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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낚시 여행 ③] 서해의 붉은 미녀 충남 서천군 홍원항 참돔 타이러버 낚시
[낚시 여행 ③] 서해의 붉은 미녀 충남 서천군 홍원항 참돔 타이러버 낚시
  • 오상훈
  • 승인 201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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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여행스케치=서천] 서천의 여름은 더디게 온다. 열찻길과 나란히 뻗은 최서단 곶부리, 오목다리처럼 굽어 누운 홍원항 어름은 더욱 그렇다. 유난히도 봄이 길다. 그래서 ‘춘장대(春長臺)’라 했다. 고운 모래밭 너머로 사철 푸른 해송과 아카시아 숲이 길게 우거진 풍광을 마주하자면 느릿느릿 지나는 계절의 끄트머리가 아쉽기만 한데, 꾼들은 사뭇 여름을 재촉했다. 이윽고 기다리던 출조 행렬이 이어진다. 때깔 붉고 씨알 굵은 참돔의 계절이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이른 아침부터 홍원항 부두에 대기 중인 선상낚시 전용선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서해 중부 바다낚시의 메카 홍원항

서해의 허리 부근, 충청도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서천군은 과거 들고나기 꺼려질 만큼 후미지고 발전이 더딘 곳이었다. 오지나 다름없던 이 고장은 2001년 개통된 서해안 고속도로와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란 슬로건 아래 추진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등 정부 대안사업에 힘입어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관광도시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남으로 금강 줄기를 낀 지리적 특성과 약 80km에 걸쳐 구불구불 이어진 리아스식 해안은 고립의 조건이 아닌 지역 경제문화 발전의 밑천으로 탈바꿈했으며, 연근해의 풍부한 어자원과 해양레포츠의 발달은 평범한 어촌이었던 홍원항 일대를 서해 중부 바다낚시의 메카로 부각시켰다. 

더불어 금강하구 철새도래지, 마량리 동백나무숲, 한산 모시마을, 춘장대해수욕장, 희리산자연휴양림 등의 명소가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관광 코스로 떠오르자, 군은 이에 발맞춘 테마축제와 각종 문화행사를 해마다 확대해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신성리갈대밭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 7선’에 오르기도 했으며, 일출이 아름다운 마량리 동백정과 함께 가장 사랑받는 출사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참돔의 주둥이 쪽에 낚아 올린 사람을 구별하기 위한 표식을 달고 있는 호해스타호 장세열 선장.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선상 참돔 낚시의 새바람, 타이러버 
서천 앞바다를 오가는 낚싯배들의 활동범위는 비교적 넓은 편이다. 가깝게는 삽시도ㆍ호도ㆍ추도ㆍ녹도에서 멀게는 육지와 약 60km 이상 떨어진 외연열도와 어청도를 아우르며, 하루 수십 차례의 포인트 이동을 반복한다. 민감한 참돔의 입질을 받아내기 위해선 그만큼의 발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전 6시 부두를 출발한 참돔 낚시 전용선 ‘호해스타호’의 첫 번째 포인트는 홍원항에서 30여분 거리에 위치한 삽시도 인근. 배를 멈추고 갑판으로 나온 장세열 선장이 “이른 오전이라 수온이 오르지 않았다”며 “조류의 흐름이 빠르므로 80g 정도의 무게감 있는 타이러버를 사용하고, 채비를 내려 바닥을 찍은 후에는 수심 하층을 탐색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 설명한다. 참돔의 활성도가 아직 저조하기 때문에 미끼를 따라 중층까지 떠오르지는 않을 거라는 뜻이다. 

타이러버는 돔을 뜻하는 일본어 ‘타이’와 고무를 의미하는 영문 ‘러버’가 결합된 조어다. 일본에서 개발된 조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현재는 참돔 라이트지깅 채비의 전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봉돌을 대신하는 헤드 부분과 나풀거리며 물고기를 유혹하는 여러 가닥의 테일, 그리고 튼튼한 목줄에 묶인 2개의 단차형 바늘로 구성되며, 서해권에서는 붉은색 계열의 컬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호도와 녹도 인근 포인트에 타이러버를 내리고 참돔의 입질을 유도하고 있는 출조객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액션보다는 입질 수심층 파악이 우선
체색과 몸태가 아름다운데다 맛 또한 으뜸이어서 도미 중의 진짜 도미란 의미로 ‘참(眞)’ 자가 붙은 이 어종은 귀한 이름만큼이나 경계심도 많은 편이며, 수온이나 조류, 물밑 지형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활성도와 유영층 또한 달라진다. 타이러버의 경우 특별한 액션법이 필요치 않으므로, 채비를 투척하고 헤드가 바닥에 닿은 후에는 릴을 감아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입질이 들어오는 수심층과 릴링 속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이날 올라온 조과 중 가장 큰 60cm 초과 사이즈의 참돔. 종종 80~90cm에 이르는 대형 참돔이 낚이기도 한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포인트 이동을 위해 선실에 대기 중인 일행.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호해스타호가 녹도와 추도, 호도 부근을 오가며 몇 차례 포인트를 공략하는 사이 몇 수의 붉은 어체가 뱃전에 올라왔고, 낚인 만큼의 마릿수는 바늘을 털고 달아났다. 참돔은 놓치기 쉬운 물고기다. 루어의 뒤를 따라오며 톡톡 쪼는 듯한 입질을 반복하다 미끼를 완전히 먹는 순간 돌아서는 습성이 있으므로 섣부른 챔질은 금물이다. 입질이 느껴지더라도 그대로 릴을 감아 들이다가 미끼를 완전히 물어 충분한 무게감이 전해질 때 훅셋을 시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챔질 후에는 로드의 각도를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로 릴을 감아올리고, 낚싯대를 상하로 움직이는 ‘펌핑’ 동작은 오히려 랜딩 확률을 떨어뜨리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포인트에서 별다른 입질을 보지 못하고 릴을 감아올리자니, 어느 사이 해거름이 가깝다. 마감을 알리는 신호음에 설레는 마음으로 드리웠던 채비를 거두고 몇 차례의 손맛과 달큰하던 입맛의 여운을 위로삼아 한나절 낚시를 갈무리한다. 돌아가는 길의 바닷바람은 언제나 청량하다. 일락서산으로 기우는 초저녁 하늘이 어여쁜 참돔의 몸빛 같다.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조타석에 앉아 주변 상황을 살피고 있는 선장. 2014년 8월 사진 / 오상훈

INFO. 홍원항 참돔 타이러버 낚시

호해스타호
타이러버가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2006년 말 진수,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선상 참돔 낚시를 시작했으며, 계절에 따라 광어와 우럭, 보구치, 주꾸미, 갑오징어 등의 다양한 어종을 대상으로 출조하고 있다. 선내에는 GPS와 어군탐지기 및 각종 구명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승선인원은 선장 및 가이드 포함 20명이다. 선비는 출조지역 및 어종에 따라 1인 6~10만원. 
주소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길69번길 2

장비와 채비 
5~7피트 길이의 참돔 전용 로드 혹은 라이트지깅용 낚싯대와 0.8~1.2호 굵기의 합사가 약 150m 감기는 중소형 베이트릴(양축릴) 정도만 갖추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인조 미끼인 타이러버의 경우 각 포인트의 수심과 조류에 따라 교체할 수 있도록 40g~100g까지 무게 및 색상별로 다양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기본 장비는 출조점을 통해 대여 가능하며, 초보자자의 경우 무료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숙식
훈이네 펜션

홍원항을 찾는 낚시꾼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진 펜션 겸 민박이다. 새벽같이 숙소를 나서는 출조객들을 위해 주인아주머니가 손수 차린 가정식 아침식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으며, 숙박료 또한 안채 민박 기준 3~4만원으로 부담 없는 편이다. 
주소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리 965-2

Tip 주변 볼거리
서천8경과 시티투어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나무숲를 비롯해 금강하굿둑 철새도래지, 한산모시마을, 신성리갈대밭, 춘장대해수욕장, 문헌서원, 희리산자연휴양림, 천방산이 서천8경에 속한다. 서천군은 관광객이 곳곳에 산재한 명소를 보다 손쉽고 편안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서천8경과 각종 역사문화유적지, 지역생태자원, 축제 등과 연계한 서천생태체험여행(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안내해설사가 동행해 관광지 해설 및 관광홍보 이벤트를 진행하며, 참가자에게는 기념품 및 지역특산품이 제공된다. 
문의 서천군청 생태관광과 041-950-4256, 서천 종합관광안내소 041-952-9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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