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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베스트 겨울 여행지 ③] 경북 포항 해맞이 · 드라이브 · 맛 기행까지두루 갖춘 종합 여행지
[베스트 겨울 여행지 ③] 경북 포항 해맞이 · 드라이브 · 맛 기행까지두루 갖춘 종합 여행지
  • 손수원 기자
  • 승인 2010.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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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호미곶의 '상생의 손'.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 = 포항] 흔히 ‘호랑이 꼬리’로 불리는 포항은 빼어난 설경은 없지만 겨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일출 1번지로 불리는 해맞이공원을 비롯해 구룡포의 가슴 시린 해안 드라이브 길, 오징어와 과메기가 꾸덕꾸덕 말라가는 목가적인 풍경은 겨울 여행자들의 발길을 곳곳에서 사로잡는다. 

포항은 크게 포항 시내 권역과 구룡포 권역으로 여행지를 크게 나눠볼 수 있다. 우선 포항 시내에서는 우리나라 제일의 제철소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다. 포스코역사관에서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데, 역사관 개관과 함께 옮겨온 ‘롬멜 하우스’는 관람객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코스이다. 

포스코에서 나와 구롱포의 등대박물관으로 가려면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내리 달려야 한다. 바로 이 길이 호랑이 꼬리를 훑으며 달리는 925번 지방도이다. 겨울에는 꼭 한 번 달려봐야 하는 해안 길에 오르면 파란 동해의 풍경에 짭짤한 바다 내음이 진하게 더해진다. 또한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는 구룡포 명물 과메기. 사진 / 손수원 기자

동해면에서 길을 오르면 왼쪽으로 바다와 어우러지는 제철소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데, 자연 풍경과 대비되는 도시의 모습이지만 이 길에서만큼은 절묘하게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특히 해가 진 후에 바라보는 제철소의 야경은 전국의 사진가들을 불러 모을 만큼 아름답다. 

흥한해수욕장에서 겨울 바다를 바라보고 길을 계속 달리면 호미곶에 이른다. 꼬리처럼 툭 튀어나온 지형 덕에 그 어느 곳보다 세찬 바람이 부는 곳이다. 옷매무새를 움켜잡고 ‘상생의 손’ 앞에 서면 겨울이라는 단어보다 ‘새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해맞이공원 옆에는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이곳은 우리나라 등대 역사의 모든 것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의 유물부터 시대마다 고깃배들의 길을 밝혀준 등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갯바위에 앉아 날개를 쉬고 있는 갈매기들. 사진 / 손수원 기자

호미곶에서 새해 소원을 빌고 다시 드라이브 길에 올라 구룡포에 이르면 맛있는 겨울 별미가 기다리고 있다. 추울수록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다는 구룡포 과메기가 바로 그것. 꾸덕꾸덕 잘 말린 과메기 한 점을 마른 김과 채소 위에 올려 초장 듬뿍 발라 입에 넣으면 그 맛이 바로 포항의 바다 맛이다. 과메기는 술안주뿐만 아니라 밥반찬으로도 제격이다. 구룡포에는 과메기가 지천으로 널렸으니 어디에서나 한 두름 사면 앞으로 한 달은 생으로 먹고 조려 먹으며 겨울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 대게는 영덕, 울진이라지만 포항 대게도 이에 못지않게 살이 토실토실하게 올라있어 한 손엔 과메기, 다른 한 손엔 대게를 들고 ‘입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그렇다고 포항엔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룡포에서 나와 다시 포항 시내 방향으로 가면 신라 진평왕 때 창건한 오어사를 둘러볼 수 있다. 오어지라는 저수지 옆에 한적하게 자리잡은 오어사의 풍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절 뒷산인 운제산에 올라보자. 커다란 저수지에 마치 절이 떠있는 듯 펼쳐져 있다. 이것이 바로 그리 크지도, 유명한 문화재 하나 없는 오어사를 유명하게 만든 ‘명품’ 풍경이다. 

바다와 맞닿은 포항까지 와서 포구 여행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포항을 대표하는 죽도시장으로 가면 제철 맞은 활어는 물론, 시장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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