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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체험 여행] 아이와 함께 가는 체험 여행 1번지 충남 서천
[체험 여행] 아이와 함께 가는 체험 여행 1번지 충남 서천
  • 구완회 작가
  • 승인 2014.08.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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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여행스케치=서천]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서울도 아니고, 제주도 아닌 곳에 이렇듯 다양한 체험 여행지가 몰려 있다니. 대한민국 유일의 국립생태원을 시작으로 최근 문을 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전통의 한산모시관, 선비정신이 숨 쉬는 문헌서원까지. 거기다 각종 체험마을은 덤이다. 그러니 아이와 함께라면, 충청남도 서천군이 딱이다.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우리 서천만으로 체험 여행 2박 3일은 문제 없어요.”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직원이 자신 있게 말했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선 반신반의했다.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마량동백나무숲이나 금강하구 철새도래지, 신성리갈대밭 등이 좋다고는 하지만, 체험 여행으로 2박 3일을 채우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나? 한산모시관이나 문헌서원이 역사와 문화 체험을 더한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몇 년 전 방문한 경험으로 넘겨짚은 서천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런던 자연사박물관이 부럽지 않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작년 말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국립생태원. 99만8000㎡의 부지에 5만8000㎡의 건축 면적으로 자리 잡은 국립생태원은 ‘국내 최초, 최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이런 넓은 면적에 우리나라와 해외의 다양한 생태 환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알차게 꾸며 놓은 것이 더욱 놀랍다. 서천이 체험 여행 1번지라면, 서천의 체험 여행 1번지는 단연 국립생태원인 셈이다.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국립생태원의 야외 체험 공간에서는 한반도의 습지와 하천, 숲과 고산을 두루 즐길 수 있고, 실내 공간에선 세계의 생태를 체험할 수 있다. 국립생태원에서 가장 큰 연못 용화실못에는 천연기념물 큰고니와 흰뺨검둥오리, 원앙 등이 노닌다. 습지체험장에서는 우리나라 습지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을 직접 만지며 배울 수 있고, 고산생태원에서는 백두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에서 자생하는 희귀식물을 볼 수 있다. 실내전시실 에코리움은 세계의 5대 기후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이다.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열대와 사막, 지중해, 온대뿐 아니라 펭귄이 사는 극지의 생태까지 체험 가능하다. 전시관마다 독특한 동식물이 관람객을 반겨주니 아이들도 지루할 틈이 없다. 여기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난 놀이터와 4D상영관까지, 국립생태원에서만 하루 종일이 부족할 지경이다.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내년 초 정식 개관을 앞두고 아직 임시 운영 중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또한 전 세계 어디 내놓아도 눈에 띄는 전시 수준을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런던 자연사박물관이 부럽지 않을 정도. 중앙로비에는 유리로 만들어진 원통 모양의 해양생물 수장고가 천정까지 솟아올라 있다. 연구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지만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이곳에 전시된 해양생물들은 모두 진품(!)이다. 형광빛을 내는 해파리부터 거대한 고래상어까지 모두 실제 생물을 특수 처리해 박제로 만들었다. 제주도에서 잡힌 어미 가오리 아래에는 그 배에서 나온 새끼 8마리도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편안한 소파에 누워서 바닷속을 4D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해양주제영상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아이들도 이해할 만한 단순한 스토리라인에 화려한 영상과 음향이 더해져 진짜 바닷속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INFO. 국립생태원
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관람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주소 충남 서천군 마서면 금강로 1210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입장료 정식 개관 전까지 무료
관람시간 9:00~18:00 (정식 개관 전까지 화?목?토요일만 운영) 
주소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101번길 75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모시의 문화, 서원의 역사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 여행의 단골 코스 한산모시관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전수교육관, 시연공방, 한산모시 홍보관 등으로 이루어진 한산모시관에서는 한산모시 기능보유자가 전통방식으로 모시를 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 직접 모시풀에서 모시실을 자아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때 ‘이골이 난다’는 표현을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모시풀에서 처음 뽑아낸 모시실은 짧기 때문에 이를 이어서 긴 모시실을 만드는데, 이때 이빨로 모시실 끝에 침을 묻히는 과정에서 이에 골이 난다고 한다. 여기서 ‘이골이 난다’는 표현이 나온 것이다.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며 같이 모시를 짠다면 특별한 체험이 될 듯하다. 전수교육관에서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한산모시의 역사와 함께 우리나라 복식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역사 체험을 하고 싶다면, 목은 이색의 묘지 옆에 자리 잡은 문헌서원을 추천한다. 고려 말 대학자인 이색은 얼마 전 끝난 인기 사극 정도전의 스승으로 드라마에도 등장을 했으니, 사극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이색을 모신 문헌서원에는 보물로 지정된 이색 영정도 볼 수 있다. 번잡한 관광지 분위기에서 벗어나 선비 정신이 살아있는 문헌서원을 산책하며 아이와 함께 고려 말 조선 초의 혼란스러운 역사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겠다.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신성리갈대밭을 거닐어 보자. 영화 <JSA>와 드라마 <추노>,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을 바로 여기서 찍었다. 

INFO. 한산모시관

관람료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관람시간 10:00~18:00 (연중무휴)
주소 충남 서천군 한산면 충절로 1089

문헌서원
관람료 무료
관람시간 9:00~18:00 (월요일 휴관)
주소 충남 서천군 기산면 서원로 172번길 66

신성리갈대밭
주소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로 500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2014년 9월 사진 / 구완회 작가

여전히 풍부한 체험 거리들
지금까지 서천을 대표하는 체험 여행지를 둘러봤다면, 이제부터는 서천 곳곳에 보석처럼 숨은 체험 여행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그중에서도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은 ‘아이마을 아트센터’다. 아이마을은 자연 놀이 체험을 통해서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연과 지구환경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체험 학습 장소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도예를 전공한 전문가의 지도로 직접 흙을 빚어서 자기만의 그릇을 만들고 자연의 고운 빛이 담긴 염색도 체험하고 항아리 뚜껑에 비빔밥을 비벼먹을 수도 있다. 선사시대 빗살무늬토기를 직접 만들고 그 안에다 밥을 지어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웃에 있는 농장과 연계해 동물이 크는 모습을 보고, 쌀농사를 체험하고, 꽃과 나무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서천에는 이 밖에도 가볼 만한 체험마을들이 한가득. ‘달빛 아래 놓인 성’이라는 뜻의 월하성 포구에서는 10월까지 조개잡이 등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터라 손전등을 들고 밤갯벌을 누비는 것도 재미있다. 사이언스 캐슬은 초등학교 과학 교과 과정과 연계한 과학전시실과 세계 여러 나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문화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 체험마을이다. 상수리마을 곤충체험학습장에서는 귀여운 곤충을, 들꽃동산마을에서는 다양한 야생화 분재를 볼 수 있다. 

이렇듯 풍부한 서천의 체험거리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딱 한 가지. 지금 당장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어쩌면 여행은 가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거워진다. 평소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면, 여행 계획부터 아이와 함께 짜 보자. 여행은  1박 2일이지만 즐거움은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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