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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가을여행] 거대한 호수 품에 안긴 포항 오어사
[가을여행] 거대한 호수 품에 안긴 포항 오어사
  • 주성희 기자
  • 승인 2013.10.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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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3년 11월 사진 / 포항시
2013년 11월 사진 / 포항시

[여행스케치=포항] 경상북도 포항시 오천읍 항사리 운제산 자락에 터를 잡은 오어사는 신라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포항의 대표 고찰이다. 신라 26대 진평왕 때 창건되어 원효, 자장, 혜공, 의상 등 당대 고승들이 수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뒤로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운제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으로는 깊고 거대한 호수 ‘오어지’를 내다보는 절집의 품새를 보면, 가히 수도승의 발길이 오래 머물 만하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해 호미곶 일출, 포스코 야경, 내연산 12폭포 등과 함께 포항12경으로 꼽히는데, 그중 가을 풍광이 가장 빼어나다. 쾌청한 가을이면 오어사와 이를 둘러싼 운제산 그림자가 12만 평(약 39만㎡)이 넘는 거대한 오어지 수면 위로 고스란히 떠올라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 

특히 운제산 단풍이 절정에 오를 때면 불붙는 듯 화려한 가을빛의 산을 배경으로 잔잔한 호수에 몸을 맡긴 채 그윽한 천년 고찰의 정취를 발산하는 오어사를 만날 수 있다. 올해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가 오어사의 가을 단풍을 탐닉할 수 있는 적기다. 

“오어사는 10월 둘째 주부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해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가장 예쁩니다. 오어지 위에 놓인 구름다리나 사찰 뒤 절벽 위에 세워진 자장암에서 사진을 찍으면 아주 멋있지요.”

포항시 관광진흥과 이상인 주사가 귀띔한 또 하나의 사진 촬영 포인트는 원효암. 오어사에서 600m 떨어진 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 오어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산길을 오르면 운제산 꼭대기에 절묘하게 걸터앉은 자장암과 오어지 푸른 물결에 아늑히 둘러싸인 절집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장암은 오어사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를 따라 10분이면 닿는다. 깎아지른 산정에 사뿐히 몸을 세운 자장암에 서면 울긋불긋 겹겹이 가을 옷을 두른 산마루와 가을 햇빛에 금빛으로 반짝이는 호수 속에 아늑히 들어앉은 사찰이 비경을 선사한다.

Tip. 잠시만요, 오어사 이야기 듣고 가실게요!
오어사는 원효의 설화로 유명한 곳이다. 신라 때 원효와 혜공이 계곡에서 죽은 물고기를 다시 살려내는 내기를 했는데, 살아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를 보고 서로 자기 고기라고 해서 ‘나 오(吾)’와 ‘고기 어(魚)’자로 절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경내 유물 전시관에는 원효가 사용했다는 삿갓과 수저, 보물 제1280호로 지정된 동종 등이 전시돼 있다. 동종은 1995년 오어지를 준설하다 800년 만에 발견하였다.

INFO. 
단풍 절정기 10월 말~11월 초 
주요 단풍길 오어지 구름다리, 원효암, 자장암 부근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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