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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트레킹 여행] 국내 최대 잣나무림을 누비다,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트레킹 여행] 국내 최대 잣나무림을 누비다,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 배인숙 여행작가
  • 승인 2020.04.30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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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기운 받으며 피톤치드와 함께하는 길
화전민이 실제 거주했던 곳에 재현된 마을
함께 만끽하기 좋은 전통 잣 된장과 소금 치유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피톤치드길.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여행스케치=가평] 가평은 80% 이상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화약산ㆍ명지산ㆍ운악산ㆍ유명산ㆍ축령산ㆍ연인산 등 산림청이 지정한 전국 100대 명산에 드는 산이 많고, 강과 호수, 청정한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다.

축령산 자락 국내 최대 잣나무림에서 피톤치드 샤워를 하며 숲길을 걷는다. 코로나19의 공포로 한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다 보니 답답한 마음이 컸지만, 자박자박 숲을 누비며 우리 몸에 좋은 것들을 즐기다 보니 머리는 맑아지고 마음은 깃털처럼 가뿐해진다. 

수많은 잣나무가 반겨주는 숲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자리한 잣향기푸른숲은 나란히 쌍봉을 이루고 있는 축령산(879m)과 서리산(825m) 자락 해발 450~600m에 걸쳐 있는 산악형 숲이다. 산악형이라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차로 매표소 앞 주차장에 도착하면 이미 절반은 올라온 셈이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잣나무에 의지해 살아가는 담쟁이덩굴.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가평 잣향기푸른숲의 주요 탐방코스는 총 13km에 달한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숲길을 걸으며 사진을 남기는 여행객의 모습.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굳이 산을 오르지 않고, 잣 향기 가득한 숲의 주요 탐방코스만 둘러봐도 거리가 총 13km(약 4시간 소요)에 이른다. 평지길 코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 탐방코스가 유순하다 하더라도 산자락인 만큼 편안한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어야 안전하다. 

매표소에서 약 200m 위로 올라가면 방문자센터와 축령백림관이 나온다. 방문자센터는 숲에 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첫 방문이라면 방문자센터에서 탐방지도가 표시된 팸플릿을 하나 챙겨 나서면 도움이 된다. 

가평 잣향기푸른숲의 길은 5개의 주요 탐방로와 축령산ㆍ서리산 정상으로 향하는 2개의 등산로 코스로 나뉜다. 등산로 주 능선은 5월이면 철쭉이, 가을이면 억새가 흐드러져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탐방로는 가장 짧은 코스인 피톤치드길(860m)을 비롯해 숲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둘레길(5.8km)까지 다양하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방댐에서 축령산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청량한 기운 가득한 피톤치드길
매표소를 지나 50m쯤 가면 피톤치드길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나무가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뿜어내는 자연 항균 물질인 피톤치드는 우리 몸속에 들어와 나쁜 균들을 살균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숲으로 들어선 순간 청량한 기운이 온몸으로 훅 전해져 탄성이 절로 나온다. 축령산에는 잣나무, 산갈나무, 고로쇠나무, 헛개나무. 물푸레나무 등이 숲을 이루지만, 그중 단연 으뜸으로 꼽는 숲의 주인공은 잣나무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잣나무들이 국내 최대로 분포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 잣나무의 수령은 80여 년이 넘는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친환경 합성 목재를 이용한 숲속 명상 공간.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방댐 주변에 환하게 피어난 들꽃.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숲 곳곳에는 명상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다. 명상 공간을 지나 샛길을 따라 사방댐에 오르는 길은 이정표 없는 좁은 숲길로 이어진다. 하늘이 탁 트이는 곳에 올라서니 조금 전 피톤치드길에서 나와 두 갈래로 나누어졌던 둘레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S자로 굽은 부드러운 길 양옆으로 덩굴식물이 잣나무를 휘감고 오르는 모습의 숲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신비롭게 느껴진다. 

TIP 잣나무 구별법
잣나무는 소나뭇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우리나라가 원산지다. 한국 소나무라는 뜻으로 학명은 ‘Pinus koraiensis’라 붙었다. 소나무는 잎이 대부분 2~3개이지만, 잣나무는 잎이 5개로 묶여 있어 ‘오엽송’ 이라고도 부른다. 소나무의 솔방울은 4.5cm 정도라면 잣송이는 12~15cm로 길쭉하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화전민마을에서 볼 수 있는 너와집과 장독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축령백림관, 방문자센터, 특산품 전시관 등이 모여 있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화전민마을과 출렁다리 지나 축령백림관으로 
다시 사방댐을 향해 가는 길, 눈앞에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나비 따라 발아래로 시선을 두니 야생화들이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곧이어 시선을 옮기니 사방댐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이 나타난다. 사방댐은 산림재해 예방과 축령산 일대 산불 진화 취수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되었지만, 마치 산속에 호수가 자리 잡은 듯 또 다른 경관을 선보인다. 축령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약 50m만 더 올라가면 사방댐과 주변 잣나무가 감싸고 있는 모습이 펼쳐지는 또 다른 전망대가 있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산림재해 예방을 위해 조성된 사방댐.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방댐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화전민마을과 계곡 사이에 놓인 출렁다리를 돌아볼 수 있다. 화전민마을은 1960~70년대 화전민이 실제 거주했던 집터에 체험 목적으로 너와집, 귀틀집, 숯가마 등을 재현해 놓았다. 고요한 귀틀집 마루에 걸터앉아 불어오는 봄바람에 잠시 땀을 식히며 쉬었다 다시 길을 나선다. 화전민 마을 물레방아 옆 데크길을 따라 올라가면 계곡물이 흐르는 사이로 자그마한 출렁다리가 놓여있다.

시원한 계곡물 소리 들으며 출렁이는 다리를 건너 아래로 내려오면 방문자센터와 축령백림관에 닿게 된다. 전국 최초의 잣 관련 전시관인 축령백림관에서는 잣나무와 소나무의 차이점, 잣나무의 생육 환경과 특징 등 기초적인 지식과 더불어 잣 생산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어 더욱 유익하게 느껴진다.

INFO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숲 내부에는 매점이 없기 때문에 마실 물과 간단한 간식은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입장료 성인 1000원, 청소년ㆍ군인 600원, 어린이 300원
운영시간 오전 9시~6시(코로나19 사태 종료 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무)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축령로 289-146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장 담그기 체험을 통해 전통 잣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보관해 준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줄지어 선 장독대가 여행자를 반기는 가평 전통 잣 된장.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구수한 전통 잣 된장과 소금 치유를 즐기다
잣향기푸른숲에서 1.5km 떨어진 곳에는 가평 전통 잣 된장이 자리한다. 가평 잣을 이용한 전통 장류를 생산하는 곳으로, 잣 된장 담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알음알음 아는 사람만 체험하고 다녀가던 곳이었으나 올봄에 정식으로 전통 잣 된장 담기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체험으로 담근 된장, 간장은 무형문화재가 만든 수제 항아리에 담겨 이곳 마당에서 1년 반 동안 관리해준다.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전통 된장, 잣 된장, 간장, 청국장을 조금씩 구매할 수 있어 아는 사람은 잣향기푸른숲을 여행한 뒤 꼭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숲이 개장하기 전부터 ‘잣향기푸른숲’이라는 상호로 영업을 해온 리조트가 있다. 캠핑장, 펜션, 식당, 카페, 소금 치유방 등을 갖춘 실속형 리조트이다. 잣향기푸른숲 리조트 내 소금 치유방은 더욱 특별하다.

우선 명품으로 알려진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 미네랄이 더욱 풍부한 우리나라 천일염을 900도 정도의 세라믹 가마에서 완전히 녹여 굳힌 뒤,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원적외선이 91.1% 방사되는 나노 소금으로 만든다. 이 덩어리를 부수어 바닥부터 천장까지 온통 소금으로 채워 시공한 곳이 바로 소금 치유방이다. 원적외선 에너지는 체내의 중금속을 배출하고, 염증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며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잣향기푸른숲 리조트 외부 전경.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소금치유방에서 볼 수 있는 나노 소금.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소금 치유방에서 나와 축령산 잣나무를 건조한 후 원적외선 방사 소금물을 침투해 만든 피톤치드방으로 향한다. 피톤치드의 효과와 소금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피부 속 깊이 침투하여 그 효과를 배가 시켜 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결 부드러워진 피부 결을 느끼며 가뿐한 걸음으로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INFO 가평 전통 잣 된장
운영시간
오전 9시~6시(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운영)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축령로 217-9

INFO 잣향기푸른숲 리조트
차량으로 이동 시 숲에 가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에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을 입력해야 하고, 리조트는 ‘잣향기푸른숲’으로 구분해야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는다. 
이용요금 8000원(1인 기준 2시간, 숙박객 2000원 할인)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입장은 9시까지, 연중무휴)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축령로 1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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