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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 2일 여행]산놀음 물놀음 꽃놀음, 유유자적 신선놀음
[1박 2일 여행]산놀음 물놀음 꽃놀음, 유유자적 신선놀음
  • 박진호 기자
  • 승인 2014.04.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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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여행스케치=청양] 푸를 청(靑) 볕 양(陽). 청양은 ‘햇빛조차 푸르다’는 이름만큼이나 골짜기가 깊고 산림이 울창하다. 그래서 봄도 깊은 골짜기를 헤매다가 다른 곳보다 한 발 늦어서야 도착한다. 춘사월이 시작되고도 보름은 지나야 봄꽃이 피는 고장. 그래서 5월은 골짜기가 꽁꽁 숨겨 놓은 청양의 봄을 엿보기에 가장 좋은 달이다.

첫날은 나무 냄새를 좇아가는 여행이다. 첫발은 칠갑광장에서 떼길 추천한다. 정상에 오르는 8개 등산로 중 칠갑광장에서부터 칠갑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3km의 산장로는 4월 말이면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5월이면 철쭉이 산등성이를 곱게 물들여 봄에 오르기 가장 좋다. 오르기 전 산장로 초입에 있는 칠갑산천문대에 들러 천체 관측을 미리 예약하자. 칠갑산천문대 천체 관측은 당일 방문예약제로만 운영된다. 산행 뒤엔 칠갑광장식당 산채비빔밥으로 활기를 충전하길. 8가지 산나물에 구수한 청국장을 넣어 밥에 쓱쓱 비벼 먹으면 싱그러운 봄기운이 가득 채워진다. 칠갑산을 내려와 칠갑호로 방향을 잡고 10분 정도 달리면 목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장이 나온다. 아이와 함께 의자나 작은 수납장 등 목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보고 완성품은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 목공예 체험 후 목재 전시장까지 알차게 둘러봤다면 칠갑산천문대에 들를 차례. 별을 관측하는 내내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만큼이나 탄성이 쉴 새 없이 터진다. 잠자리는 산꽃마을에 마련하자.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645번 지방도에 속한 장곡사벚꽃길 변에 자리 잡은 산꽃마을에서는 훈훈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다.


둘째 날 여정은 꽃향기를 따라 간다. 벚꽃 내음 가득한 장곡사벚꽃길을 따라 부여 방향으로 5분 남짓 차를 달리면 해마다 장승문화축제가 열리는 장승공원에 닿는다. 높이 솟은 장승과 솟대를 지나 칠갑산 산문을 넘으면 장곡사로 접어든다. 장곡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2개의 대웅전을 품고 있는 천년고찰로, 규모는 작지만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을 포함해 국보 2점과 보물 4점을 보유한 유서 깊은 산사이다. 점심은 지천구곡에서 잡은 신선한 민물고기의 야들야들한 속살이 일품인 참봉민물매운탕에서 맛보시길. 향긋한 미나리와 쑥갓을 메기와 함께 끓인 이 집 메기매운탕은 원기회복에 그만이다. 배를 채웠으면 꽃향기 가득한 645번 지방도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모덕사 가는 길은 벚꽃 길과 다선형도로, 터널이 있는 명품 드라이브 코스다.

15분가량 차를 달리면 조선후기 충신으로 의병장 지낸 면암 최익현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모덕사에 닿는다. 모덕사에 들러 최익현 선생 생가를 둘러보고 우목저수지 변에 조성된 무궁화동산에서 봄날 여유를 만끽해도 좋다. 사당에서 고즈넉함을 충분히 누렸다면 천장호에서는 짜릿함을 즐겨보길. 모덕사에서 칠갑산 방향으로 차를 달려 마치고개를 넘으면 보이는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면 걸음마다 가슴이 울렁거리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마지막 코스로 고운식물원을 택하면 청양의 봄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물까치, 꾀꼬리 등 산새들과 함께 알록달록한 야생화 밭 사이로 이리저리 이어진 산책길을 걷다 보면 봄꽃 향에 거나하게 취한다. 

4월 중순에 열리는 장승문화축제와 칠갑산산꽃마을축제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청양의 봄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골짜기를 한 꺼풀씩 벗길 때마다 부끄럽게 볼을 붉히는 청양 여행은 발길 닿는 곳마다 설렘이 가득하다. 

첫째 날
나무 냄새 따라 타박타박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9:00 칠갑산 산장로
청양 중심부에 우뚝 서 있는 해발 561m의 칠갑산은 푹신푹신한 흙길이 깔려 있어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이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그중 칠갑광장부터 정상까지 왕복 6km의 산장로는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 여행객이 오르기에 안성맞춤. 4월 중순에서 5월초, 칠갑광장에서 자비정으로 향하면 벚꽃이 터널을 이뤄 그늘마저 분홍빛이다. 5월 초부터는 자비정에서 정상까지 철쭉 군락이 여행객의 무릎에 진분홍 꽃물을 들인다.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한티고개길 178-8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12:00 칠갑광장식당
칠갑광장 안에 있어 이름도 칠갑광장식당. 산행을 마치고 먹는 이곳 산채비빔밥은 별미 중의 별미다. 칠갑산에서 뜯은 8가지 나물에 덤으로 나오는 청국장찌개와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으면 봄이 한입에 들어온다. 슥슥 비빈 비빔밥을 구운 김에 싸 달래간장에 찍어 먹으면 싱그러운 봄맛 완성! 후식으로 나오는 붉은 빛깔 고운 산청목차로 입가심하면 입 안에 오래도록 청량감이 맴돈다. 산채비빔밥 7000원.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한티고개길 178-8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13:00 청양목재문화체험장
칠갑저수지 옆에 자리 잡은 청양목재문화체험장은 목공예 체험과 함께 목재에 관한 다양한 전시품과 목공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사전 인터넷 예약을 받아 13시부터 16시까지 간단한 의자나 수납장을 만드는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만점. 내 손으로 완성한 공예품을 집으로 가져갈 때 뿌듯함은 경험자만이 느낄 수 있다. 전시관 입구, 바닥에 그려진 발자국 그림을 따라 박물관을 돌아 한 바퀴 돌면 전통목조건물 양식부터 목재를 이용한 놀이까지 그동안 몰랐던 나무의 쓰임을 알게 된다. 박물관 입장 무료, 목공예 체험 5000원~1만원. 월요일 휴관.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칠갑산로 704-21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18:00 칠갑산천문대
야간 천체관측은 19:30분부터 20:30시까지 30분씩 간격으로 3차례 진행된다. 3층 보조관측실의 반구형 슬라이딩 돔이 열리면 쏟아질 듯 반짝이는 수많은 별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누워서 보는 5D천체시뮬레이션 영상과 3D 안경을 쓰고 보는 3D 입체영화를 관람하면서 곧 다가올 천체관측을 기다려보자. 망원경에 눈을 갖다 대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천체관측은 당일 방문예약만 가능하다. 이용료 어른 3000원, 학생 2000원, 월요일 휴관.

주소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한티고개길 178-46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산꽃마을

21:00 칠갑산 산꽃마을
4월 중순부터 많은 상춘객들이 찾아 북적이는 장곡사벚꽃길변에 산꽃마을이 있다. 꽃사탕·향초·야생화 화분·화전 만들기와 꽃 염색, 소달구지 타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훈훈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사전에 예약하면 농가에서 직접 기른 닭과 염소로 만든 저녁을 맛볼 수 있다. 숙박료 4인 가족 기준 7만원.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까치내로 1063-1 

둘째날
꽃향기 가득한 물 따라 출렁출렁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9:00 장곡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건축의 형태와 축조 시대가 다른 상대웅전과 하대웅전, 2개의 대웅전을 보유한 장곡사는 850년 신라 문성왕 때 지은 천년고찰이다. 국보 2점과 보물 4점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사찰로, 깊은 칠갑산 골짜기에 포옥 파묻혀 있던 덕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지나는 동안에도 훼손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대웅전 바닥에 깔린 고려시대 연화문전 무늬 전돌은 국내에 유일하며, 하대웅전에 있는 미륵불괘불탱화는 국보로 지정됐을 정도로 신비로운 미소가 일품이다.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241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12:00 참봉민물매운탕
장곡사벚꽃길과 지천구곡이 만나는 삼거리에 계곡을 끼고 들어서 있는 참봉민물매운탕은 25년 전통의 매운탕집이다. 주인장이 직접 지천구곡에서 그물로 잡아 올린 메기, 쏘가리, 빠가사리와 칠갑산에서 채취하고 기른 농작물을 넣어 끓인 민물매운탕은 봄 입맛을 돌게 하는데 그만이다. 고기를 직접 잡아 쓰기 때문에 산란철에는 매운탕 맛을 볼 수 없을 수 있으니 방문 전 미리 전화로 문의할 것.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까치내로 904-14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13:00 모덕사
일제강점기 일본군과 싸우던 중 체포되어 단식하다 끝내 순국한 면암 최익현 선생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1914년에 건립되었다. 고종황제가 내린 밀지 가운데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라는 문구 중 모(慕)자, 덕(德)자를 취하여 현액하였다. 우목저수지 품에 안겨 경관이 아름답지만 알록달록 요란하지는 않다. 모덕사 가는 길에는 창을 열고 달리자. 장곡사벚꽃길을 지나 모덕사로 향하는 골짜기마다 알뜰하게 일군 밭의 온갖 작물이 푸릇푸릇한 싹을 한껏 드러내 봄 인사를 건넨다. 
주소 충남 청양군 목면 나분동길 12 모덕사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15:00 천장호 출렁다리
천장호 출렁다리는 동양에서 2번째로 긴 207m이다. 걸음마다 출렁거리는데다 다리 중간 중간 수면이 내려다보이는 철망이 아슬아슬함을 더한다. 천장호엔 용과 호랑이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오랫동안 승천을 기다리던 황룡이 때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다가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고는 긴 몸으로 다리를 놔줘 사람을 구했고, 그 모습을 본 칠갑산 호랑이가 감복하여 후에 칠갑산을 수호하는 영물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호랑이 동상이 전설 속 황룡과 출렁다리를 굽어보듯 앉아 있다. 이용시간 9:00~16:00.
주소 충남 청양군 정산면 천장호길 24

2014년 5월 사진 / 박진호 기자
2014년 5월 사진 / 고운식물원

16:00 고운식물원
고운식물원은 11만 평 부지에 80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자갈길을 따라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야생화원과 조각공원, 봄철 화려함이 절정을 이루는 사계정원, 동산 위에 올라 울창한 수림과 만발한 꽃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 가지각색 볼거리가 이어져 지루할 틈 없다. 전망대에서 교목원까지 이어진 롤러슬라이드는 도보로는 볼 수 없는 광경을 선사한다. 방갈로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입장시간 9:00~17:00, 입장료 어른 8000원, 아이 5000원, 롤러슬라이드 1000원. 월요일 휴원.
주소 충남 청양군 청양읍 식물원길 39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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