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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 2일 여행] 장맛처럼 짜하게 재밌다 전북 순창
[1박 2일 여행] 장맛처럼 짜하게 재밌다 전북 순창
  • 전설 기자
  • 승인 2013.10.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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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여행스케치=순창] 고추장 하면 순창, 순창 하면 고추장. 전국 244개 지자체 중 순창만 한 명함을 가진 곳이 또 있을까. 지명만 들어도 윤기 반들반들한 장독에 그득하게 차오른 고추장, 된장, 간장의 풍요로운 풍경이 떠오른다. 된장 한 주걱 풀어 국을 끓이고 고추장에 묻어놓은 더덕, 매실, 두릅, 굴비, 우엉 장아찌 중 한 종지만 올려도 밥 한 그릇이 거뜬하다. 하지만 순창은 장맛만 좋은 곳이 아니다.


쫄깃쫄깃한 곱창 안에 선지와 갖은 채소를 꾹꾹 눌러 담은 순창표 전통 순대는 30년 단골, 오가는 길에 들른 나그네 발길을 꼭 붙들어 매는 붙박이 별미다. 어디 그뿐이랴. 섬진강 최상류가 시작되는 고장답게 메기, 쏘가리 등 민물 매운탕을 사시사철 즐길 수 있다. 크고 실한 다슬기는 나고 자란 물빛을 머금어 파르스름한 옥색을 띠는데 쌉쌀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여기에 유자색 순곡주(동동주)와 더덕막걸리를 한잔 걸치면 여행의 필수 조건인 ‘맛’은 장원감이다. 

물 맑아 장맛 좋고 음식이 맛나니 이래서 옛 지명이 옥천이었나 싶다. 고장을 가로지르는 섬진강 첫 줄기는 별미도 별미지만 크고 작은 볼거리도 많이 빚어놓았다. 그중 첫째로 꼽는 것이 바로 장군목유원지이다. 돌부리가 날카로운 강 최상류의 바위와 달리 물이 흐르는 대로 둥글게 다듬어진 모양새가 곰살맞다. 친근하니 귀엽다가도 어느 틈엔가 보면 바위가 우르르 끓어넘치는 듯 신비로워 발길이 절로 멈춰진다. 물줄기는 수백 년을 흐르며 장정의 키를 웃도는 커다란 바위의 한가운데에 동그랗게 구멍을 뚫어놓았다. 생김새를 그대로 본떠 이름까지 요강바위란다. 장군목유원지에서 여행객의 손을 훔치고 다슬기 잡는 주민의 발목을 적신 물줄기는 김용택 시인의 고향 임실의 섬진강 변으로 흘러든다.

순창에서의 첫날은 장군목유원지처럼 안팎으로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물찾기 여정이다. 일제강점기에 순창의 쌀을 수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향가터널과 방치된 폐교각을 새롭게 리모델링한 향가유원지에서 섬진강 물길 따라 신비로운 장군목유원지를 거친다. 전통 순대로 허기를 달랜 뒤에는 회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삼림욕 재미에 풍덩 빠진다. 마지막 일정은 고추장의 시원지 만일사다. 

둘째 날에는 전통 명소 투어를 떠난다. 수려한 산세로 전국 최초 군립공원 칭호를 받은 강천산 군립공원과 장류를 테마로 한마당 축제가 벌어지는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이다. 이른 아침 기암절벽을 타고 병풍처럼 쏟아지는 폭포수를 지나 허공을 가르는 구름다리를 건너 숲 속 산책을 즐겨보자. 민속마을까지 가는 길에는 빽빽한 메타세쿼이아 숲을 지나도 좋고, 야생 녹차밭, 층층이 쌓인 다랑논 등 볼거리가 많은 강경 마실길에 들러도 좋다. 순창 관광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뒤에는 400년 수령 느티나무가 늘어선 순창객사에서 이튿날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1st day
청정 자연
순창의 보물찾기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① 향가유원지
일제강점기에 뚫어놓은 향가터널을 통과해야만 도착하는 비밀의 여행지다. 한여름에도 등골 서늘한 냉기를 내뿜는 향가터널을 지나면 섬진강 허리를 가로지르는 향가다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순창과 남원을 연결하는 철도를 가설하려 강물에 박아둔 8개의 철도 교각을 섬진강 종주 자전거 코스에 연결해 향가다리로 꾸몄다. 다리 중간 지점에 미니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어 섬진강 물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물안개가 피는 일출 · 일몰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시인 · 묵객과 기생을 대동한 한량들이 뱃놀이를 즐겼다는 풍치를 여유롭게 즐긴다.
주소 전북 순창군 풍산면 대가리 
산83-2(향가터널 입구)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② 장군목유원지 
섬진강 상류의 물줄기가 커다란 바위 지형 위에 예술 작품을 남겼다. 물이 닿는 대로 움푹 패고 둥글게 닳은 기암괴석이 신비한 풍광을 연출한다. 깊이가 2m에 달하는 초대형 요강바위 구멍에는 순창의 옛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아들을 못 낳는 여인이 요강바위에 소변을 보면 득남한다는 설화도 재밌지만, 한국전쟁 당시 바위에 어른 3명이 숨어 목숨을 구했다는 일화에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로 유명하며 신비한 풍광 덕에 출사 명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주소 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내룡마을 812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③ 점심 : 연다라
순창터미널 옆 순대촌에서도 45년 전통에 빛나는 맛집이다. 찬물에 깨끗이 씻어낸 돼지 창자에 신선한 선지, 파, 묵은 지, 콩나물, 부추, 양파, 호박, 풋고추를 다져 만든 속을 꾹꾹 눌러 담는다. 사람 손으로 만들다 보니 기계에서 빼낸 것과 달리 모양이 울퉁불퉁 투박하다. 뽀얗게 우러난 육수에 못생긴 순대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바글바글 끓이는 순대전골은 들깻가루를 듬뿍 넣어 고소하다. 큼지막한 순대를 한입 깨물면 살캉살캉하게 익은 선지가 입안 가득 터진다. 신선한 곱창은 오래 씹으면 씹을수록 쫄깃하다.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800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④ 회문산 자연휴양림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마지막 근거지가 된 곳이다. 아픈 역사의 상흔 위로 푸른 신록이 돋아나고 맑은 계류가 흘러 오늘날에는 치유와 교육이 동시에 가능한 자연휴양림으로 거듭났다. 회문산에 서식하는 곤충을 전시한 곤충표본실을 관람하고 나무 곤충 만들기, 우드버닝 체험에 도전할 수 있다. 

주소 전북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산3-1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⑤ 만일사
고려 말 무학 대사가 찾아와 이성계가 임금의 자리에 오르길 1만 일 동안 기도한 곳이라 하여 ‘만일사’라 이름 붙었다. 이성계가 이 만일사에서 기도 중이던 무학 대사를 찾아오다 우연히 순창의 한 농가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때 붉은 고추장에 비벼낸 밥을 처음으로 맛본 뒤 고추장 맛을 잊지 못해 왕이 된 후 순창의 고추장을 진상하도록 명했다는 고추장 설화가 전해진다. 장류의 시원지답게 사찰 담벼락 아래 커다란 장독이 즐비하고 달큼하니 장 익는 냄새가 경내에 가득하다.
주소 전북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337   

2nd day
순창 여행
하이라이트를 하루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① 강천산 군립공원
전국 최초로 군립공원 칭호를 받은 순창의 제일 명소다. 나무가 빽빽해 경관이 수려하고 옥빛을 띠는 용소에는 다슬기며 송사리가 지천이다. 물줄기를 옆에 끼고 맨발로 걷기 좋은 고운 흙길이 이어진다. 9명의 장수가 결의를 다졌다는 구장군 폭포부터 40m 병풍바위를 타고 흐르는 병풍폭포까지. 크고 작은 폭포가 많아 끊임없이 발길을 붙들어 맨다. 높이 50m, 길이 75m의 구름다리 위에 서면 까마득한 강천산 풍경이 발밑에 놓인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주소 전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② 메타세쿼이아길
강천산 군립공원과 순창고추장마을을 잇는 1.5km 길에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일렬로 서 있다.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지만 쉬엄쉬엄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강천호까지 산책에 나서보길 추천한다. 호수 위에 거꾸로 매달린 듯 도열한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모습이 이국적이다. 산동리와 창덕리 방향으로 가면 다산, 풍농을 기원하는 남근석도 만날 수 있다.
주소 전북 순창군 팔덕면 구룡리 552-2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③ 점심 : 순창 물통골 한우촌
순창의 건강한 축산 농가와 성실한 경종 농가가 합심해 운영하는 한우 직판장 겸 식당이다. 청정 순창 지역에서 자란 명품 암소 한우와 마을 특산물 쌈채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직판장에서 한우를 쇼핑한 뒤 식당에서 바로 구워 먹는다. 곁들여 내는 맑은 선짓국이 깔끔하다.
주소 전북 순창군 구림면 이암길 5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④ 순창 장류축제
고추장의 본고장에서 장류를 테마로 신명 나는 축제 한마당을 벌인다. 무대는 40여 명의 장류 장인들이 자신들만의 전통 비법을 살려 고추장, 간장, 장아찌 등 전통 장류 식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순창의 심장 같은 곳,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이다. 옛 정취 가득한 전통가옥에서 구수하게 장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순창 고추장으로 2013인분 떡볶이 만들기, 세상에서 가장 긴 메주 만들기, 순창 황금콩 찾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날짜 10월 31일~11월 3일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 265-5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1월 사진 / 전설 기자

⑤ 순창객사
옛 관아의 부속 건물이다. 조선시대 관청의 손님이나 사신이 머물던 곳이지만 새로 부임한 수령이 멀리 있는 임금을 향해 절을 올리는 제례 의식이 행해지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피해를 입지 않아 건물 형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주변으로 수령 120~400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늠름하게 서 있다.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순화리 313   문의 063-650-1224

Tip. 숙박
섬진강 마실휴양 숙박단지

예향천리 마실길 코스에 위치한 종합 숙박단지. 18개 캠프장, 4개동 펜션, 편의점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장군목유원지가 인접해 있다. 

강천산 강천풍경
이른 아침 강천산 트레킹을 일정에 넣었다면 강천산 입구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휴양관광 숙박단지에서 맛깔스러운 아침 식사와 숙박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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