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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독자여행기 ⑮] 어느 날 혼자서 훌쩍 떠난, 당일치기 강릉 여행
[독자여행기 ⑮] 어느 날 혼자서 훌쩍 떠난, 당일치기 강릉 여행
  • 김지현 독자
  • 승인 2020.04.30 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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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처음 맛본 감자옹심이
강릉 출신 문인들의 작품 선보이는 '고래책방'까지
[편집자주] 독자들의 여행기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한 따뜻한 시간이 묻어난다. 때로는 감성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를 펼쳐내지만, 여행의 즐거움을 말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다. 매달 <여행스케치>에 자신의 여행기를 담아주는 독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진 / 김지현 독자
KTX를 타고 당일치기 강릉 여행길에 올랐다. 사진은 강릉역. 사진 / 김지현 독자

[여행스케치=강릉] 작년 연말에 서점에서 우연히 <퇴근하고 강릉 갈까요?>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나중에 보니 <여행스케치>에도 소개되었던 책인데, 로케이션 매니저와 영화감독, 도시 문화 콘텐츠 기업이 힘을 모아 만든 여행서적이었다. 아름다운 강릉 풍경을 담은 사진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제목이 매력적이어서 마음이 갔다. 때마침 KTX 열차가 지연되어 받은 할인증의 사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평일에 하루 연차를 내고 무작정 강릉으로 떠나게 됐다.

이른 아침 평일의 서울역은 한산할 줄 알았지만, 저마다 길을 나서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혼자 여행을 떠나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건 공항철도를 타야 할 때 빼고는 처음이어서 더 새롭게 느껴졌다. 열차가 도착해 예약한 특실에 들어서니 승무원분이 웰컴 견과와 쿠키, 생수를 나눠주셔서 가벼운 요기를 할 수 있었다.

사진 / 김지현 독자
고래책방에서는 강릉 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사진 / 김지현 독자
사진 / 김지현 독자
고래책방에서 맛본 커피 한 잔. 사진 / 김지현 독자

열차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강릉역에 도착했다. 서울과 가까운 것만으로도 당일치기 여행지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커다란 규모의 강릉역을 벗어나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귀여운 조형물 사진을 찍고서 강릉에서의 첫 끼를 먹기 위해 감자옹심이를 파는 가게로 향했다. 강원도에서 처음 맛본 감자옹심이는 사골로 우려낸 구수한 국물과 쫀득한 식감이 입맛에 잘 맞아서 든든하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식사 후에는 강릉을 대표하는 ‘고래책방’에 갔다. 굳이 여행지에서 서점을 찾은 이유는 이곳이 엄선한 책을 선보이는 공간인 데다 강릉 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을 훑어보고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베이커리와 카페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여유를 만끽하기에 그만이었다. 강릉을 소개하는 가이드북도 살펴보고, 강릉 바닷가 풍경을 담은 아기자기한 문구류도 구매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사진 / 김지현 독자
안목해변 인근에 있는 안목책방은 책 표지 색 별로 서가를 꾸며놓았다. 사진 / 김지현 독자
사진 / 김지현 독자
안목책방에서 구매한 박준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사진 / 김지현 독자

고래책방에서 안목해변으로 이동하는 길,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친구와 렌터카를 빌려 다닌 터라 보지 못했던 일상적인 풍경도 만날 수 있었다. 

카페가 즐비한 안목해변에서 뉘엿뉘엿 해가 저무는 것을 보고 나서는 걸어서 ‘안목책방’으로 갔다. 안목해변 근처에 있어서, 안목을 키우는 공간이어서 이름 지어진 이 작은 책방은 아늑해서 마음 편히 둘러볼 수 있었다.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해서 시집 한 권을 구매해 바삐 나서던 차에 책방 주인 분은 “다음번엔 꼭 강릉에서 하루 머물고 가세요” 하며 다정한 인사를 건네셨다. 채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마음에 여유가 생겼던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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