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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탐조여행] 겨울철새 도래지 군산 금강하구 지금 금강하구엔 가창오리 군무쇼가 'on air?
[탐조여행] 겨울철새 도래지 군산 금강하구 지금 금강하구엔 가창오리 군무쇼가 'on air?
  • 손수원 기자
  • 승인 2007.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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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겨울 철새들이 찾아올 시기엔 금강하구에서 쉽게 탐조할 수 있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서천]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은 봄이 올 때까지 황량한 겨울을 날 것 같지만 바로 그때부터 겨울의 주인공인 철새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잘 꾸며진 철새조망대와 드넓은 갈대밭이 있는 금강하구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겨울철새 탐조여행지로는 최고로 손꼽힌다. 

전북 군산시 나포면과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속해 있는 금강하구는 매년 겨울이면 청둥오리, 큰고니, 쇠기러기, 도요새 등 유라시아, 시베리아, 알래스카 등에서 수천km를 날아온 철새들이 월동하고 돌아가는 쉼터이다.

1990년에 금강하구둑이 완공되어 넓은 호수가 생기면서 주위에 갈대밭이 형성되었고, 새들의 먹이도 많아졌다. 이런 환경이 철새에게도 소문이 났는지 금강하구는 가장 많은 철새들이 머무르다 가는 곳이 되었고, 사람들에게는 가장 손쉽게 철새를 볼 수 있는 탐조여행지 중의 하나로 손꼽히게 되었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조망대의 식물원에서는 살아있는 새들을 만나볼 수 있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창오리 군무를 100m 안팎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그중에서도 금강하구는 최고의 장소이다. 

금강하구에는 가창오리를 비롯한 오리류와 고니류, 기러기류, 괭이갈매기 등 40여 종, 10만 마리의 겨울철새들이 찾아든다. 특히 가창오리는 전 세계의 90% 이상이 금강을 찾는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철새 관찰은 12월과 1월 사이가 절정인데, 하구 주변 어디에나 차를 세우고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11월 21일부터는 ‘2007군산세계철새축제’가 열려 화려한 철새들의 군무를 즐기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거대한 타워인 금강철새조망대 전경.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탐조여행의 첫 출발, 금강철새조망대
금강하구에서 탐조여행을 위해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금강철새조망대다. 2003년 10월에 개관한 조망대는 11층 높이의 타워건물에 조류전시관과 체험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꾸며져 있고, 야외에는 조류동물원을 비롯해 부화체험장, 철새신체탐험관 등이 있어 새에 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조망대에 전문 학예사가 상주하며 철새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철새를 보러 가기 전에 아이들이 철새의 생태와 습성 등을 배울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조망대의 1층은 상설전시장과 철새영상관으로 꾸며져 있는데, 상설전시관에는 철새의 이동과 철새의 생태 등을 재미있게 풀어 설명한다. 박제된 새의 버튼을 누르면 박제된 새에 불이 들어오고 그 새의 울음소리가 울린다. 새가 나는 원리를 자세히 보여주는 해부관 등도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새들의 생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철새영상관에서는 입체안경을 쓰고 영상을 관람하는데, 3D입체 영상이라 날아다니는 갈매기는 마치 손으로 잡을 수 있을 듯 생생하다. 11층에 있는 조망대선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곳에 설치된 망원경을 이용하며 탐조를 즐겨도 좋다. 금강 수면 위에 떠 있는 도요새와 갈매기, 백로, 고니 등이 더욱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조망대의 망원경으로 강에 앉아있는 철새를 관찰하는 어린이.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야외에는 식물생태관이 자리하고 있다. 들어가면 밖에서부터 새들이 시끄러운 지저귐이 들려오는데 으레 ‘분위기상’ 녹음기를 틀어놓았으려니 하면 큰 오산이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파다닥’하며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무언가를 보게 되니, 그것은 바로 살아 있는 새들이다. 이곳에서는 실제로 살아 있는 새들을 풀어놓아 마치 숲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이 밖에도 새알 모양의 거대한 건물인 부화체험장, 야외조류공원 등도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다. 특히 거대한 가창오리 모양의 건물인 철새신체탐험관은 관람객이 오리의 먹이가 되어 오리의 입속으로 들어가 기낭, 허파 등 각 신체부위를 직접 걸어 탐험해보고 항문으로 다시 나오는 재미있는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해가 지기 시작하면 가창오리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가창오리 군무  
저녁 하늘을 물들인 철새들의 군무를 보면 그 아름다움에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20만 마리 이상의 무리들이 온갖 동물들의 모습을 만들어 떼지어 날면서 붉은 노을과 함께 저녁 하늘을 멋지게 장식한다. 

이 군무를 펼치는 철새는 다름 아닌 가창오리다. 그러나 대개 가창오리를 탐조하러 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둑에서 낮잠 자는 새만 보고 가기가 일쑤다. 그도 그럴 것이 가창오리는 낮에는 강 가운데서 한가로이 떠다니며 쉬고 있다가 해가 지면 인근의 호남, 김제 평야로 먹이를 찾으러 나가기 때문이다.

“화려한 ‘군무쇼’를 보려면 기다림의 미덕을 발휘해야지요. 가창오리는 해가 떨어지기 전에는 좀처럼 날지 않아요. 먹이를 먹기 위해 날아오르는 시간도 제각각입니다. 추운 날은 일찍 날고 따뜻한 날은 좀 늦게 날아요. 녀석들이 날아가는 방향을 잡는 것도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타이밍만 제대로 맞으면 해질녘의 낙조와 함께 어우러지는 한 폭의 그림을 볼 수 있어요.”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한 쌍의 붉은부리갈매기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갯벌에서 먹이를 차고있는 도요새의 떼.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금강철새조망대의 한성우 학예연구사는 가창오리의 군무와 철새의 생김새를 더 잘 관찰하려면 하구 주변의 들로 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금강하구 주변에서 철새를 잘 볼 수 있는 장소는 크게 4곳이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이 나포십자들과 서천면의 신성리 갈대밭이다. 

철새조망대에서 동쪽으로 6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나포십자들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조망대다. 다만 사람들의 인기척 때문에 철새가 놀라면 안 되기에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회랑을 길게 만들어 놓은 것이 유일한 인공시설이다. 

나포십자들은 발갛게 물든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기에 특히 좋은 지점이다. 또한 서해안고속국도의 금강대교에서 북쪽으로 1km 떨어진 하중도 갈대밭도 금강에 서식하는 가창오리의 근거지다. 군산반도 아래쪽의 옥구염전 부근에서는 노랑부리저어새를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열 맞춰 날아가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2007년 11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서천군의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하구의 숨은 비경 중 하나다. 무수한 갈대와 억새가 어우러지는 경치에 철새들이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환상적인 광경은 나포십자들과는 또다른 분위기의 그림 같은 광경이니 놓치지 말자. 

물론 겨울철새 식구가 가창오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강하구 갈대밭 주변에서는 20∼50마리씩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고니 가족도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지정돼 있는 큰고니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새의 조상인 천연기념물 제325호인 개리도 수백 마리씩 금강하구를 찾아 주변 늪지대에서 땅굴을 파면서 먹이를 잡아 먹는다. 금강하구 앞 바다의 작은 섬인 유부도의 갯벌에서는 검은머리물떼새들을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361호인 노랑부리백로와 천연기념물 제205호 저어새 등도 금강하구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 식구들이다. 이런 새들을 그냥 바라보기만 한다면 탐조여행의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여행 채비를 할 때 조류도감 한 권쯤은 꼭 챙겨 가 여행지에서 아이들에게 생태일지 등을 써보게 한다면 탐조여행이 두 배는 더 즐겁고 뜻 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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