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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작성중)[국토대장정]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난 멈추지 않는다! 대한민국 전국일주 가이드
(작성중)[국토대장정]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난 멈추지 않는다! 대한민국 전국일주 가이드
  • 손수원 기자
  • 승인 2007.07.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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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전국] 방학이 한창인 8월, ‘목 좋은’ 국도에 나가보면 여기저기서 걸어서, 혹은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열심히 길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국토대장정이 유행을 지나 젊은 시절 꼭 한 번쯤 해봐야 할 필수 여행이 될 것이다. 자전거, 도보, 스쿠터, 시내버스 등 일주 수단별로 준비해야 할 점과 방법 등을 알아본다. 

도로가 잘 정리되고 국토순례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 등이 많이 공유되는 요즘은 전국일주가 예전처럼 꼭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살인적인 일정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와 끈기, 강인한 체력만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여행이 되었다. 
걸어서 가는 것은 기본이 되었고, 자전거에 스쿠터, 심지어 시내버스로만 서울 ↔ 부산을 다니는 일주까지 생겼다. 말 그대로 ‘사서 고생하면서’ 다니는 여행인 것이다. 

먼저 여행 계획에 대해서 알아보자. 용감무쌍하게 처음 전국일주를 시도하면서 “여행은 모름지기 무작정 떠나는 게 제 맛이지!”라고 호기 있게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담한다. 그 마음으로 나가면 이틀 만에 도로에서 말 그대로 ‘퍼져버리고’ 만다고. 대부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장기 여행인 만큼 시간단위까지는 아니라도 하루에 얼마만큼 코스를 잡을 것인지,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고 잠은 대충 어디에서 어떻게 잘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짜놔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굳이 힘들게 전국일주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내가 왜? 무엇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가?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다. 

그 다음에는 ‘언제 출발해서 언제 돌아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행 자금과 자신의 체력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하루하루 일정을 미리 짜놓지 않으면 목적지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몸도 힘들고 마음도 지쳐 길에서 헛되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도보 일주는 오래전 모 제약회사에서 개최한 대학생 국토대장정에서 ‘구구단을 외며’ 걸어가는 모습이 화제가 된 후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 지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보편적인 전국일주 여행의 수단이 되었다. 걸어서 일주를 하는 만큼 극단적인 고통을 이겨내는 인내를 요한다. 중도 포기할 여지도 높지만 가장 ‘난이도가 높은’ 전국일주 방법인 만큼 성취감은 제일 크다.

자전거 일주는 걷는 것보다는 빠르며 편하고, 스쿠터를 이용한 것보다는 좀 더 힘든 요소가 많기에 가장 무난하게 전국일주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보 일주에 비해 훨씬 많은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한다. 세찬 바람, 소나기, 보행자의 불규칙적인 움직임, 자동차의 압박 등을 예상해야 한다. 

최근 1~2년 사이에 소리소문 없이 유행을 타고 있는 버스일주는 처음 서울↔부산을 다녀왔다는 여행객의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돈 뒤, 이를 응용해 도시와 도시 사이를 시내버스로만 다니는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사실 여유로운 여행이라기보다는 젊을 때의 도전정신을 확인해보고자 하는 ‘도전여행’의 성격이 강하지만, 기존 버스 노선이 갑자기 없어지고 배차간격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당황스런 상황 속에서 그 역경을 헤쳐 나가며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여느 전국일주 못지않다.   

 바이크 마니아 장성구(43) 씨의 스쿠터 전국일주 여행기
“미쳤구나. 진짜야?” “말도 안 돼. 정신 차려, 그만둬라 그만둬.” “좋겠다. 부럽다.” 
마흔이 넘은 내가 스쿠터를 타고 전국을 돌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한 마디씩 내뱉은 각양각색(?)의 반응이다. 이렇게 나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해안과 제주도 남해안 동해안을 거쳐 경춘가도로 전국일주를 했다.

스쿠터를 타고 전국을 돌기로 마음먹은 데는 ‘아무… 이유 없어!’가 아니었다. 나이도 나이인 만큼 이번 기회에 하지 못하면 영영 못해볼 것 같은 위기감에서였다. 근속휴가 열흘짜리가 어디 쉽게 오는 기회인가. 게으른 성격 탓인지, 나이 탓인지는 몰라도 떠나는 날짜가 다가와도 그리 설레임이나 흥분되는 일이 없었다. 다만 라이딩의 안전을 위해서 보호장구를 마련해야 했고, 평소의 쇼핑 신공을 백분 발휘해 동급 최강, 최저 가격의 장비들을 하나씩 구입했다. 

내가 자주 가는 바이크전문카페에 가면 게시판 머리에 이런 글이 있다. 
‘바이크를 탈 줄 모르고 타보지도 않고, 먼저 위험하다고만 말한다.’

동감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위험해 보이면 선입견을 가지고 미리 부정적인 재단을 한다. 그러나 스쿠터는 실제로 타보면 중독성이 있을 만큼 타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무엇’의 매력이 있다. 그렇다고 가까운 사람의 ‘염려’들을 무시하고 위험하게 운전하는 라이더는 흔치 않다. 

이번 전국일주를 통해 얻은 소중한 것이라고 하면 단연 ‘자신감’이다. 특히 내 나이가 적지 않은 나이다보니 이것저것 제한도 많고 주변의 우려 이상의 ‘뜯어말림’이 심했다. 하지만 막연하게 추측하고 재단하고 어려워하던 것을 실제로 해내고 보니 역시 우리가 힘들어하는 ‘벽’은 마음에 있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자전거 마니아 박삼용(28) 씨의 전국 자전거 일주
지난해 내가 정동진 자전거 여행을 할 때 사람들의 반응은 “힘든데 왜 가?”였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작년에 무사히 다녀와서인지 오히려 응원을 해주는 쪽이 많았다. 

작년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지만 과정은 무척 힘들었다. 새벽 찜질방은 나의 빨래터였다. 멀쩡한 청년이 벌거벗은 채로 쪼그려 앉아서 빨래를 하는 모습이 가관이었을 게다. 관계자 여러분께는 백배 사죄할 일이지만 나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덕분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거지꼴’을 면할 수 있었으니 천만다행이다.  

어느 날은 전혀 모르는 아주머니께서 날 물끄러미 쳐다보시더니 “배고프나?” 하시는 거였다. 그래서 무심결에 “네!”하고 대답했더니 “니는 특히 그리 보인다” 하시며 고구마 세 개와 물을 챙겨 주셨다. 얼마나 불쌍하게 보였으면….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부산송정해수욕장에서 옆 텐트 사람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인 일이다. 얼큰하게 취하고 보니 말년 휴가 나온 군인들이었는데, 대한민국 남자들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이야기라고, 밤새는 줄 모르고 어울렸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힘들지만 즐거운 기억들이 많은 전국일주다. 많은 사람들은 가보지 않은 길에 두려움을 느끼나보다. 하지만 내 앞에 가는 사람이 있었고 그 뒤를 내가 갔고 또 내 뒤를 누군가가 갔을 것이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그 길을 헤쳐나간 사람은 있었을 것이고 안 가본 길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그 누가 안 가본 길이라도 헤쳐 나갈 용기가 생겼다. 

이제 더 이상 긴 여정의 하이킹은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마지막이란 말은 쓰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시작이라 하련다. 이제 시작이다. 또 다른 곳으로!
 
개인적인 성향은 있겠지만 도보, 자전거, 스쿠터 전국일주의 가장 포인트가 되는 주요 경유지를 살펴보면 서울 → 대전 → 목포 → 진주 →부산 → 강릉 → 속초 → 춘천 →서울 정도다. 이 도시들을 주요 거점으로 삼고 중간 중간 작은 중소도시나 시골마을을 둘러보면 된다. 

여행 준비물을 챙길 때는 의류, 세면도구, 취사도구, 캠핑도구, 카메라 세트, 필기도구… 이런 식으로 용도별로 나누어서 준비하면 편리하다. 또한 망설여지는 물품이 있을 경우에는 일단 고려 품목으로 빼놓고 준비한 다음, 과연 이것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가를 생각하고, 만약 망설여진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나중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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