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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청정지역 시골 여행 ③] 바다, 섬, 농촌의 시골 풍경을 모두 담은, 남해 해바리마을
[청정지역 시골 여행 ③] 바다, 섬, 농촌의 시골 풍경을 모두 담은, 남해 해바리마을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0.03.06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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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시골 길
횃블들고 낙지잡는 '홰바리 체험' 인기
곳곳에 펼쳐진 남해 죽방렴과 일몰 풍경의 아름다운 조화
[편집자주] 봄꽃 향기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코끝으로 전해지는 향이 그립습니다. 매일같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상황이 얄궂은 봄, 청정지역 시골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첩첩산중 산골짜기 마을, 구름이 감싼 봉우리가 아름다운 마을, 청정해역의 시원한 바람이 상쾌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잠시나마 코로나19(COVID-19)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COVID-19) 함께 이겨냅시다.
경남 남해 토피아랜드에서 바라본 남해 해바리마을의 전경.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횡성] 15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경남 남해 해바리마을의 시골길은 여전히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여행스케치가 취재차 방문했던 지난 2005년 9월 당시와 2020년 2월이 달랐던 점은 15년이 지난 시간적 변화와 가을과 겨울이라는 계절 풍경뿐이다. 한결같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남해 해바리마을은 고향 집을 찾아온 느낌이 살아나는 여행지이다.

남해 해바리마을을 도착한 후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남해 토피아랜드이다. 이곳은 꽝꽝나무, 주목나무, 동백나무 등을 심어 나뭇가지를 이발한 듯 다듬어, 갖가지 모양을 연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토피어리 테마정원이다. 정원을 둘러싼 편백 숲 둘레길을 걸으며 바다를 바라보면 해바리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추억 그대로를 느끼는 마을 길 산책

어촌과 농촌의 모습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남해 해바리마을은 청정해역에 자리하고 있다.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남해 해바리마을 뒤편에 있는 토피아랜드 조형물들과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 남해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남해 유자로 더 유명한 유자를 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멀리 바다 건너 남해군청이 있는 남해읍과 선호항, 그리고 해바리마을의 선상 체험장, 갯벌 체험장, 농사 체험장, 농가 민박촌 등의 위치를 설명하는 양명용 해바리마을 위원장. 그는 “숙소에 짐을 풀고 해바리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면 ‘시골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마을’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라며 “바다와 연결된 마을 양옆으로 선착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살아 숨 쉬는 갯벌 이야기와 선상 어부 체험을 즐길 수 있다”라고 말한다.

마을 길을 산책하다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유자 과수원이다. ‘남해 유자’로 더 유명한 유자는 레몬보다 비타민 C가 3배 많아 감기와 피부미용에 좋다. 또한, 겨울에 만든 유자청 역시 기침, 가래, 피부 비용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유자 과수원이 해바리마을에 많은 이유는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유자를 시배한 곳이기 때문이다.  

남해 해바리마을에서는 한밤중에 횃불을 들고 갯벌로 나가 낙기, 게, 조개 등을 잡을 수 있는 '홰바리 체험'이 유명하다. 사진 / 여행스케치 DB
해바리마을에서 유자비누 만들기, 불멸의 푸드 등 다양한 체험과 숙박을 할 수 있는 해바리 힐링센터. 사진 / 조용식 기자 

해바리마을은 해변과 바다, 그리고 리(里:마을 리)에서 첫 자를 따왔다. 어촌의 풍경과 농촌의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곳, 해바리마을에서는 아로니아 수확, 홰바리, 유자 비누, 불멸의 푸드 등 다양한 테마체험도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한밤중 홰바리’이다. 일몰 후 썰물이 된 한밤중에 횃불을 들고 갯벌에 나가 낙지, 게, 조개 등을 잡는 홰바리 체험을 하고 나면, 잡아 온 해산물을 모닥불 켜고 둘러 않자 즉석에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양명용 위원장은 “횃불을 들고 바다 일을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 홰바리 체험”이라며 “많은 분이 어두운 밤, 연안에 숨어 있던 낙지를 잡았을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또한 경운기를 타고 해변 길, 푸른 들판으로 드라이브도 하고, 편백 숲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웰빙을 즐길 수 있는 경운기 트레킹 및 숲 체험도 인기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해변 길에 보이는 섬, 그 안에 작은 카페도 있다
해변을 따라 읍내가 있는 지족항까지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거리는 약 3km로 천천히 걸어가도 한 시간이면 족하다. 해안가를 따라 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섬들의 이름도 예쁘다. 섬북섬, 장구섬, 농가섬 등등... 그중에서도 해안도로와 연결된 농가섬에는 작은 카페도 하나 있다. 섬 옆으로 있는 죽방렴을 자세히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해바리마을에서 읍내까지 산책길에 만나는 농가섬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어 여행자들의 많이 찾는 곳이다.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남해의 아름다운 일몰 풍경과 죽방렴.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남해 본 섬과 연결된 창선교의 야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카페를 들르지 않아도 남해에 펼쳐진 죽방렴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죽방렴은 물살이 드나드는 좁은 바다 물목에 대나무발 그물을 세워 멸치를 잡는 전통적인 어구 방식으로 남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좁은(손) 바닷길이라 하여 ‘손도’라 불리는 지족해협에 V자 모양의 대나무 정치망인 죽방렴은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 말목 300여 개를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박고 주렴처럼 엮어 만든 그물을 물살 반대 방향으로 벌려 놓은 원시 어장이다. 지족해협은 물이 맑고 물살이 빠르다. 물이 흐르는 때를 보아 하루 두 차례 뜰채로 생선을 퍼내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멸치, 개불, 미역 등을 잡아 올린다.  

죽방렴을 따라 청정지역 남해에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어느새 빨간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본섬인 남해도와 연결된 창선교다. 저녁이면 오색찬란한 불빛으로 수 놓는 창선교의 야경은 여행자에게는 아름다운 포토존으로 남기도 한다. 길이 440m의 창선교는 1992년 교량 붕괴로 기존 자리보다 100m 아래에 착공, 1995년 12월 20일 개통됐다. 

죽방로 산책, 마을로 돌아오는 길의 일몰
창선교를 건너면 여행 중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농협하나로마트 삼동점이 보이고, 바로 옆으로 주유소가 있다.

멸치 쌈밥 거리가 있는 읍내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읍내에는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하나로마트가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죽방로 부근에 있는 카페. 사진 / 조용식 기자

길 건너편으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남해의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멸치 쌈밥 거리도 걸어보는 것이 좋다. 읍내 구경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카페, 맛집, 다방, 남해 지족시장 등이 있어 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도 함께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다 내음을 느끼려면 바로 옆에 있는 지족항과 죽방로 길을 걸어보자. 죽방로 주변으로 예쁘게 장식한 카페, 마을 주민들이 찾는 맛집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죽방로을 계속해서 따라가면 오면서 마주친 농가섬의 작은 카페도 만날 수 있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남해의 일몰. 잔잔히 흐르는 물결 사이로 날개 편 죽방렴이 서산으로 기울어가는 해를 환송하는 모습이다. 오후 6시가 넘으면 창선 방면 막차 버스가 있긴 하지만, 노을을 보며 걷는 것을 추천한다. 

INFO 남해 해바리마을

시골 길이 여전히 아름다운 남해 해바리마을의 모습.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시골 길이 여전히 아름다운 남해 해바리마을의 모습.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남해군 해바리마을은 2004년부터 체험휴양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이다. 개별 민박과 힐링센터 등의 숙박시설은 물론 1박 2일, 2박 3일 일정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주소 경남 남해 창선면 서부로 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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