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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숨은 여행지 찾기] 열대야가 없어 여행지, 경북 청송... 주산지에서 신성계곡까지
[숨은 여행지 찾기] 열대야가 없어 여행지, 경북 청송... 주산지에서 신성계곡까지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0.07.20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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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청송] 새벽이슬이 내리는 경북 청송 주왕산 주산지의 공기는 달달했다. 주산지의 명물인 왕버들은 물이 빠진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신비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새벽 6시에도 운무 사이로 청명한 하늘을 드러내는 주산지의 풍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모두 잊게 한다.

주산지를 이른 새벽에 방문하는 이유는 왕버들 사이로 피어나는 물안개를 보기 위해서다. 뿌리가 잠긴 고목은 물에 잠긴 채,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주변의 왕버들을 바라보고 있다. 

청정함은 물론 풍치까지 매력적인, 주산지와 너구마을 
주산지를 이른 새벽에 방문하는 이유는 왕버들 사이로 피어나는 물안개를 보기 위해서다. 뿌리가 잠긴 고목은 물에 잠긴 채,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주변의 왕버들을 바라보고 있다.

짙게 깔린 녹음은 저수지에 반영되어 더 싱그러움을 연출하고, 서서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산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 해는 물안개로 인해 희미하게 해무리가 보인다.

물안개가 피어나는 주산지. 사진 / 조용식 기자
녹음이 울창한 여름날, 하늘에서 본 주산지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주산지의 명물인 왕버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상큼하게 펼쳐진 주산지 산책길. 사진 / 조용식 기자<br>
상큼하게 펼쳐진 주산지 산책길. 사진 / 조용식 기자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나 본 적이 없다는 주산지는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로 아담하다. 경종 원년(1720년) 10월에 완공된 이 저수지의 가장자리에는 수령이 약 200~300년 된 왕버들 30여 그루의 풍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주왕산 국립공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탐방 거리 두기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2m 이상 떨어져 있기, 우측으로 한 줄 통행하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쉼터 등 오래 머물지 않기 등의 문구는 이제 친숙한 느낌이다.

주왕산 국립공원 내에는 하늘과 맞닿는 마을이 있다. 바로 ‘너구마을’이다. 주왕산 국립공원 외씨버선길을 따라 주왕암, 용추폭포, 용연폭포, 금은광이 삼거리를 지나 2km를 더 들어가면 만나는 곳이다.

또 다른 길은 달기약수닭백숙 식당거리, 원탕약수, 달기폭포를 지나면 너구마을을 만날 수 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자리한 너구마을은 네 개의 산줄기와 네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곳으로  네 귀퉁이가 만난다고 해서 ‘너구동’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는 ‘주왕산국립공원 너구마을’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으며, 바로 옆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마을 정자가 있다. 계곡 사이로 시원한 물이 흘러내려 잠시 발을 담그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달기폭포. 사진 / 조용식 기자
너구마을로 가는 등산로. 사진 / 조용식 기자
너구마을 입간판. 사진 / 조용식 기자 
너구마을의 개울가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풍화가 빚어낸 자연의 보석, 신성계곡
열대야가 없는 고장, 청송에는 보석보다 더 귀한 신성계곡이 있다. 2017년 국가지질공원 및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신성계곡은 자갈, 모래, 진흙이 쌓이고 굳어져서 만들어진 퇴적암이 풍화, 침식 융기 등으로 지질 작용을 거쳐 만들어졌다. 

신성계곡 녹색길 안내센터에서 길안천을 따라 만나는 것은 방호정 감입곡류천이다. 감입은 물체에 형상을 새겨 넣거나 장식하는 것을 의미하고 곡류는 구불구불 휘어진 상태로 흐르는 모양이나 형상을 만한다.

약 1억 년 전의 백악기 퇴적암이 지층이 융기되면서 기울어져 사선 모양을 한 절벽으로 정자가 하나 보인다. 조선 시대 방호 조준도 선생이 어머니의 묘에 아침저녁으로 문안을 드리기 위해 세웠다는 방호정이다. 방호정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는 신성리 공룡발자국 화석을 만날 수 있다.

덩치가 큰 대형 용각류의 발자국과 이리저리 뛰어다닌 듯한 작은 소형 용각류 그리고 여러 종류의 수각류 발자국을 계단을 따라 내려가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백석탄 포트홀. 사진 / 조용식 기자
백석탄 포트홀에서 만난 관광객들. 사진 / 조용식 기자
만안자암 단애는 시간에 따라 절벽의 색깔이 달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공룡발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방호정. 사진 / 조용식 기자

신성계곡의 명소로 꼽히는 곳은 깎아지른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만안자암 단애’이다.

최인서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해설사는 “길안천과 노래천이 합류하는 새마을교 인근에 있는 만안자암 단애는 시간에 따라 절벽의 색깔이 달라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며 “붉은 병풍바위 밑으로 흐르는 천에는 다슬기가 서식하고 있으며, 매년 다슬기 축제가 열리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차로 5분 거리에는 계곡을 배경으로 캠핑 시설을 갖춘 백석탄 골부리권역 활성화센터가 곧 개장을 앞두고 있다.

신성계곡의 백미로 알려진 ‘백석탄 포트홀’은 개울 바닥의 흰 바위가 오랜 세월 동안 깎여서 만들어진 지형으로 주변의 경관과 함께 다양한 지질 현상들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하얀 돌이 반짝이는 개울’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백석탄은 층리구조, 돌개구멍, 굴착작용, 사층리, 이암편 등 다양한 퇴적 구조가 특징이다. 백석탄은 매끈하면서도 실핏줄 같은 절개 자국 그리고 작은 자갈이 오랜 세월 돌면서 만든 타원형의 구멍(포트홀)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재미있는 자연 학습장의 역할도 하고 있다.

매끈한 모양의 백석탄에 앉아 계곡을 바라보는 여행객, 흐르는 물살을 배경으로 백석탄의 아름다운 장면을 촬영하는 사진작가의 모습 덕분에 더 운치가 있는 느낌이다.

청송의 여행 정보 

달기약수 닭백숙. 사진 / 조용식 기자

달기약수 닭백숙
상탕, 중탕, 하탕, 신탕, 원탕 등 바위틈 사이로 나오는 달기약수는 철분이 들어있는 사이다를 마시는 느낌이다. 그냥 마시기에 부담스럽다면 약수터 앞에 있는 엿과 함께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약수로 밥을 지으면 푸른색이 돌고, 백숙을 하면 비린 맛이 없어지고 고기 맛도 부드러워져 약수터 주변으로 닭백숙 집들이 많다. 

객주문학관 내부 사진. 사진 / 조용식 기자

객주문학관
청송 출신의 김주영 작가의 문학 세계를 소개하는 객주문학관에는 다양한 언어로 소개된 작가의 작품과 작가의 수집품인 만년필, 깨알처럼 작게 작성된 작가의 소설 초안, 객주에 등장하는 계산법, 저울, 계약서 등의 실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청송 꽃돌의 하나인 해바라기 꽃돌. 사진 / 조용식 기자

청송 꽃돌
청송 북동부에는 중생대 백악기 도계동층의 퇴적암류 속에 구과상 유문암이 암맥으로 산출되는데, 구과의 단면을 들여다보면 해바라기, 장미, 국화, 목단 등 100여 가지의 다양한 꽃무늬가 마치 암석 속에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꽃돌’이라고 부른다. 영평 수석 꽃돌 전시관에서 꽃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청량대운도전시관에 전시된 청량대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청량대운도전시관
실경산수화의 대가 이송 이원좌 화백(1939~2019)이 청량산의 운치에 매료돼 세계 최대의 실경산수화를 그린 길이 46m, 높이 6.7m의 청량대운도가 전시되어 있다. 청량대운도전시관은 오로지 이 작품 하나만을 전시하기 위해 세워진 전시관이다. 산을 정상에서 바라보는 느낌을 주기 위해 2층에 관람하는 장소를 따로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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