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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치유의 숲 ①]길쭉길쭉 나무 아래 청정공기 마시며 힐링 업~ 국립김천치유의숲
[치유의 숲 ①]길쭉길쭉 나무 아래 청정공기 마시며 힐링 업~ 국립김천치유의숲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08.14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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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노규엽 기자
국립 김천치유의 숲. 사진제공 / 김천치유의 숲

[여행스케치=김천] 숲속 나무 그늘아래 서면 상쾌한 공기에 숨통이 트이고, 쏟아지는 물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뻥 뚫린다. 자연은 그 자체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그렇기에 숲에서 보내는 하루는 그 자체로 힐링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인 우리나라는 1970년대 전후로 시작된 산림 조성으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숲들에서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며, 숲체원과 치유의숲 등 여러 지역의 기관들을 통해 일반인들 누구나 숲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국립김천치유의숲(이하 ‘김천치유의숲’)을 탐방해본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천치유의숲을 찾은 김천여성의용소방대 대원들.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천여성의용소방대와 함께한 치유의숲 체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김천치유의숲에 십 수 명의 인원이 방문했다. 김천여성의용소방대 대원들이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힐링 체험을 하러 온 것이다. 비가 내리는 날보다 맑은 날이 치유의숲을 방문하기 더 좋을 것임은 틀림없지만, 김천치유의숲에서는 궂은 날씨에도 프로그램 진행에 어려움이 없었다.

“원래 계획은 치유의숲에 마련된 숲길에서 2시간 가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었지만, 비가 계속 오는 여건상 야외일정 1시간, 실내일정 1시간으로 조정하겠습니다.”

의용소방대 대원들에게 일정 변경에 대해 알린 전지원 국립김천치유의숲 산림치유지도사는 먼저 1시간의 야외 일정을 위해 대원들과 가까운 숲길로 이동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야외 체험 후, 마사지로 근육을 풀어주는 실내 프로그램. 사진 / 노규엽 기자

치유의숲 센터 뒤편으로는 코코넛 매트와 나무데크 등으로 산길이 잘 정비된 가운데, 습지원, 잣나무숲 등 자연 속 숲을 탐방할 수 있는 곳들로 꾸며져 있다. 빗속에 산길을 오르는 일이 썩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야외 프로그램 진행장소인 자작나무 숲에 이르자 참가한 대원들 얼굴에 화색이 돈다. 비가 옴에도 하얀 빛깔을 확연히 드러내는 나무 몸통들과 빗물을 머금어 더욱 초록빛이 도는 나뭇잎들을 보며 비의 축축함은 어느새 잊게 된다.

전지원 산림치유지도사는 “이곳은 치유의숲 내에서도 아주 좋은 포토존”이라며 먼저 사진 촬영 시간을 자유롭게 준다. 이어 숨 들이마시기를 진행하며 숲에서는 숨을 크게 쉬는 것만으로도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짧은 프로그램을 마치고 다시 산길을 내려오는 의용소방대 대원들의 표정은 시작할 때보다 훨씬 밝아져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숲을 보며 마시는 오미자차로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센터 내에서 진행된 실내 프로그램은 산길을 오르며 움직인 근육들을 바로 풀어주는 마사지와 명상을 하는 시간이었다. 프로그램실에 준비된 마사지 도구로 스스로 또는 짝을 지어 서로를 안마해주는 동안 몸이 풀리는 고통(?)과 함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어 매트 위에 누워 명상을 하는 시간에는 일순 정적이 흐르고 밖으로는 숲에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더욱 촉촉하게 들려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명상까지 마치고 나면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차를 마시며 숲을 감상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이날 힐링 체험에 참가한 최옥순 김천여성의용소방대 대장은 “자작나무를 비롯한 숲 전체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려주는 기분을 느꼈다”며 “치유의숲이란 곳을 처음 와봤지만 너무 좋아 지인들에게 홍보를 많이 해야겠다”고 감상을 밝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천치유의숲 내에 있는 한반도습지. 사진 / 노규엽 기자

높은 지대에 자란 나무들이 주는 치유의 힘
김천치유의숲은 경북 김천시 증산면에 있는 수도산 자락에 위치해있다. 수도산의 7부 능선 즈음인 해발 800m~1000m 중산간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높이에서 치유인자들이 잘 발생된다고 한다. 

김천치유의숲은 긴 세월에 걸쳐 조성한 숲에 만들어졌다. 1970년대부터 국유림으로서 나무들을 관리해온 곳으로, 한동안은 지역 주민들의 고로쇠 채취 지정장소로만 활용되던 곳이다. 그리고 근래 들어 전 국민의 휴식과 복지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소속의 치유의숲으로 재조성되어 일반 국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게 된 것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무흘구곡 중 하나인 용추폭포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천치유의숲은 규모가 52ha에 이를 정도로 넓다. 그 안에 잣나무, 전나무, 자작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수종이 식생하고 있으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향기와 경관, 음이온 등 산림의 여러 치유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15km에 이르는 임도 곳곳에 전나무 쉼터와 자생식물원, 전망대 등 숲길을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을 배치해놓아, 가볍게 숲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김천치유의숲이 최대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장소는 자작나무 숲. 이곳에서 근무하는 산림치유지도사들도 25년 이상의 수령을 지닌 자작나무 숲길을 꼭 걸어보길 권한다. 김웅규 산림치유지도사는 “자작나무는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나무로, 김천 같은 남부지방에서 이정도 규모를 보기 쉽지 않다”며 “다른 지역의 자작나무 숲들은 접근이 쉽지 않은 반면에, 김천치유의숲은 접근성이 좋아 자작나무의 계절별 모습을 보러 방문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국립김천치유의숲
2019년 초에 준공한 김천치유의숲은 같은 해 9월에 시범운영을 시작하여 2020년 4월 개장했다. 경북권에서는 유일한 치유의숲으로 여러 산림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해 방문자들이 자연 속 힐링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단, 위치상 주차장이 따로 만들어져 있지 않아 수도리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도보로 방문해야 한다. 장애인 차량은 문의 후 주차를 할 수 있다.
주소 경북 김천시 증산면 수도길 1237-89
문의 054-435-3412~3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천치유의숲의 자랑, 자작나무 숲. 사진 / 노규엽 기자

치유의숲과 수도산을 고루 즐기려면 하루가 빠듯해
김천치유의숲을 알차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치유라는 목적에 특화시켜 개발한 프로그램을 예약해 산림치유지도사의 진행에 따르는 방법이 있다. 김천치유의숲은 물과 바위가 많은 산의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자작나무 숲을 감상하면서 숲속요가, 숲속피트니스 등의 운동요법을 행하는 바디 테라피, 걷기명상과 호흡명상 등을 하며 스트레스 회복을 돕는 마인드 테라피, 실내에서 소도구를 활용하는 웰니스 테라피 등 방문객이 원하는 것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선택할 수 있다. 프로그램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토ㆍ일 기준 20인 이상이 예약해야 하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평일에는 5인 이상 모집되면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예약 없이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맛보기 웰니스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수도산 치유 두드림 장면. 사진 / 노규엽 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외에 개인적으로 방문해도 숲길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들도 있다. 운동강도가 낮아 아이들과도 함께 돌아보기 좋은 ‘관찰의 숲길’과 자작나무숲, 한반도 습지, 전나무 쉼터 등 주요 볼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성장의 숲길’ 등 두 코스는 30분~1시간 정도 숲을 돌아볼 수 있는 코스다. 오래 걷기를 선호하는 방문객들에게 권하는 트레킹 코스로는 김천치유의숲이 보유한 자작나무 숲의 대부분 볼 수 있는 ‘자아의 숲길’과 김천치유의숲 외곽을 크게 돌며 내부의 숲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티길’이 준비되어 있다. 이들 코스는 이동거리도 5km 내외로 각각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해진 코스를 따르지 않고 발길 가는 대로 걷고 마음이 드는 곳에서 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천치유의숲에는 풍욕장, 시와음악의길, 물소리쉼터 등 이름만 들어도 방문욕을 자극하는 장소들이 있어, 그곳들만 골라 다녀도 충분히 만족도를 채울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잣나무 숲 사이로 데크가 있는 등 걷기 좋게 길이 닦여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김천치유의숲을 오가는 와중에도 즐길 수 있는 거리들도 놓치면 아쉽다. 수도산에는 천년고찰인 청암사와 수도암이 있어 들러볼 만하고, 청암사와 수도암 사이에 조성되어 있는 약 8km의 인현왕후길을 걸으며 김천치유의숲과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김천치유의숲으로 향하는 도로변으로 지나치게 되는 무흘구곡의 경치를 찾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김천치유의숲에서 내려가는 길 기준으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제9곡 용추폭포부터 제7곡 만월담까지는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고, 제6곡 옥류동부터 제1곡 봉비암까지 이어간다면 김천을 넘어 성주까지도 여행을 하게 된다. 제7곡 만월담 근처에 무흘구곡 전시관이 있으니 잠시 들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INFO. 무흘구곡전시관
주소 경북 김천시 증산면 수도길 25
문의 054-434-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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