노래 교실을 열고 오후에는 한국 영화 흥행작을 무료로 상영한다. 많은 어르신들이 부지런히 이곳을 찾는 이유다. 클래식 영화만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신작과 독립영화 등 다채로운 작품을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어 영화를 좋아하는 학생,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낭만극장을 둘러보고 나서 이웃한 ‘문화동96’으로 걸음을 옮겨본다. 주소를 차용해 상호를 붙인 이곳은 얼마 전까지 사람이 살았던 주택을 개조한 카페로, 레트로 감성이 가득한 공간이다. 곳곳에 놓인 자개장과 도자기, 1995년에 멈춘 달력 등 세월을 담은 소품은 인자한 할머니가 푸근하게 맞아주던 외가댁을 연상케 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문화동96에는 커피와 밀크티 등 다양한 음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은 밀크티와 베이비치노, 생크림 카스테라.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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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1995년도 달력.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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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 등 옛 정취가 어린 소품이 곳곳에 놓여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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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동96에서는 안방, 미싱기방 등 마음에 드는 공간을 골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탁 트인 앞마당 또는 큼지막한 소파가 놓인 안방, 재봉틀이 놓인 아담한 미싱기방 등 마음에 드는 공간을 골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커피와 밀크티 등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으며, 연유와 스팀우유를 섞은 달콤한 베이비치노는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이나 어린이도 쉽게 맛볼 수 있다.

청년몰 흥흥발전소 곁 조붓한 골목에도 아늑한 카페 한 곳이 자리한다. 구제 의류 매장이 늘어선 골목에 묵묵히 노란 등을 밝히고 있는 ‘꽃처럼’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벽에 붙은 이미지와 글귀가 시선을 잡아끈다. 카페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사진과 여행에 관한 토막글을 눈에 담고 나서 음료를 골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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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꽃처럼에서 맛볼 수 있는 감국꽃차.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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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가 낮은 조명을 밝혀 아늑한 느낌을 주는 카페 내부.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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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은 사진과 글귀가 시선을 머물게 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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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역 인근 대흥동에 자리한 꽃처럼 외부.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장님의 추천 메뉴는 쑥 분말과 우유를 섞은 달콤한 쑥라떼와 말린꽃으로 만드는 꽃차. 샛노란 감국꽃으로 우린 향긋한 차를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눈앞에 봄이 어른거리는 듯하다.

INFO 천안낭만극장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하절기는 6시까지)
관람료 성인 7000원, 학생 5000원, 55세 이상 2000원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버들로 41 명성빌딩 B1

INFO 문화동96
운영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중앙로 96-3

INFO 꽃처럼
운영시간
 오후 12시~오후 9시(월~토요일, 일요일 휴무)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명동길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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