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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 2일 여행]생생한 역사 현장학습, 자연 생태 여행 강원도 영월
[1박 2일 여행]생생한 역사 현장학습, 자연 생태 여행 강원도 영월
  • 오주환 여행작가
  • 승인 2013.0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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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영월] 첩첩산중 산골에 자리한 영월. 동강과 서강이 펼쳐내는 아름다운 자연과 단종 유배지라는 슬픈 역사가 어우러진 곳이다. 한반도지형과 선돌에서 영월이 품은 신비한 자연을 눈에 담고 단종 유적지에서 애달픈 역사를 만난다.

영월을 찾은 날 마침 함박눈이 펄펄 내려 “판자 세 평이면 하늘도 가린다”는 산골이 온통 하얀 나라로 변했다. 한반도지형에도 눈이 내려 마치 우리가 사는 한반도 전체가 설국이 된 듯하다. 


영월 여행은 단종을 주제로 일정을 잡는 경우가 많다. 곳곳에 단종과 관련한 유적지가 있는 데다 역사책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종이 창덕궁 대조전에서 유배에 오른 것은 1457년 음력 6월 22일. 돈화문을 출발해 한강나루에서 남한강 뱃길을 따라 양주, 양평, 여주, 원주를 거쳐 이레 만에 청령포에 도착했다. 힘들게 당도한 청령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지상 감옥이었다. 삼면은 서강으로 둘러싸여 반도를 이루고, 나머지 한 면은 육육봉의 층암절벽으로 막혀 나룻배가 아니고서는 드나들 방법이 없다. 

청령포에서의 생활은 두 달 남짓. 그 해 여름 청령포에 큰 홍수가 나서 관풍헌으로 옮겼다. 관풍헌은 영월 동헌터에 지은 객사다. 이곳에서의 생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 밤이면 관풍헌 마당 앞 좌측에 있는 자규루에서 자신의 심정을 시로 읊었다. 

관풍헌에서 단종은 금성대군이 단종 복위를 꾀했다는 명목으로 서인으로 강등되었다. 그리고 10월 24일 금부도사 왕방연이 세조의 명으로 가져온 사약을 받고 17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단종의 시신은 청령포 앞 강물에 버려져 아무도 수습하는 이가 없었다. 이때 충신 엄흥도가 아들과 함께 단종의 주검을 거두어 매장하니, 그곳이 훗날 장릉이다. 

단종의 슬픈 역사와 함께 영월을 여행하는 주제는 자연이다. 선암마을 한반도지형은 서강이 조각한 대한민국 지도다. 한눈에 봐도 한반도를 그대로 축소해놓은 모습이다. 영월의 관문인 소나기재 인근의 선돌은 강이 만들어 낸 절경이다. 하나의 바위가 틈(절리)이 생겨 갈라진 모습을 통해 지리 공부도 할 수 있다. 밤이 되면 별마로천문대에서 천체망원경을 보면서 우주의 신비를 경험할 수도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풍류객 김삿갓도 영월에서 만나게 된다. 조부의 죄상을 밝히는 글로 장원급제 한 뒤 평생을 방랑한 김삿갓묘가 김삿갓면 와석리에 있다. 묘 주변에는 방랑 속에 기발한 언어로 문학을 꽃피워낸 그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시비공원과 김삿갓의 삶과 문학 세계를 알려주는 김삿갓문학관이 있다. 

1박 2일 여행 코스는 단종 유적지와 김삿갓묘를 중심으로 일정을 잡는 게 좋다. 여행 주제도 확실하고 동선도 편리하다. 첫째 날에는 김삿갓묘와 주변의 김삿갓 시비공원, 김삿갓문학관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풍류가객 김삿갓을 만나고, 서강이 조각해놓은 한반도지형을 돌아본다. 어두워지면 별마로천문대에서 우주를 관찰한다. 둘째 날에는 단종을 만난다. 사약을 받은 관풍헌, 죽어서 묻힌 장릉, 단종이 유배되었던 청령포를 차례로 훑어본 후 38번 국도로 제천까지 간 후 제천 IC를 통해 중앙고속국도에 진입한다.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1st Day
김삿갓의 시구 따라 풍류 기행

① 김삿갓 시비공원·김삿갓묘 
김삿갓 묘역 가는 길에 계곡을 따라 김삿갓 시비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공원에는 10여 개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김삿갓이 방랑하는 형상을 한 시비도 있고, 김삿갓이 복숭아를 들고 있는 것도 있다. 시비라기보다 동상 조형물에 가까워 편안하게 둘러보기에 좋다. 시비공원 위에는 김삿갓의 무덤이 있다. 57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한 무덤 옆에 ‘김병연의 묘’라 적힌 묘비가 서 있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② 난고 김삿갓문학관
김삿갓이 지은 시가 궁금하다면 김삿갓문학관까지 들러보자.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며 느낀 세상의 야박함을 단순한 문자와 기발한 숫자로 재치 있게 풀어낸 김삿갓의 천재적인 재능을 엿볼 수 있다. 김삿갓이 20세에 조부를 비판하는 글을 지었다는 실제 장원급제 시험지도 있다. 그 외에도 김삿갓의 삶을 기록한 연구 자료와 유물, 김삿갓에 대한 문학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관람 시간 9:00~18:00
주소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913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③ 점심 : 성호식당
영월역 앞에는 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잠재우는 따끈한 해장국이 있다. 된장을 풀어 국물을 내고 다슬기를 듬뿍 넣어 끓인 해장국은 진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더해진 특별한 맛의 비밀은 부추와 곤드레나물이다. 우거지를 사용하는 다른 식당의 해장국에 비해 곤드레나물의 향이 은은하게 퍼져 색다르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월로 2101 문의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④ 한반도지형
영월을 대표하는 명소 서강 줄기가 휘감아 도는 속에 자태를 뽐내는 한반도지형은 대한민국 지도를 보는 것처럼 완벽한 형태를 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 전에서 200만 년 전 사이에 지표면이 융기해 태백산맥이 생겨나면서 평지가 산이 되고, 평지를 흐르던 하천이 산골짜기를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풍경이 됐다. 선암마을은 한반도지형 오른쪽에 보이는 마을이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한반도로 555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⑤ 곤충박물관
멸종 위기 곤충을 비롯해 나비류, 외국 곤충, 수서곤충 등 3000여  점을 전시한 국내 제일의 곤충 왕국이다. 총 4개의 전시실에서 나비와 나방류, 갑충 및 잠자리류, 외국 곤충과 영월 지역에 사는 곤충, 물속에 사는 수서 곤충 등을 만날 수 있다. 표본 외에도 살아  있는 곤충을 전시해 생생한 자연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관람 시간 10:00~18:00(2월까지는 17시까지), 월요일 휴관 주소 강원도 영월군 문곡리 604-1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⑥ 별마로천문대
봉래산 정상 해발 799m에 위치한다. 국내 시민천문대 중 최대 규모인 지름 80cm의 주망원경을 통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별 구름, 별 무리를 관찰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서는 여러 종류의 천체망원경으로 행성, 달, 별 등의 다양한 천체를 볼 수 있다. 특별한 예약 없이 당일 방문해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전 예약을 하면 숙박도 가능하다.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개관 시간 14:00~22:00(10~3월 동계) 월요일·공휴일 다음 날·명절 휴관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천문대길 397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st Day
애달픈 단종의 사연에 발길을 멈추다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① 관풍헌·자규루
관풍헌은 영월 동헌터에 지은 객사다. 너른 마당이 있고, 큰 건물 세 채가 동서로 나란히 붙어 있는 붙인 집이다. 단종이 짧은 생을 마감한 장소라 관풍헌엔 애잔한 분위기가 감돈다. 단종은 이곳에서 사약을 받고 사사된다. 관풍헌 앞마당 좌측에 자규루가 있다. 단종이 자주 올라 애달프게 시를 읊던 2층 누각이다. 자규루에 오르면 담장 너머로 영월의 현재 모습이 펼쳐진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984-4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② 장릉
엄흥도가 동강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지게에 싣고 동을지산 능선을 오르다 노루가 잠자던 자리에 눈이 쌓여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시신을 암매장했다. 세월이 흐른 뒤 선조 때 혼유석, 표석, 장명등, 망주석을 세우고 정성스레 무덤을 조성하였다. 숙종 24년(1698) 장릉으로 복위되었다. 죽어서도 한을 풀지 못했던 단종은 숙종에 의해 241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입장료 어른 1400원, 어린이 1200원 
입장 시간  9:00~18:00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1090-1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③ 청령포
영월 서강이 말굽 모양으로 휘감아 돌아 삼면은 급류가 흐르는 강물이요, 뒷면은 가파른 절벽이 버티고 있어 배가 없으면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는 ‘천연의 감옥’이다. 청령포에는 단종이 머물던 단종어소가 복원되어 있다. 어소 밖에는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단종의 슬픔을 들었을 것이라 하여 ‘관음송’이라 불린다. 사연은 쓸쓸하지만, 때 묻지 않은 절경이 수려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영월의 명소이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200원
입장 시간 9:00~18:00(입장은 17시까지)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 241-1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④ 점심 : 솔잎가든
뜨거운 돌솥밥 뚜껑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사이로 곤드레가 푸짐하다. 강원도 인심을 듬뿍 얹어 지은 곤드레나물밥은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간장 양념에 간단하게 비벼 먹을 수 있다. 푸짐하게 차려지는 반찬도 한 상 가득이라 한정식 상차림을 받은 기분이 든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 155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2013년 3월 사진 / 오주환 여행작가

⑤ 선돌
소나기재는 영월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유난히 소나기가 많이 내려 붙인 이름인데, 영월 사람들은 소나기가 슬픔에 겨운 단종의 눈물이라고 믿고 있다. 소나기재 정상에서 영월군의 대표 명소를 알려주는 이정표를 따라 2~3분 걸어가면 선돌에 다다른다. 유장한 서강의 물줄기가 까마득히 발아래로 곡선을 그리고 천 길 낭떠러지를 부둥켜안듯 장엄하게 솟구쳐 있다. 위쪽이 쪼개져 두 개로 보이지만, 실은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의 바위다. 강쪽에서 보면 하나의 바위에 틈이 생겨 갈라진 게 보인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 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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