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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청정지역 시골 여행 Ⅱ ②] 삶과 여행이 가능한 명품 마을, 태안 갈두천마을
[청정지역 시골 여행 Ⅱ ②] 삶과 여행이 가능한 명품 마을, 태안 갈두천마을
  • 노규엽 객원기자
  • 승인 2020.04.1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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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과 바다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힐링 장소
각기 특색을 지니고 있는 7개 명품 마을
마을마다 다양한 볼거리ㆍ즐길 거리 갖춰
[편집자주] 완연한 봄 날씨가 무색하게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둬야만 하는 일상.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의 문턱에서 <여행스케치>가 대신 길을 나섰습니다. 시골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지리산 자락 마을, 농촌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을, 도심과 가까워 훌쩍 떠나기 좋은 마을을 소개합니다.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 
갈두천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육쪽마늘밭.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여행스케치=태안] 충남 태안은 흔히 바닷가 여행지로 인식되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남북으로 길게 뻗은 태안반도 속 육지 공간은 생각보다 농경지가 많은 특수성을 지녔다. 그래서 원북면에 있는 갈두천마을은 농촌과 바다의 모습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힐링 장소가 되어준다.

태안읍에서 북쪽으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갈두천마을은 협동조합으로 묶인 7개 마을 공동체를 부르는 이름이다. 장대1·2리, 양산 1·2리, 대기1·2리, 청산2리 등 갈두천 물줄기를 따라 연이어 붙은 7개 마을은 비슷한 풍경을 지녔으면서도 각기 특색을 지니고 있는 명품 마을이다.

농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다
갈두천마을은 7개 마을을 가로지르며 바다를 향해 가는 갈두천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갈두는 칡 ‘갈(葛)’에 머리 ‘두(頭)’로, 하천이 흐르는 모양새가 칡의 머리처럼 생겼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박원철 갈두천체험마을 위원장은 “우리 마을은 농촌종합개발사업으로 시작된 이래 도시인들이 와서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갈두천발원지 인근에 개인이 관리하는 수목원이 있다. 사진 / 갈두천마을

갈두천마을에서 머무르고픈 사람들이 찾아야 할 곳은 장대리에 있는 숙소 건물이다. 배꽃노을 체험장으로도 부르는 이곳은 가족형 펜션 건물과 두 채의 독채 펜션 등이 마련되어 있다. 귀농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맞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다.

박원철 위원장은 “주말에 잠시 태안을 여행하려고 찾는 이들도 있지만, 갈두천마을에서 살아보고픈 사람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라며 “한 달이든, 일주일이든, 단 며칠이든 갈두천마을에서의 삶을 경험하려는 사람들을 환영한다”고 말한다.

딱히 귀농ㆍ귀촌을 위한 프로그램을 따라야한다는 규칙은 정해놓지 않았다. 태안의 갈두천마을이 앞으로도 계속 살만한 곳인가를 느껴보기를 바랄 뿐, 강제성을 두지 않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태안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많아 그곳만 돌아다녀도 며칠은 훌쩍 지나간다”고 말하며, “여행과 별개로 농사 체험을 원하는 사람이 방문하면 절기에 맞는 농경지를 연결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청산리의 갈두천변에는 벚나무를 심어놓았다. 사진 / 갈두천마을

마을마다 볼거리ㆍ즐길 거리 갖추고 있어
갈두천마을은 4개 권역으로 나누기도 한다. 갈두천 발원지인 철마산 자락에 있는 장대리를 ‘산골마을’로 부르는 것부터, 양산리는 ‘늘푸른마을’, 대기리는 ‘동심마을’, 장산리는 ‘풍경마을’이라 부른다.

먼저 ‘산골마을’인 장대리에는 귀농ㆍ귀촌 숙소에 더해 숙소 주변으로 유채꽃과 백일홍 등을 심어 놓아 계절에 따라 다른 색의 모습을 보여준다. 장대2리에는 태양광과 수소 전기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에너지 체험장도 있다.

‘늘푸른마을’ 양산리는 갈두천마을에서 가장 이름난 특산품인 육쪽마늘과 친환경 콩을 재배하는단지로 구성되어 있다. 마늘과 콩은 마을의 가장 큰 수입원이 되는 농업인만큼 농사 체험에도 적격이며, 재배된 콩을 이용해 두부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동심마을’이란 이름답게 대기리는 학생 체험객들을 위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1박 2일 또는 2박 3일 등으로 프로그램을 짠 인성학교를 운영하는 커뮤니티 센터와 국궁 체험장이 있어 청소년들이 호연지기를 기르기 좋은 곳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청산리 가로림만 바다에 물이 빠져나간 모습. 우뚝 솟은 바위가 선돌바위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바다로 흘러가는 갈두천을 따라 너른 갈대밭이 나타난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끝으로 청산리는 ‘풍경마을’이라 별칭을 붙인 곳답게 여행지로서도 빼어난 곳이다. 박 위원장은 “청산리에 접어들면 바다로 흘러가는 갈두천을 따라 너른 갈대밭이 나타나고, 갯벌을 갖춘 가로림만 바다를 만나게 된다”고 알려준다.

물이 더욱 맑게 느껴지는 갈두천 하류는 수많은 낚시꾼이 찾는 곳이기도 하며, 한 갈래 길에는 벚나무를 심어 놓아 봄철에 특히 좋은 나들이 장소가 된다. 길의 끝에서 만난 바다는 물때에 따라 갯벌 체험이 가능하고, 물이 들어차면 호수처럼 넘실대는 모습으로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바다에는 물이 끝까지 들어차도 다 잠기지 않는 바위가 보인다. 마을에서 예부터 신성하게 여겼던 선돌바위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바위를 깨뜨려 가져가려 한 것을 힘을 모아 막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또한, 이곳은 태안 솔향기길 4, 5코스와도 접점이 있어 걷기 여행을 즐겨볼 수도 있다.

한편, 갈두천마을 내 식당은 대기리와 청산리를 가르는 도로변에 2~3곳 있다. 그중 ‘통나무집사람들’은 갈두천의 특산품인 마늘을 활용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 마늘갈비가 주력이며, 식사메뉴로 마늘갈비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마늘뿐 아니라 찬거리들도 직접 근방에서 농사를 지은 것으로 건강한 한 끼를 맛보기 좋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갈두천마을 내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마늘갈비비빔밥.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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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자리한 식당 통나무집사람들 외부 전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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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두천마을은 원북면사무소와 인접한 곳에 자리한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원북면 생활권, 신두리 해안사구도 가까워
갈두천마을에서는 원북면 소재지가 차량 5분 거리로 가깝다. 면사무소와 하나로마트 등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찾기 편하고, 태안의 별미인 박속낙지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여럿 있어 쉽게 맛볼 수 있다.

마을을 벗어나면 20분 거리에 신두리 해안사구가 있어 가볼 만하다. 태안군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관광지인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국내 최대의 해안사구이면서 어디서도 흔히 보기 쉽지 않은 지형이라 방문 가치가 높은 편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국내 최대의 해안사구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풍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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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안사구에는 곰솔길이 있는 등 산책을 하러 가기 좋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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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안사구 인근에 있는 두웅습지.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지형학적 가치 외에도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경관을 연출하는 이곳은 육지와 해양생태계의 완충지역으로 다양한 사구 식물과 멸종 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다르게 변하는 자연의 색을 보러 가기도 좋고, 산책을 겸하여 바다를 보고 성벽처럼 쌓인 사구를 보는 경이로움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사구의 뒤편 육지로는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된 금개구리와 표범장지뱀이 서식하는 두웅습지도 함께 방문해볼 수 있다. 해안사구와 두웅습지 모두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보면 알찬 방문을 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갈두천마을 커뮤니티센터 외부 전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INFO 갈두천마을
갈두천마을은 갈두천 일대 7개 마을이 모여 이루어진 곳으로 저마다 특색을 지니고 있다. 농촌 체험은 물론 물때에 따라 갯벌 체험도 가능하며, 특정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마을에서 살아볼 수 있다.
주소 충남 태안군 대기길 12-20 갈두천마을 커뮤니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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