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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청정지역 시골 여행 Ⅲ ②] 자연과 친구 되는 마을에서 추억 쌓기, 보은 잘산대마을
[청정지역 시골 여행 Ⅲ ②] 자연과 친구 되는 마을에서 추억 쌓기, 보은 잘산대마을
  • 노규엽 객원기자
  • 승인 2020.05.08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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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보은 잘산대마을
보은의 명소를 담은 미니어처공원 조성해
마을과 가까워 여행하기 좋은 속리산 법주사
[편집자주] 어느덧 우리 곁에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일상도 시작되었지요. 차차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때 묻지 않은 시골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은자(隱者)가 노닐법한 한가롭고 아름다운 마을, 숲속을 누비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마을, 붉은 노을을 품은 넉넉한 마을을 소개합니다.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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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 잘산대마을은 자연을 만끽하고픈 이들에게 제격인 곳이다. 사진은 마을의 미니어처공원.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여행스케치=보은] 대한민국의 중앙부에 위치해 진정한 내륙으로 불리는 충청북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닿은 곳이 없지만, 경상도와 경계를 이루는 큰 산줄기와 그곳에서 발원된 물이 수려한 경관을 만들어준다. 특히, 속리산과 구병산을 끼고 있는 충북 보은은 지금까지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2020년에 살고 있는 우리는 높은 고층빌딩과 빠른 교통수단 등 문명의 혜택을 한껏 누리며 살고 있다. 그 속에서 가끔 빠르게만 지나가는 하루하루에 지쳐, 날것의 자연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옷 버릴 걱정 없이 흙 마당에서 뛰놀고 돌멩이 몇 개만 있어도 즐겁게 하루를 보냈던 추억. 그 기억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충북 보은에 있다.

자연인이 되고픈 이들에게 최적인 마을
충북 보은군 산외면 산대리. 잘산대마을이 위치한 지역의 주소다. 원래 산대마을이었던 이름에 긍정적인 수식어 ‘잘’을 붙여 잘사는 마을이란 느낌을 더했다. 잘산대마을이 있는 산외면으로 향하다 보면 마을에 도착할 무렵부터 푸근한 감정이 들게 하는 물줄기를 만난다.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괴산, 충주를 거쳐 남한강으로 합류되는 달천이다. 잘산대마을은 이 달천의 물줄기가 주변을 감싼 작은 산골의 농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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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산대마을 입구 전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잘산대마을은 아이와 청소년들에게 특화된 체험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는 만큼 자란다’는 이념으로 문을 연 마루치인성자연학교는 아이들에게 자연 속에서 노는 방법을 깨우치게 해주어, 자연을 활용할 줄 아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류재면 잘산대마을 위원장은 “자연은 교육의 천재로, 내 친구로 삼아야 할 대상”이라며 “아이들은 자연에 두면 알아서 놀 거리를 찾아낸다”고 말한다.

1년 단위로 자연학교를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매달 1회 방문할 주말을 정해 아이들이 숲속에서 놀며 자연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류 위원장은 “자녀들을 마루치자연학교에 보내놓고 부모들은 주변 관광을 편히 즐길 수 있다”며 “집으로 돌아가면 서로 주고받을 이야기가 많은 주말을 보낼 수 있다”고 가족 단위 보은 여행의 방법으로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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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산대마을 인근에는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천이 흐른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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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산대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인두화(버닝펜) 체험. 사진 / 잘산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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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공예 체험 등 이채로운 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 / 잘산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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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공예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또한, 잘산대마을에는 군데군데 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족 모두가 1박 이상 머무르며 농촌 체험을 할 수도 있다. 논과 밭, 짚단, 낙엽 등 자연 소재들이 아이들에게 놀이터가 되어주며, 어른들은 서로의 텐트를 방문하며 옆집으로 놀러 가는 듯한 일상을 즐길 수 있다.

류재면 위원장은 “농촌은 자연을 만나러 오는 곳이면서 사람을 만나러 오는 곳”이라며 “1박 2일이든 2박 3일이든 농촌에 머무르면서 음식을 만드는 등 만드는 재미를 즐기는 것이 진정한 농촌체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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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어처공원에서 축소된 모형의 보은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다.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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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센터 곁에 조성해놓은 보은 미니어처공원 입구.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보은 명소 여기 다 있네, 미니어처공원
잘산대마을은 농촌체험 외에도 방문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 있다. 체험센터 바로 옆에 조성해놓은 보은 미니어처공원이다. 이곳에는 보은이 보유한 대부분의 명소들을 축소한 모형으로 꾸며놓아 실제 현장을 찾지 않고도 한 자리에 모아 볼 수 있다.

보은의 명산인 속리산과 구병산, 법주사와 정이품송, 선병옥 가옥, 삼년산성, 질마재 등을 드론을 띄운 것처럼 위에서 찬찬히 둘러볼 수 있고, 각 명소에 얽힌 역사 이야기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이외에도 일제강점기 일본식 성명 강요(창씨개명)를 거부한 마을 이야기와 실제 결혼식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통혼례장이 있어 아이와 어른이 모두 즐길 요소를 갖춰놓았다.

잘산대마을이 지닌 또 하나의 방문 요소는 마을 뒤편에 있는 무봉산이다. 류재면 위원장이 자연학교 체험장으로 이용하는 곳이면서, 산책로에 볼거리가 많아 자연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숲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서어나무 등 자생한 나무들이 군락을 이뤄 가볍게 거닐기만 해도 운동과 힐링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류 위원장은 “정상 코스와 8부 능선 코스가 있어 시간과 체력에 따라 자연을 즐기는 산책을 하면 된다”며 “8부 능선 코스에서는 일출을 보기 좋아 이곳에 며칠 머무르며 매일 아침 해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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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에는 잘산대대박축제가 열린다. 사진 / 잘산대마을

잘산대마을은 여름에 대박축제, 겨울에는 겨울왕국 축제가 열리니 시기에 맞춰 찾아도 좋은 곳이다. 이외에도 대박축제 때 사용된 박을 말려 이용하는 박 공예 체험과 짚풀 공예 체험, 인두화 체험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체험들도 마련되어 있다. 

마을과 가까운 명소는 속리산 법주사
잘산대마을은 산외면 소재지와 가까이 있지만, 상권이 크지 않아 볼일이 있으면 보은읍으로 나가는 편이 좋다. 또는, 산외면이 북쪽으로 청주와 맞닿아 있어 청주시 미원면을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미원면에는 전통5일장이 열리는 미원시장 등 상권이 제법 크고, 거리도 보은읍과 거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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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산대마을과 인접해 있는 산외면사무소.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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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미원면은 상권이 크고 거리도 보은읍과 거의 차이가 없어 볼일이 있을 때 찾기 좋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한편, 보은 미니어처공원을 통해 본 보은의 명소들을 방문해보는 것도 알찬 여행을 즐기기 위해 바람직하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축소된 모형을 본 것과는 다른 생생한 체험을 줄 테지만, 굳이 한 곳을 고른다면 단연 속리산 법주사를 추천한다.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 입구의 정이품송부터 명산 속리산과 천년고찰 법주사를 모두 볼 수 있는 알짜배기 코스이기 때문이다.

속리산과 법주사는 예전부터 유명했던 곳이니 어른들에게는 추억 여행의 소지도 다분하다. 지금의 정이품송은 가지를 많이 잘라내어 1980~90년대에 보았던 예전 모습에 비하면 초라해졌지만, 여전히 살아서 곧은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그 안쪽에 있는 법주사는 말할 필요가 없다. 눈길을 사로잡는 크기의 금동미륵대불과 국보 제55호인 팔상전의 어마어마한 규모, 그리고 천년고찰의 고요한 분위기와 불경소리, 산바람 소리 등이 잘산대마을 이상의 힐링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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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법주사의 팔상전과 금동미륵대불.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세조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속리산 등산로도 거닐어볼 만하다. 달천 물줄기의 본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세조길은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나무데크 및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다. 세조길이 끝나는 세심정 이후부터는 경사가 가팔라지니 돌아와도 좋고, 내친김에 문장대나 정상 천왕봉까지 다녀오는 것도 보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진수라 하겠다.

INFO 잘산대마을
보은군 산외면 산대1리와 2리가 공동체가 되어 함께 만든 마을이다. 동쪽으로 속리산 자락을 두고 있는 청정 환경을 자랑하며, 가까이 있는 달천과 무봉산이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준다. 보은 특산품인 대추, 사과 등 농산물을 생산하며 감자 캐기 등 농촌 체험이 가능하다.
주소 충북 보은군 산외면 내북산외로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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