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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 2일 여행] 겨울 여행에 바라는 모든 것, 충북 충주
[1박 2일 여행] 겨울 여행에 바라는 모든 것, 충북 충주
  • 전설 기자
  • 승인 2013.12.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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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여행스케치=충주] 칼바람에 얼굴이 에고 언 땅에 발가락이 시리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속이 얹힌 듯 갑갑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 주목하시라. 절절 끓는 온천, 속 데우는 약주 한잔, 실내에서 즐기는 공작 시간. 겨울 여행에 바라는 모든 것이 충주에 있다.


충청북도 충주는 조선시대 때 칠곡을 거쳐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던 960리 영남대로가 관통하는 고장이다. 나라의 수도 한양과 가까운 교통의 요충지로 육로와 뱃길이 양쪽으로 활짝 열려 손님을 맞았다. 보부상들이 오가며 자근자근 다져놓은 한반도 최초의 고갯길 ‘하늘재’가 바로 충주에 난 이유이기도 하다. 왕도의 중심에서는 멀찍이 떨어졌지만 그 시대의 역사·문화·사회·정치·경제는 충주에 모여 들었다가 이웃 고장으로 번져 나갔다. 때문에 충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를 ‘나라의 중심’이라는 뜻에서 중원문화권이라고 부른다.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충주는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울에서는 1시간, 전국 어디서든 2시간이면 도착하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중심고을’이다.

단팥빵의 팥소가 한가운데 몰려 있듯, 내륙의 중심 충주에도 놀기 좋은 곳, 쉬기 좋은 곳이 몰려 있다. 사시사철 언제가도 여행자의 손을 부지런히 이끄는 충주지만, 겨울 여행의 참맛을 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주문만 기억하면 된다. ‘만지작만지작’ 그리고 ‘풍덩’이다.

첫 번째 주문을 외우면 충주를 만지고 빚고 담그는 체험 여행이 시작된다. 체험농장 예그린팜에서 빨주노초파남보 알록달록 목걸이, 열쇠고리, 귀걸이를 만들고 술박물관 리쿼리움에서는 전통주 빚기에 도전해보자. 손으로 꼭꼭 눌러 모양을 내고 술을 빚는 동안 어느새 이세상 단 하나뿐인 액세서리와 전통주 한병이 기념품으로 돌아온다. 향토음식 전수관 천등산된장에 사과 고추장을 만들러 가는 길에는 현존하는 유일한 고구려 비석이 있는 충주 고구려비 전시관을 둘러보고 맛좋은 1등급 한우로 호화스러운 점심을 즐긴다. 오후까지 여행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면 늦은 밤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에 들러 60cm 리치 크레티 반사 망원경을 통해 별, 행상, 달, 성운을 관측해도 좋다.

두 번째 주문 ‘풍덩’은 수상 레포츠의 메카이자 물의 도시 충주 속으로 빠지기 위한 주문이다. 충주에는 53℃의 수안보온천, 보글보글 탄산 기포가 올라오는 앙성온천, 유황 내음 매캐한 문강온천 등 충청권의 대표적인 온천이 몰려있다. 그 중심에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의 무대가 된 충주호는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크기로 ‘내륙의 바다’라고도 불린다. 

여름이라면 충주조정학교에서 조정체험에 도전할 수 있겠지만, 살 에는 겨울에 어울리는 ‘물놀이’는 따로 있으니 바로 유람선. 충주나루에서 출발해 월악나루를 거쳐 회항하는 충주호 유람선에 올라 월악산, 계명산, 충주댐을 바라보자. 1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맑은 물이 흘러 맛좋기로 유명한 산채정식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느긋한 마음으로 하늘재 트래킹에 도전하는 것도 좋겠다. 기분 좋게 땀을 낸 뒤에는 뜨끈한 수안보온천에서 짧은 여행의 여독을 씻어낸다. 밤별들이 보이는 야외 노천창에 어깨까지 몸을 담그면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목이 펴지며 ‘아이고 좋다’ 절로 흥타령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만지작, 충주를 만지다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예그린팜
귀농 6년차 손병용?우선영 부부가 운영하는 체험농장이다. 고택 체험, 녹둑 걷기, 계절 과일 수확 등 농촌 체험이 다채롭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인기 높은 체험은 폴리머 클레이 공
예. 체온이 닿으면 말랑말랑해지는 점토를 이용해 알록달록 무늬가 신비로운 목걸이, 귀걸이, 열쇠고리를 만들고 가마에 구워내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액세서리가 완성된다.

주소 충북 충주시 신니면 문숭리 268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술박물관 리쿼리움
술박물관 리큐리움에서는 만취도 흉이 되지 않는다. 2층 규모로 조성된 전시관에서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른 전통주의 맛, 향, 역사, 문화에 마음껏 취해보자. 전통주관, 와인문화관, 오크통관, 맥주관 등 술과 관련된 유물과 전시를 둘러본 뒤에는 아트홀에서 전통주 빚기 체험에 도전할 수 있다. 고두밥과 누룩을 손으로 꾹꾹 눌러 걸쭉해진 탁주는 보름정도 익혀야 먹을 수 있는데, 집에 돌아간 뒤 내 손으로 만든 탁주 한잔을 음미하며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는 낭만이 기가 막히다. 체험 후 중원탑평리칠층석탑을 중심으로 조성된 중앙탑공원을 둘러보며 호반 산책에 나서기도 좋다.

입장료 6000원(시음 포함)

주소 충북 충주시 가금면 탑정안길 12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충주 고구려비 전시관
국보 제205호로 지정된 중원고구려비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유일한 고구려 비석이다. 1500년간 농촌마을의 입석으로 잠들어 있다가 1979년 경 아마추어 답사팀이 이끼에 덮여있던 비석표면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현재는 비석을 보존하기 위해 발견했던 자리에 전시관을 조성하고, 세계 최초의 철갑전사인 개마무사 조형물 등 고구려의 기상을 엿볼 수 있는 역사 전시물을 꾸미고 있다.
입장료 무료

주소 충북 충주시 가금면 용전리 280-11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본가원가든
탄산온천으로 유명한 능암리에는 1등급 한우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고기집이 즐비하다. 충주 앙성농협의 한우브랜드 ‘참한우’의 직판장이 마을에 있기 때문. 마을의 개울을 사이에 두고 참한우 지정식당이 우르르 모여 있는데, 본가원가든도 농협지정 식당 중 하나다. 직판장에서 한우를 사다가 식당에서 세팅비 3500원을 내면 먹기 좋게 상을 차려준다.


주소 충북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 620-3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천등산된장
전통장류 장인 김영자 씨에게 사과 고추장, 머구잎 장아찌, 쌀 찐빵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향토음식 전수관겸 체험관이다. 사과를 우려낸 달착지근한 물에 찹쌀, 엿기름, 고춧가루를 넣어 만드는 사과고추장은 익으면 익을수록 깊은 단맛과 칼칼한 매운맛을 낸다.
직접 장작을 넣어 군불을 때는 황토방이 있어 하룻밤 묵어갈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아침식사로 들깨가루를 넣은 고소한 떡국이나 인근의 집두부 등 건강한 시골 밥상을 먹을 수 있다.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다보니 방문에 앞서 체험 인원, 시간, 숙박 등 문의는 필수다.

주소 충북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 1741-1

풍덩, 충주에 빠지다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반기문본가
초·중·고를 충주에서 보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년기를 보낸 고택을 복원, 거주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한 본가이다. ‘반기문의 선한 집’이라는 의미에서 ‘반선재’라 이름 붙었다. 마당 살구나무에 올라 동생에게 살구를 따주던 모습, 동생들과 등목을 즐기던 모습, 아버지가 불우한 친구를 돕는 장면을 보는 모습 등 반기문 사무총장의 학창시절 중요 장면을 재현한 테마 전시가 집안 곳곳에 빼곡하다. 백학소주병, 부엌에 쌓인 연탄, 빛바랜 충주고 교복, 교과서, 책가방, 카세트 등 당시의 생활 용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소 충북 충주시 무학4길 4-9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충주호 유람선
충주호는 여의도의 15배(9917만㎡)에 달하는 ‘내륙의 바다’다. 호수 주변을 따라 비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셈하기 힘든 충주호의 물빛 장관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충주나루에서 출발해 월악나루를 거쳐 다시 충주나루에서 회항하는 유람선에 오르는 것이다. 1시간의 운항 시간 동안 월악산, 계명산, 충주댐 등 충주호가 품은 절경을 손에 닿을 듯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계절이나 요일에 따라 유람선 운항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운항 시간을 꼭 문의할 것.

요금 어른 1만 2000원, 어린이 8000원
주소 충주시 동량면 화암리 산11-1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영화식당
30여 종류에 달하는 산나물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산채전문점이다. 새하얀 접시에 산나물 반찬이 소담스럽게 오르는데, 접시 귀퉁이에 각 나물의 이름이 적혀 있어 일일이 묻지 않고도 나물 이름을 외워갈 수 있다. 어느리, 검은 오리, 산뽕잎, 아주까리잎, 미역취, 박고지, 엄나무순 등 일상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나물반찬이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진다. 시골 된장으로 바글바글 끓은 된장찌개에 갖은 나물을 넣고 밥을 비벼먹을 수도 있지만, 나물 고유의 맛을 음미하며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주소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온천리 281-1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하늘재
백두대간 최초의 고갯길이다. 졸졸졸 개울물 흐르듯 완만한 경사길을 타고 1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다. 딱 두사람이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좋은 폭에 전나무와 굴참나무가 지붕을 덮어 아늑하고 운치가 있다. 길은 고려 초기 석굴사원터인 미륵리사지에서 출발한다. 석불입상, 오층석탑, 삼층석탑, 석등 등 옛 석굴사원의 흔적이 고스란한 미륵사지를 지나 40분쯤 오르면 다리를 허리 뒤로 높게 올린 일명 ‘김연아 나무’가 보인다. 나무를 이정표 삼아 긴 숲 터널이 끝에 자리한 하늘재로 향하는 계단에 오르면 최초의 고갯길 탐방이 완료된다.

주소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안보리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4년 1월 사진 / 전설 기자

수안보 온천
충주 여행의 대미는 역시 수안보온천이다. 53℃의 뜨끈한 온천수가 3만 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조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30여 종의 역사책에도 자연 용출 온천으로 그 이름이 올라 있다. 특히 리듐·칼슘·나트륨·불소 등 인체에 이로운 각종 광물질이 함유돼 피부질환과 성인병 등에 효험이 뛰어나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태조 이성계조차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수안보를 찾았노라고 기록한다.

지하 250미터에서 용출되는 온천물에 어깨까지 푹 담고 있노라면 여독으로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특히 27개 온천 중 수안보파크호텔과 한화리조트에는 노천 온천탕이 마련돼 있어 밤하늘의 별을 보거나 산 중턱의 수려한 경치를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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