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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참살이여행] 고추와 구기자의 고장, 충남 청양 매콤한 체험과 청정자연이 함께 있는 참살이 여행지
[참살이여행] 고추와 구기자의 고장, 충남 청양 매콤한 체험과 청정자연이 함께 있는 참살이 여행지
  • 손수원 기자
  • 승인 2007.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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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청양고추 고추장을 찍어 맛을 봐본다.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청양]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은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충북의 알프스라 일컬어지는 칠갑산이 있는 청양은 푸르고 맑은 공기가 그대로 전해져 머리를 깨끗이 비우고 오기에 좋다. 또한 눈물 쏙 빼는 매운맛의 절정 청양고추와 불로장생의 명약인 구기자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도 있다. 거기에 재미있는 체험까지 가득하니 이보다 더 좋은 참살이 여행지가 있을까.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청양고추를 테마로 한 청양고추랜드.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청양 시내로 들어서자 바로 여기가 고추의 고장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거리마다 서 있는 고추 모양 가로등은 특히 가을의 정취와 잘 어우러진다. 공기의 ‘맛’도 다르다. 한창 고추를 말리는 시기, 하도 여기저기서 고추를 말리고 있다 보니 공기마저도 매콤할 정도다.

우리가 ‘청양고추~ 청양고추’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청양은 충남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강하게 키운 놈이 맵다’란 말이 있듯 이러한 청양의 특성이 청양고추를 매운 고추의 대명사로 만든 것이다.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 성분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특히 풍부한 것도 청양고추만의 특성이다. 특히 캅사이신 성분은 다이어트에 특효라 해서 고추다이어트가 유행하기도 했고, 술에 넣어 먹으면 숙취가 없고 깔끔하다 해서 한때 소주에 청양고추를 넣어 먹는 땡추소주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고추 따기에 한창인 체험객들.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청양고추냉면.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고추의 고장에 온 만큼, 청양 여행의 첫 목적지로는 청양고추를 만날 수 있는 청양고추랜드로 정한다. 고추랜드는 청양고추를 테마로 한 체험형 고추장 가공공장인데, 생각했던 것만큼의 거창한 테마파크는 아니지만 고추장 담그기나 된장 담그기 등 월별로 특색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체험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추랜드에 들어서면 시내에서보다 더 ‘독한’ 매콤한 향을 맡을 수 있다. 주차장 왼쪽을 보니 앞뒤 좌우 꼬장꼬장하게 줄을 맞추고 서 있는 고추장 장독대들이 단번에 시선을 잡아끈다. 

체험은 계절에 따라 프로그램이 다른데, 고추장 담기 체험을 제대로 하려면 고추를 따기 시작하는 8월부터 고추장을 담그는 11월까지가 적당하다. 비단 고추장 담그기뿐만 아니라 고추장을 이용한 장떡 만들기와 고추음식경연대회 등의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그냥 뒷산인 줄만 알았던 뒷동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 크기 않지만 울창하게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 숲은 천천히 산책하면서 삼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고추장과 된장이 익어가고 있는 장독대.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청양 참게장.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조금 전부터 배꼽시계가 울리는 걸 보니 점심식사 때가 다 된 것 같다. 뭐 화끈하게 매운맛이 없나 싶어 택시기사에게 추천할 만한 음식을 넌지시 물어보니 청양고추처럼 눈물 쏙 빼게 하는 냉면이 있단다. 그곳이 어딘가 하니 ‘콩밭 매는 아낙네야’ 식당이다. 주인이 직접 개발한 청양고추냉면은 초가을의 빨간 고추를 곱게 갈아 면발을 뽑기 때문에 면발이 붉다. 배가 고픈 김에 한 젓가락 냉큼 입에 넣으니 입 속에서 불이 난다. 차가운 냉면이지만 청양고추의 매운맛 때문에 입 안이 얼얼하다.

고추 못지않게 청양에서 유명한 것이 바로 구기자인데, 전국 구기자의 50%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청양은 구기자 천국이다. 이 구기자로 빚은 청양의 술이 바로 ‘100년을 살아도 늙지 않는 술’ 청양 둔송 구기주이다. 

술뿐만이 아니다. 구기자를 넣은 한과와 냉면을 비롯해 칼국수와 구기자 삼겹살까지, 몸에 좋은 구기자를 재료로 한 음식들은 많다. 청양군 운곡면 후덕리의 구기자 한과공장 내에 위치한 ‘구기자냉면칼국수’ 식당에서는 구기자 한과는 물론 구기자 냉면도 맛볼 수 있다. 구기자를 넣어 반죽한 면을 즉석에서 뽑아 삶아 내는 구기자 냉면은 쫄깃한 노란 면발과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시원하고 깔끔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 구기자의 구수함이 잘 우러나 속까지 뜨끈해지는 구기자 칼국수도 좋다.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식물원 내에 마련된 민속 놀이장. 2007년 10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청양에서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웰빙 별미는 참게장이다. 장평면 지천리에서는 옛 방식대로 참게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참게는 봄에 민물에 올라와 살다가 10월 말에서 11월이 되면 알을 낳으러 바다로 가는데, 그 길목을 ‘게막’과 ‘통발’을 이용해 막는다. 청양에서 가장 ‘목 좋은 곳’이 바로 지천리다. 

만들고 3~7일 뒤 바로 먹는 게장과는 달리 참게장은 3개월간 예닐곱 번 간장을 끓여 부어가며 익히기 때문에 밥도둑도 이런 밥도둑이 없다. 특히 산란기인 늦가을엔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영양가도 한창이라 이때 맛보지 않으면 1년을 또 기다려야 하니 ‘있을 때’ 먹자. 참게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충청수산의 둥지가든에서 제대로 된 참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즐거운 체험에 맛있는 음식까지 맛봤다면 칠갑산을 두루 올라가며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한티고개에서 참살이 여행을 마무리하자. 한티고개에서 출발해 장곡사로 내려오는 코스는 넉넉잡아 3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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