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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봄 마중 여행 ②] 작은 봉오리로 노란 별천지 펼쳐주는 봄의 전령사, 전남 구례 산수유
[봄 마중 여행 ②] 작은 봉오리로 노란 별천지 펼쳐주는 봄의 전령사, 전남 구례 산수유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02.17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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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라고도 불리는 꽃, 산수유
산동면에 조성된 산수유 문화관과 사랑공원
국내 유일 압화박물관…관련 체험 즐길 수 있어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산수유가 피어난 전남 구례의 마을 전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여행스케치=구례] 봄이 오는 것을 알려주는 꽃은 노란색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개나리와 산수유. 그 중 산수유는 파릇한 잎이 나기도 전인 이른 봄에 꽃을 먼저 피워내기에 ‘봄의 전령사’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산수유 국내 최대 생산지인 전남 구례에서는 매년 3월, 이른 봄의 시작을 산수유축제로 알리고 있다.

4장의 작은 노란 꽃잎이 피어난 꽃대에서 더 작은 꽃들이 무수하게 피어나는 산수유 꽃. 꽃 지름이 4~7mm에 불과해 눈을 아주 가까이 가져다 대지 않으면 꽃 모양을 확인하기도 어렵도록 작지만, 이 꽃들이 가지마다 가득 달려 밝혀주는 노란 빛에는 봄이 담뿍 담겨있다.

구례군 산동면은 어디나 산수유 마을
산수유축제가 열리는 구례군 산동면은 오랜 옛날부터 산수유나무를 키워왔던 지역이다. 이야기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중국 산동성에 사는 처녀가 이곳으로 시집을 오면서 처음 가져다 심었고, 산동이라는 지명도 여기에서 연유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구례의 첫 산수유나무로 알려진 이 시목 나무는 산동면 계척마을에 있으며 보호수로 지정ㆍ관리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얼음에 덮인 산수유 꽃. 산수유는 이르면 2월 말부터 꽃을 피워 ‘봄의 전령사’라고도 불린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계척마을 외에도 산동면에는 어느 마을에 가나 산수유 꽃을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산수유나무가 많다. 계척마을의 1000년 된 산수유 시목 나무를 할머니 나무로 부른다면, 수령은 300년 정도로 적지만 할아버지 나무로 불리는 보호수가 있는 달전마을과 예부터 산수유 군락지가 유명해 원조 산수유 마을로 알려진 상위마을, 예전에는 숨겨진 산수유 꽃 나들이 마을로 이름을 알렸던 현천마을 등 봄 되면 노란 꽃들을 볼 수 있는 산수유 군락지가 여러 군데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원조 산수유 마을인 상위마을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한 평촌마을, 반곡마을 일대가 대표 탐방코스로 자리매김 하였다. 축제 때면 상설행사장이 마련되는 이곳에는 산수유 문화관과 산수유 사랑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어 산수유 꽃을 보기위한 나들이 길에 꼭 방문할 만한 곳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산수유 문화관에서는 구례 산수유의 우수함과 효능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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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의 꽃말인 ‘영월불멸의 사랑’을 주제 삼아 조성된 산수유 사랑공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산수유 사랑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산수유 조형물.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산수유에 대해 잘 몰랐던 이들이라면 산수유 문화관을 먼저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건물 한쪽 벽에 붉은 색의 대형 산수유 열매를 설치해놓은 산수유 문화관에서는 예전부터 산수유를 가꾸어 온 구례 산동 주민들의 생활상을 알아보고, 산수유의 우수한 품질과 효능, 역사 등이 정리되어 있어 체험 학습하기 좋다.

산수유 문화관 뒤편에 조성된 산수유 사랑공원은 산수유의 꽃말인 ‘영월불멸의 사랑’을 주제로 삼아 만든 테마공원이다. 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와 함께 산수유가 핀 돌담길 등을 거닐며 1시간 정도 산책할 수 있다. 동산 위에는 대형 산수유 꽃 조형물이 있으며, 이곳에서 상위마을 방면으로 펼쳐진 노란 산수유 물결을 지리산 능선과 함께 조망해보기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노란 산수유 물결과 지리산 능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산수유 꽃을 즐긴 이후에는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나와 가족의 몸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산수유 가공품들도 눈여겨 볼만 하다. 산수유 문화관보다 아래에 위치한 지리산 나들이장터를 방문하면 말린 산수유 열매와 산수유 엑기스, 산수유 즙, 산수유 젤리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축제 기간이 아닐 때도 지리산로컬마켓 건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건물에는 산수유로 면을 만든 산수유 국수를 판매하는 식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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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면에 자리한 산수유 문화관 외부 전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INFO 산수유 문화관
주소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관1길 45

꽃의 시간을 멈춰 영원에 담는 아름다움
노란 산수유 꽃만으로 구례 여행에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면 구례읍에 위치한 한국압화박물관 방문을 권한다. 한국압화박물관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압화 관련 시설로, 올해로 19회를 맞은 ‘대한민국 압화대전’ 수상작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압화박물관을 방문하면 다양한 압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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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압화로 부채를 꾸미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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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옆 체험관에서는 압화를 이용한 열쇠고리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압화란 들판이나 산에서 발견되는 야생화의 꽃과 잎, 줄기 등을 건조시켜 색깔과 형태를 원형에 가깝게 유지시킨 자연물을 소재로 만든 예술작품을 말한다. 보통 그림 형태로 접하기 쉽지만, 공예품 등으로도 승화할 수 있는 예술 장르. 노랗고, 빨갛고, 파란 꽃을 물감 삼아 산이나 계곡, 마을 풍경 등을 표현해 낸 작품들 앞에서는 절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눈의 즐거움은 손의 즐거움으로 이어갈 수 있다. 압화박물관 옆에 있는 압화체험교육관을 방문하면 압화 소재들을 이용한 체험을 즐기고 직접 만든 기념품도 챙겨갈 수 있다. 열쇠고리, 컵받침, 손거울, 볼펜, 전통부채 등 기존 제작되어 있는 틀에 압화만 스스로 디자인해보는 간단한 체험이지만, 어른들에게는 ‘득템’의 즐거움을, 아이들은 창의력과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체험으로 인기가 많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한국압화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압화 관련 시설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체험관을 운영하는 김희정 작가는 “공조팝, 불두화, 마가렛, 넉줄고사리 등 잘 말려진 압화 소재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기회”라며 “많은 분들이 방문해 간단한 체험을 통해 압화의 매력을 아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운영시간 내 방문하면 항시 체험이 가능하며, 체험비용은 5000원~1만원선이다.

INFO 한국압화박물관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오후 4시 30분까지 매표, 매주 월요일 휴관)
주소 전남 구례군 구례읍 동산1길 29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섬진강 변에서 울창한 대나무숲을 만나게 되는 ‘죽죽빵빵 길’.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섬진강 물길 따라 도보 산책
구례에서는 남해를 향해 흘러가는 섬진강 변을 잠시 거니는 여유도 빼놓을 수 없다. 구례읍 근처에도 길이가 적당하면서 의미가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문척교부터 두꺼비다리까지 이어지는 강변 구간이다.

산책을 시작할 포인트는 새로 지어진 문척교가 아닌 옛 문척교. 강 양쪽에 모두 산책로가 있지만 추천하는 장소는 강을 왼편에 두고 걷는 구례읍 쪽의 강변이다. 문척교에서 순천 방면으로 두꺼비다리까지 걷는 약 3km의 길 중간에는 ‘죽죽빵빵 길’이라는 이름의 대나무 숲길도 있어 언제나 찾기 좋다.

죽죽빵빵 길은 이름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알 수 없는 길이지만, 대나무가 시원스레 자란 약 500m 내외의 어둑한 숲길에서 운치를 즐겨볼 수 있다. 대나무 숲길이 생겨난 이유를 알면 더욱 좋다.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로 인해 섬진강 변의 고운 모래들이 많이 유실되었고, 이후 마을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김수곤 씨가 모래가 더 유실되지 않도록 대나무를 심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 안타까운 역사로 인해 조성된 대나무 숲이지만, 지금은 좋은 쉼터이자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강변을 따라가는 산책로는 계속 이어지나 두꺼비다리는 꼭 건너보는 것이 좋다. 두꺼비다리는 섬진강의 이름과 연관된 두꺼비를 모티브로 만든 인도교다. 사람만 지날 수 있는 이 다리 아래에 돌로 만들어놓은 두꺼비 형제들을 찾는 것도 재미다. 다리 중간 즈음에서는 투명유리를 통해서도 두꺼비를 찾을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옛 문척교부터 두꺼비다리까지 강변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길이 나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두꺼비다리 앞 두꺼비 동상이 섬진강과 지리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유리판 위에서 두꺼비 모습을 확인하려 기웃대고 있으려면 실제 두꺼비 소리도 들린다. 소리가 너무 가까워 두꺼비가 가까이 있나 하고 화들짝 놀랄 수도 있지만 사실 다리에 부착한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니 적당히 놀라도록 하자. 두꺼비다리를 건넌 곳에는 지리산 방면으로 섬진강을 바라보며 입을 벌리고 있는 큰 두꺼비 상이 있다. 어떤 이들은 두꺼비의 입 안에 앉아 사진을 찍기도 한다.

한편, 다리를 건너온 위치에서부터 다시 문척교로 돌아가는 길은 유명한 섬진강 벚꽃길의 한 구간이다. 한 달 여 뒤, 벚꽃이 흐드러질 때면 죽죽빵빵 길과 연계해 왕복으로 걷는 재미가 생겨 더욱 좋을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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