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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송세진의 제주 체험여행] 올레길 꼬닥꼬닥, 간세인형 한 땀 한 땀…인형에 담아가는 걸음의 기억
[송세진의 제주 체험여행] 올레길 꼬닥꼬닥, 간세인형 한 땀 한 땀…인형에 담아가는 걸음의 기억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24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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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심벌인 '간세'
기본 간세인형 골라 나만의 개성 담을 수 있어
여행자의 휴식처, 제주올레여행자센터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간세인형 만들기 체험은 조랑말 기본 인형 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스케치=서귀포] 올레길 심벌인 ‘간세’는 제주어로 ‘게으름’을 뜻한다. 천천히 걸으라는 의미로, 올레길을 걷는 내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10km가 넘는 올레 한 코스를 완주하고 나면 어느새 간세는 길동무가 된다. 이 추억을 온전히 집으로 가져갈 수 없을까? 걸음처럼 한 땀 한 땀, 간세인형을 만들어 보자. 

이게 바로 ‘내 간세’ 입니다 
간세인형 만들기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인형 자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간세기본 인형 중 하나를 골라 나만의 개성을 담아가는 과정이다. 바느질을 잘 못 해도 OK, 손에 따라 1~2시간이면 나만의 간세인형이 완성된다. 그럼 차근차근 나만의 간세인형 만들기를 시작해 보자. 

바구니 안에는 간세인형공방조합원들이 만들어 놓은 조랑말 인형들이 여행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이들은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헌 옷과 자투리 천 등 기부받은 천을 깨끗이 손질하고 정성 들여 만들어 놓았다. 이 중에서 한 마리를 고른다. 기본 인형과 어울리는 색실도 고른다. 보통 대비를 이루는 색으로 꾸민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간세인형 만들기 체험.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간세인형의 눈이 되어주는 코코넛 단추.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실도 골랐으면 본격적인 시작이다. 한 땀 한 땀 스티치로 아웃라인을 그린다. 바느질 중 가장 기본인 홈질이다. 바느질하는 동안은 복잡한 생각들을 가져가니 이게 진정한 의미의 ‘걱정인형’이다. 바늘땀 스티치가 끝나면 코코넛 단추 하나를 고른다. 이건 내 간세인형의 눈이 될 것이다. 말 그대로 화룡점정, 단추의 크기 색, 달아주는 위치에 따라 간세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어쨌든 애착이 강해지는 시간이다. 

마지막은 말꼬리 달기이다. 머리를 하나로 높이 묶는 것을 포니테일(ponytail)이라 하는데 그 원뜻이 ‘새끼말의 꼬리’이다. 그러니까 이게 진짜 새끼말의 꼬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제는 끝,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간세’가 완성되었다. 

간세인형 만들기는 초등 3학년 이상이면 할 수 있다. 뾰족한 바늘을 쓰기 때문에 연령제한을 두었다. 3학년 이하 어린이나 바느질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나만의 그리는 간세인형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이 체험을 위해 하얀색 조랑말 인형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 역시 버려지는 침대 시트나 하얀 천을 깨끗이 세탁하여 재활용한 저탄소 소재이다. 간세인형 만들기 체험은 처음부터 끝까지 친환경적이다. 인형을 만드는 동안 지구를 살리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독특한 컨셉의 간세인형이 눈길을 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간세인형마다 이야기 솔솔 
체험하는 동안에는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다양한 간세인형의 사연을 들을 수 있다. 언젠가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유품을 기부한 자녀가 있었다고 한다. 보통 천을 기부하면 감사의 표시로 한 개의 간세인형을 만들어 드리고 나머지는 체험용 간세인형 만들기에 쓰는데, 이분들에게는 하나만 드리기가 무척 아쉽고 죄송스러웠다고 한다. 어머님의 유품을 자녀들이 각자 하나씩 간직하고 싶을 거라 판단하였다. 그렇게 하여 다섯 명의 자제들이 어머님의 유품으로 만든 간세인형 하나씩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제주의 귤 자루인 타이백으로 만든 간세, 라면 봉지 간세, 아이의 어렸을 적 옷을 잘라 만든 간세. 웨딩드레스를 기부받아 만든 간세들이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아이 옷으로 만든 간세인형.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웨딩드레스를 기부받아 만든 간세인형도 볼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전시판매 중인 펠트 간세는 몽골 올레에서 온 것이다. 1년에 한 번, 몽골의 왕립 디자이너가 제작하여 한정 수량 보내 주는 것으로 색과 모양이 경쾌하여 아이에게 선물하기 좋다. 부탄에서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짠 직물이 온다. 이를 간세인형공방조합에서 받아 인형으로 완성하였다. 빈티지한 분위기가 몽골간세와 확연히 구별된다. 

‘간세인형공방조합’은 이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재능기부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벌써 10년 차가 되었고, 매년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약 20명이 활동하고 있다. 두 달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조합원으로 선발되면 간세인형 체험을 위한 기본 인형을 만들어 납품한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부탄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짠 직물을 받아 만드는 부탄간세.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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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간세는 1년에 한 번 몽골의 왕립 디자이너가 제작하여 한정 수량 보내 주는 것이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자의 휴식처, 제주올레여행자센터 
간세인형 만들기 체험은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서 한다. 올레 7-1코스 종착점에 위치한 여행자센터는 하얀색 3층짜리 건물이다. 이는 서귀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열림병원’이었다고 한다. 이를 제주 올레가 리모델링하면서 병원 부자재도 그대로 사용하여 식당의 탁자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 몸을 치료하던 병원이었지만 지금은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곳이길 바란다’는 말처럼,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가기 좋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체험이 진행되는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서는 음료를 즐기며 기념품을 구매하거나 숙박도 할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올레길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제주올레여행자센터.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간세인형 만들기를 하는 1층에는 식당이자 커뮤니티센터, 강연장이 있다. 간세인형을 비롯해 제주 올레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올레길 정보를 담은 지도와 책자를 열람할 수 있다. 간세인형을 포함한 올레센터의 기념품, 체험, 숙박 이용료 등의 수익금은 올레길 유지보수에 사용한다.

3층은 올레스테이로 운영 중이다. 깔끔한 침구에서 하룻밤 묵어가기 좋고, 숙박 손님에게는 아침 죽을 제공한다. 제주올레여행자센터는 간세인형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들르기 좋다. 한 번쯤 지나다 지친 다리를 쉬어가도 좋겠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병원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제주올레여행자센터 외부 전경.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INFO 제주올레여행자센터
체험비
간세인형 만들기(초3 이상) 1만5000원, 나만의 그리는 간세인형 1만8000원, 완제품 구매 시 간세인형 열쇠고리ㆍ간세인형 1만8000원, 몽골올레간세, 부탄간세 22,000원 
숙박비(올레스테이) 도미토리 2만2000원, 1인실 3만8000원, 2인실 6만원 
운영시간 오후 1시~5시(명절 휴무)
주소 제주 서귀포시 중정로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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