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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 2일 여행] 일상의 쉼표가 되어 준 늦가을 여행 충남 서천
[1박 2일 여행] 일상의 쉼표가 되어 준 늦가을 여행 충남 서천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4.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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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여행스케치=서천] 서천은 농촌, 산촌, 어촌의 3色이 적절하게 조화된 고장이다. 그래서일까. 서천은 속이 꽉 찬 보석 같은 여행지를 구석구석 품고 있다. 사계절 중 가을, 이 가운데 가을의 끝자락인 11월은 서천의 곳곳을 엿보며 가슴 깊이 오래도록 남을 추억을 만들기에 으뜸인 달이다.

첫날의 시작은 고즈넉한 포구의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홍원항이 좋겠다. 가을의 진미인 전어와 꽃게의 본고장인 홍원항에서 식도락을 누리거나 바다 가까이 자리한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져보길 추천한다. 점심은 홍원항에서 지척인 ‘소문난 해물칼국수’에서 해물칼국수를 맛보자. 서천의 명물답게 아낌없이 들어간 바지락, 미더덕 등과 어우러진 쫄깃한 면발은 자꾸만 손이 가는 별미다. 다음으로 향할 곳은 서천 8경 가운데 1경인 마량리동백나무숲이다. 동백정에 올라 바라보는 서해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라는 표현도 모자랄 정도로 아름답다. 마량리동백나무숲을 나와 40분을 달리면 다양한 해양생물 전시와 재미난 해설이 함께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도착한다. 4D 영상실을 비롯해 거대한 고래 골격 표본 등 즐길 거리가 차고 넘친다. 여독을 풀 자리는 서천유스호스텔이다. 동화책에서나 볼법한 유럽풍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곳에서 달콤한 휴식을 만끽하자.

이튿날 첫 여정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판교면 종판로의 판교마을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마을 골목의 여기저기를 느리게 걷다보면 아련한 옛 추억에 젖고 만다. 배꼽시계 알람이 울리면 이 마을 내에 위치한 ‘동생춘’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일흔하나의 나이에도 힘이 넘치는 사장님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면발을 뽑는다. 그렇게 내놓은 짬뽕을 입에 가져가면 마음속에 정해둔 나만의 짬뽕 서열이 바뀔 수도. 포만감을 느낀 후에는 선비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문헌서원으로 내달리자. 중세지정사의 최고봉이자 조선 성리학의 근간을 이룬 이색 선생의 충절을 선선한 가을 내음과 함께 느낄 수 있다. 문헌서원에서 10분 거리인 한산모시관으로 가면 천오백년 역사와 예술성을 지켜 온 한산모시 장인의 혼을 체감할 수 있다. 마지막 목적지는 신성리 갈대밭이다. 이곳에서 가을의 끝자락을 추억으로 남기며 설렘 가득한 서천 여행을 마무리한다.

첫째 날, 바다 내음 좇아가기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0:30 홍원항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와 통통하게 속살이 올라 단숨에 침샘을 자극하는 꽃게로 유명한 홍원항은 서천 여행 시 반드시 들러야 하는 서해의 미항이다. 전어와 꽃게로 미각에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고, 코끝을 간질이는 바다 내음을 맡으며 어민들의 삶을 엿볼 수도 있다. 방파제 끝에 자리한 등대에서 홍원항을 드나드는 어선들과 끼룩끼룩 날아가는 갈매기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기에 안성맞춤.
주소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길 130-3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2:00 소문난해물칼국수
홍원항 입구에 자리한 이곳은 서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맛집. 먼저 나온 보리밥을 열무김치와 함께 슥삭 비벼 먹다 보면 해물칼국수가 상에 오른다. 큼지막한 새우를 비롯해 바지락, 미더덕 등 싱싱한 해산물이 한가득인 모습에 놀라고, 폴폴 피어나는 향에 군침이 돈다. 한 젓가락 호로록 입에 넣으면 주인장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다.
가격 해물칼국수 7000원, 왕물만두 5500원, 면 추가 2000원, 조개 추가 5000원.
주소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길 7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3:00 마량리동백나무숲
서천 팔경 가운데 얼굴로 손꼽히는 이곳은 바닷가 끝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했다. ‘동백나무 숲 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서천 곳곳의 명소를 담아 전시한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내 마주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500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들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쓰다듬는다. 아담한 정자인 동백정에 올라 고기잡이배들이 수면 위를 오가는 평온한 서해의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300원
주소 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 235번길 103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5:30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이뤄진 전시동으로 들어가면 중앙의 조형물이 눈에 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상징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액침표본 5200여 점이 들어차 있다. 무려 13m에 이르는 보리고래 등 해양생물의 골격 표본, 자리에 눕듯 의자에 않아 혹등고래의 모험을 입체다면 영상으로 관람하는 해양주제영상실, 거대 문어의 다리가 온몸을 휘감는 듯한 착각에 움찔하는 4D 영상실 등 지루할 틈이 없다. 정식 개관 전까지 매주 화?목?토요일 운영된다.
입장료 무료
주소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101번길 75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8:00 서천유스호스텔
유럽풍의 붉은 기와와 새하얀 벽이 해송과 어우러져 누구나 한 번쯤 머물다 가고 싶은 곳. 숙방동과 이어지는 피톤치드 가득한 송림 삼림욕장 산책로를 걷다보면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닷가도 만날 수 있다. 여유로운 휴식과 사색을 위해 객실 내부에는 TV가 없으며, 냉장고와 취사 시설은 1층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숙박료 VIP룸 2인 기준 4만원, 유스룸 4인 기준 5만원. 
주소 충남 서천군 장항산단로 34번길 72-40 

둘째 날, 늦가을 청취 따라가기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0:30 판교마을
낡은 느낌의 건물과 간판 그리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판교마을은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자랑할 만한 문화재가 있는 것도, 낑낑대는 강아지가 새 주인을 기다리는 북적이는 장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골목 이곳저곳을 걷다보면 소소한 행복감에 사로잡힌다. 마을 곳곳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광경에 한 박자 느리게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주소 충남 서천군 판교면 종판로 901번길 45 일대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2:00 동생춘
“좀 시끄러워도 놀라지 마러. 면 뽑는 소리니께” 열 살 때부터 일흔 살이 넘은 지금까지 60년 넘게 수타 반죽만 고집해 온 사장님이 서늘한 날씨에도 민소매를 입고 면을 뽑는다. 팔에 따닥따닥 붙은 잔 근육이 꿈틀대기를 멈추면 채 썬 돼지고기, 싱싱한 오징어와 조개가 어우러진 짬뽕이 등장한다. 적당히 칼칼해 감칠맛이 일품인 짬뽕은 아삭아삭한 단무지는 먹을 겨를도 없이 어느새 바닥을 보인다. 짜장면과 탕수육도 추천한다.
가격 짬뽕?짜장면 6000원, 탕수육 小 1만8000원, 大 2만원.
주소 충남 서천군 판교면 종판로 893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3:30 문헌서원
고려의 대학자 가정 이곡 선생과 목은 이색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자 1576년 세웠다. 기린산의 울창한 송림을 배경으로 들어선 서원에서는 보물 제1215호인 ‘목은 이색 영정’을 만날 수 있다. 입구의 홍살문을 지나면 우측으로 직사각형 모양의 연못과 그 위를 버티고 있는 정자가 늦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한산소곡주 발원 샘인 수각에서 약수도 한 모금 마시면 갈증 해소는 물론 해묵은 스트레스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월요일 휴관.
주소 충남 서천군 기산면 서원로 172번길 66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4:30 한산모시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산모시짜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곳. 한산모시관 내 전통공방에서는 모시풀 재배부터 모시짜기 등 장인들이 세모시를 직조하는 과정도 직접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널뛰기, 투호, 굴렁쇠, 그네뛰기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 체험과 한산모시를 이용해 머리핀, 부채 등 모시공예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은 덤이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300원.
주소 충남 서천군 한산면 충절로 1089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지원 기자

16:00 신성리 갈대밭
우리나라 4대 갈대밭 가운데 하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드라마 ‘추노’를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람이 불면 서로의 몸을 부대끼며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갈대밭에서 영화 속 주인공인 돼 보는 것도 좋겠다. 누런 갈색 물결이 일렁이는 장관 속에 숨어 있는 적당한 폭의 호젓한 길로도 들어가 보자. 오솔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시구가 쓰인 나무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소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로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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