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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트레킹 여행] 남한강 따라 걷는 충주 풍경길, 중원문화길 1구간
[트레킹 여행] 남한강 따라 걷는 충주 풍경길, 중원문화길 1구간
  • 배인숙 여행작가
  • 승인 2020.05.18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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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대서 출발해 조동리까지 닿는 9km 편도길
들꽃이 흐드러진 강변 생태탐방길
함께 둘러보기 좋은 자연생태체험관과 선사유적박물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충주 중원문화길 1구간은 남한강 둔치를 지나 조동리까지 이어지는 9km의 편도길이다. 사진은 새롭게 조성된 자전거길.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충주] 솔숲 산책로 곳곳에 현충 시설이 있는 탄금대를 지나 충주 세계무술공원 후문으로 내려서면 4대강 국토 종주 자전거길과 나란히 남한강을 끼고 본격적인 중원문화길 1구간이 시작된다. 자전거길과 들꽃들이 흐드러진 남한강 둔치 길을 지나 충주자연생태체험관을 거쳐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까지 이어지는 약 9km의 편도길이다.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데서 유래한 탄금대는 충주시민들이 산책길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탄금대 사연 노래비와 조선 명장 신립 장군이 임진왜란 때 8000명의 군사를 이끌고 적과 싸우다가 순직한 열두대를 비롯해 신립 장군 순절비와 충혼탑, 팔천고혼위령탑, 항일운동가였던 권태응 시인의 감자꽃 노래비 등의 현충 시설이 곳곳에 있다. 

악성 우륵과 신립 장군의 혼이 서린 탄금대
숲길 끝 낭떠러지 위에는 ‘탄금대 속 탄금대’로 불리는 열두대가 있다. 이 열두대는 가야를 합병한 신라 진흥왕을 감동하게 한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곳이라서 가야금의 12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로부터 1000여 년 후 같은 장소에서 신립 장군이 외적과 싸우며 낭떠러지를 12번이나 오르내렸으나 결국은 패하고 강으로 투신했다는 슬픈 전설이 함께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의 처절함은 간데없고 열두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고즈넉하기만 하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탄금대 산책길을 걷는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남한강 절벽 위 신립 장군의 전설이 전해지는 열두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세계무술박물관 내에 전시된 택견 주요 동작 모형.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과거의 아픔과 빼어난 풍광이 숨 쉬는 탄금대를 숙연한 마음으로 돌아보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면 충주세계무술공원 후문이다. 이곳은 남한강 자전거길의 끝이자 문경새재로 이어지는 새재 자전거길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충주세계무술공원은 우리나라 전통 무예 ‘택견’이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해마다 유네스코 후원으로 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하는 곳이다. 공원 내에는 한국 무술의 역사와 택견 주요 동작 모형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무술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세계무술박물관을 비롯해 어린이 놀이 시설, 야외공연장, 수석공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자전거를 대여해 잘 조성된 강변 자전거길을 달릴 수 있어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유유자적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자전거길과 헤어져 생태 탐방로로 빠지는 길.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TIP 충주 중원문화길 1구간
출발지인 탄금대에는 매점과 카페가 있으며, 공원 그늘에서 쉬어갈 수 있다. 이곳을 벗어나면 길 대부분이 그늘이 없어 한낮을 피해 이른 아침에 출발해 걷기를 마치거나 오후에 걷는 것을 권한다. 또한, 탄금대 외에는 매점이 없어 생수와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 출발하는 게 좋다.
이동 경로 충주 탄금대~국토종주자전거길(탄금대인증센터)~충주세계무술공원~목행교~충주자연생태체험관~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약 9km)소요시간 3~4시간

INFO 탄금대
입장료
무료
주소 충북 충주시 탄금대안길 105

INFO 충주세계무술공원
주소
충북 충주시 남한강로 24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남한강 따라 이어지는 국토 종주 자전거길과 중원문화길 1구간.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노란 금계국 사이로 남한강 둔치 옛 자전거길을 내려다본 풍경.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들꽃이 흐드러진 강변 생태탐방길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따라 자전거길 옆으로 본격적인 중원문화길 1구간 걷기로 들어선다. 그늘 없는 자전거길과 나란히 걷다 보면 혼자 자전거로 씽씽 달리거나 친구들과 함께 네 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탈거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마냥 부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전거길과 헤어져 초록의 싱그러움과 들꽃이 흐드러진 생태 탐방길에 닿으며 이내 마음은 ‘걷기 잘 했다!’로 돌아선다. 꽃길과 시원한 강바람이 그늘 없는 길을 걸은 보상이라도 해주듯 살갗을 간질이며 잘 왔노라 속삭인다. 길 끝 목행교로 올라서기 전 충주시민을 위한 게이트볼 연습장이 초록 잔디 위로 펼쳐지고, 그곳에서 다시 자전거길과 합류한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초록 잔디가 깔린 연습장에서 게이트볼을 즐기는 시민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목행대교.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목행교는 목행마을과 운교마을을 연결하는 다리로 6.25전쟁 때 미군이 나무로 만들었다가 이후 콘크리트 다리로 건설해 오늘에 이른다. 왕복 2차선에 한쪽에는 걷는 길을 만들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져 둑길을 걷다 보면 한국농어촌공사가 보인다. 농어촌공사 건물을 지나면 남한강 둔치에 조성된 옛 자전거길과 둔치 위 둑길에 새로이 만든 자전거길로 갈라진다. 위아래로 서로 오갈 수 있는 길이라 어느 길로 가도 괜찮다. 

여름을 맞아 활짝 피어난 노란 금계국은 길의 경계를 이룬다. 아랫길로 내려서면 안온한 느낌을 주고, 위로 올라서면 남한강과 함께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 근사한 풍경은 충주자연생태체험관이 있는 곳까지 약 3.5km에 걸쳐 이어진다. 오가는 사람도 없고 자전거도 가끔 지나다니는 그 길을 어찌 알았는지 젊은 청춘들 몇몇이 카메라 들고 나타난다. 싱그러운 풍경과 활기찬 여행객이 어우러지니 시골 외갓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을 사람을 만난 듯 반갑고 정겹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꽃길을 걷다 보면 왼쪽으로 충주 자연생태체험관이 보인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노란 꽃길 지나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꽃길에 취해 마냥 늘어진 걸음을 다시금 재촉한다. 충주자연생태체험관과 종착지인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을 돌아보려면 문을 닫기 전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주 자연생태체험관은 충주시민과 방문객이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의 존엄함을 몸으로 느끼며 체험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알록달록 물드는 꽃동산을 비롯해 야외 놀이터, 곤충 포토존, 작은 산책길 등을 갖추고 있다. 

생태체험관 3층 하늘정원에 올라서면 이 길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의 마침표를 찍게 해준다. 조금 전 지나온 꽃길과 주변 풍경이 시야에 가득 찬다. 서둘러 약 7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으로 향한다. 내부에는 선사시대 조동리의 농경 생활과 어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조동리 유물들이 알차게 전시되어 있다. 두 곳 모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관했으나,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은 5월 6일부터 운영을 재개해 방문객을 맞고 있다. 단,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를 위해 당분간 해설은 진행하지 않는다.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충주자연생태체험관 3층 하늘정원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 내 선사시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전시. 사진 / 배인숙 여행작가

중원문화길 1구간은 고요하게 흐르는 남한강을 옆에 끼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과 하얀 개망초, 노란 금계국과 신록이 어우러진 풍경을 길동무 삼아 내내 걸어도 후회하지 않을 길이다. 서둘러 걸으면 3~4시간, 제대로 풍경을 즐기며 느리게 걷다 보면 하루를 길 위에서 보내게 된다.

INFO 충주자연생태체험관
관람료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6세 이하ㆍ65세 이상 무료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ㆍ명절 휴관)
주소 충북 충주시 동량면 지등로 260 

INFO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
관람료
무료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ㆍ명절 휴관)
주소 충북 충주시 동량면 조동1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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