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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청정지역 충북 트레킹 ③]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그곳을 걷다, 보은 오리숲길·세조길
[청정지역 충북 트레킹 ③]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그곳을 걷다, 보은 오리숲길·세조길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0.09.29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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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가 법주사를 거쳐 복천사에 3일간 머물면서 마음의 병을 고쳤다는 보은의 세조길.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보은] 오리숲길과 세조길은 1464년 세조가 어가를 타고 지나간 길이다. 당시 세조는 법주사를 거쳐 복천사에 3일간 머물면서 마음의 병을 고쳤다고 한다. ‘내가 가야 할 더 가치 있는 인생길’을 생각하며 충북 보은의 오리숲길과 세조길을 걸어본다.

속리산 터미널이 있는 사내리 입구에서 용머리 폭포를 지나 법주사까지를 오리숲길이라고 한다. 거리로는 2km에 불과하지만, 아름드리 소나무, 까치 박달나무, 서어나무가 울창한 이 길을 따라가면 조각공원과 함께 널찍한 개울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숲과 대지의 기운을 깃든 오리숲길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용머리 폭포 위로 다복해 보이는 가족상이 세워져 있다. 1900년대 초 이곳에서 살았던 산촌마을 가족의 모습을 재현한 동상이다. 용머리 폭포를 지나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며 자연의 향긋함을 맛본다.

오리숲길의 용머리폭포. 사진 / 조용식 기자
오리숲길 안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법주사로 이어지는 오리숲길 주변에는 조각고원이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개울가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놀이를 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모습이 보인다. 청수교를 지나니 속리산 조각공원과 함께 법주사로 이어지는 길이 숲길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법주사 탐방지원센터에 비치된 기피제함에서 모기·살인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고 법주사로 향한다. 매표소 입구에서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손 소독제를 바르고, 법주사 입구에서는 아주 익숙하게 마스크 착용도 체크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속리산 자연관찰로. 법주사 매표소에서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숲길에서 자생하는 동·식물관찰과 함께 자연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향기 나는 계수나무, 어린이를 위한 체험 학습공간, 속리산에서 서식하는 나무, 야생포유동물들이 소개된 안내판을 읽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일주문에 다다른다.

법주사 일주문. 사진 / 조용식 기자
법주사 경내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법주사 경내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호서제일가람(호서 제일의 사찰)’에 연이어 ‘속리산대법주사’라는 현판이 보인다. 그렇게 들어선 길은 법주사로 가는 방향과 세조길·천왕봉·문장대로 올라가는 길로 갈라진다.

속리산국립공원의 깃대종(환경보전 정도를 살필 수 있는 지표종으로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상징 동·식물을 말한다)인 망개나무와 하늘다람쥐에 대한 안내판은 가볍게라도 읽고 올라가는 것이 좋다. 세조길을 걷다가 한 번이라도 마주치게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법주사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세조길로 나선다. 가마를 탄 세조의 형상이 그려져 있는 세조길 입구를 지나 야자수 매트가 깔린 길을 따라간다. 세조길 주요 목적지마다 거리와 칼로리 소모량이 적혀 있는데,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왕복 8km, 2시간 30분, 705kcal가 소모된다는 내용(남자 53세 기준 일일 권장량 2500kcal의 28%)이다.

Info 보은 법주사

2018년 6월 30일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보은 법주사를 비롯해 7개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법주사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의 목탑인 국보 제55호 팔상전, 국보 제5호인 쌍사자 석등 등 국보 3점과 보물 제15호인 사천왕석등, 보물 제216호인 마애여래의상, 보물 제915호인 대웅보전을 포함해 보물 12점이 있는 문화재 보물창고이다. 
입장료 어른 4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소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405

무장애 탐방로 순환형 코스 조성, 약 50분 소요
남산 화장실에서 차량이 지나는 도로를 지나면 본격적인 세조길 탐방로가 시작된다. 여기서 세조길 탐방로 안내도를 자세히 살펴보고 출발하면 세조길을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세조길 코너마다 탐방로 안내 코스와 유래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무장애 탐방로가 있어 장애인도 편하게 세조길을 탐방할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눈썹바위를 지나면 저수지가 보인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수변도로의 모습이 한가롭고 여유롭게 느껴진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여기에 눈썹바위, 저수지 전망대, 세조길 수변로도 기억하며 걷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출발해서 태평휴게소까지는 보통 등급의 무장애 탐방로가 1.8km 조성되어 있으며, 약 50분이 소요된다.

무장애 탐방로에는 야자수 매트와 데크가 번갈아 가며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을 즐기듯 탐방할 수 있다. 법주사 전성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터에는 ‘세조의 뉘우침’이라는 제목의 푯말이 세워져 있다.

푯말에는 ‘당시 세조는 이곳에 머물면서 스님들과 담소를 나누고, 자신의 잘못을 참회했던 장소’였다고 밝히고,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타 버려 현재는 건물터만이 남아 있다’라고 적혀 있다.

저수지를 만나기 바로 전에 보이는 것은 눈썹바위이다. 세조가 바위 아래 그늘에 앉아 생각에 잠겼던 자리로, 이후에도 비바람과 한낮의 더위를 피하는 장소로 많은 사람이 사용했다.

생긴 모습이 마치 사람의 속눈썹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제 저수지를 발아래 두고 걸을 수 있는 데크가 나온다. 저수지는 최근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만수위에 다다른 모습이다. 

세조길 걸으니 몸과 마음 저절로 치유
저수지 주변으로 조성된 세조길 수변로 데크 손잡이와 전망대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표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8월 26일 현재 태평교까지 이어지는 세조길 수변로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 사진 / 조용식 기자
세조가 월광태자의 조언을 듣고 이곳에서 목욕하니, 피부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목욕소. 사진 / 조용식 기자
이뭣고 다리. 사진 / 조용식 기자
세조가 3일간 머물렀다는 복천암.  사진 / 조용식 기자

태평휴게소가 있는 지점에서 다시 세조길이 이어진다. 데크와 야자수 매트가 번갈아 가며 깔린 길에는 벌써 잎이 떨어져 가을의 여운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어느새 목욕소가 보이는 다리에 들어선다. 목욕소는 피부병을 심하게 앓던 세조가 월광태자의 조언을 듣고 이곳에서 목욕하니, 피부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곳이다. 

테크를 따라 올라가니 세속을 떠난 산에서 마음을 씻는 정자(터)인 ‘세심정’을 만난다. 세조길 곳곳을 촬영하며 올라온 덕분에 세심정에서 바로 복천암을 향해 걷는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니 ‘이뭣고다리(설명 참고)’를 건너 계단에 오른다. 계단의 끝에는 ‘왕이 다녀간 복천암’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고려 31대 공민왕과 조선 7대 세조가 다녀간 복천암은 현재 복천사라고 부른다.  

INFO 오리숲길·세조길

무장애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세조길. 사진 / 조용식 기자 

속리산 공용주차장에서 오리숲길을 지나 복천암까지 갔다 돌아오는 10km의 오리숲길·세조길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속리산을 찾은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한글 창제의 주역으로 전해오는 신미대사를 만나기 위해 법주사 복천암까지 갔던 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고, 특히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무장애 탐방로 구간이 있다.

INFO '이뭣고'란?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선을 참구하는데 의제로 하는 것을 화두라 하고 화두는 천칠백가지가 있다. 그중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본래면목(本來面目) 시심마(是甚磨)'라는 것이 있는데, 이 뜻은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에 나의 참모습은 무엇인가’라는 의제를 의심하기 위하여 '이뭣고'하며 골똘히 참구하면 본래면복 즉, 참나를 깨달아 생사를 해탈하게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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