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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도시민이 농촌에 찾아와 편히 쉬어가는 공간 경기 연천 새둥지마을
[웰촌과 함께하는 농촌여행] 도시민이 농촌에 찾아와 편히 쉬어가는 공간 경기 연천 새둥지마을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0.10.19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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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농촌느낌이 물씬 나는 새둥지마을 / 노규엽 기자
전형적인 농촌느낌이 물씬 나는 새둥지마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연천] 경기 북부의 도시들 중에서도 거의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 휴전선과 가까워 군사도시의 흔적도 쉬이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임진강이 흐르는 서부지역은 여유로운 농촌 풍경을 지녔다. 그 풍경 속에서 새둥지마을을 만난다.

새둥지마을 / 노규엽 기자
새둥지마을 / 노규엽 기자

새둥지마을은 약 20년 전만 해도 민간인 통제선 안에 속했던 마을이다. 일반인도 자유로이 다닐 수 있게 된 초기에는 청정자연을 내세워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보다 많은 것들을 하고, 보고, 느낄 수 있는 마을이 되었다.

농촌 풍경의 새둥지마을 / 노규엽 기자
농촌 풍경의 새둥지마을 / 노규엽 기자

새둥지 이름에 담긴 의미
북쪽 땅에서부터 흘러내려와 경기 서부에서 한강과 합류하는 임진강. 그 강을 낀 너른 들녘을 지닌 마을들 중 백학면 구미리에 새둥지마을이 있다. 밭보다 논이 더 많이 눈에 띄는 풍경을 보며 마을로 접어들면 큰 느티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사로잡고, 그 옆에서 새둥지마을 체험교육관을 찾을 수 있다. 차에서 몸을 내리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오며 ‘참 한가로운 마을에 왔구나’하는 푸근함이 느껴진다.

마을 명칭은 예전부터 새둔지라는 지명이 있는 것에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석정화 새둥지마을 사무장은 다른 의미도 하나 알려준다.

“낮은 산들이 자리한 주변 지형에 마을이 둥지처럼 편안하게 담긴 이미지가 있어요. 새둥지마을의 둥 자 밑 ‘ㅇ’을 보면 알 두 개를 그려 넣었습니다. 각각 도시민의 알과 농촌의 알이죠. 새둥지에서 편안하고 여유롭게 쉬었다 가기를 기원하는 의미입니다.”

마을 내 느티나무 한그루가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 노규엽 기자
마을 내 느티나무 한그루가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 노규엽 기자

새둥지라는 이름에는 또 다른 연유도 있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백학저수지에 두루미, 학 등의 철새들이 쉬었다 가고는 하기 때문이다. 새들도 쉬어가고 사람들도 쉬어갈 수 있는 곳, 새둥지마을이 주는 첫인상이다.

INFO 새둥지마을
주소 경기 연천군 백학면 노아로 491번길 86


 

수확 체험은 자연스럽게 요리 체험으로 이어진다 / 노규엽 기자

우리 농산물로 알찬 체험 즐겨보자
농촌체험마을들이 으레 그렇듯이 새둥지마을에도 고추, 감자, 옥수수, 오이 등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들을 수확하는 체험들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수확한 농산물을 이용한 요리 체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새둥지마을은 2012년 농협 팜스테이가 국내 1호로 지정한 식기업 전문농장이기 때문이다. 석정화 사무장은 “아이들은 스스로 만든 경험이 있으면 평소 싫어하는 것도 잘 먹는다”며 “수확과 요리체험을 연계해 아이들 편식을 줄일 수 있는 바른 먹거리 교육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봄부터 가을까지 체험을 하는 ‘볍씨부터 밥알까지’는 벼의 성장과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쭉 볼 수 있도록 하는 체험으로, 집으로 돌아갈 때는 화분에 심어가서 자라는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점이 눈에 띈다.

스스로 주운 돌에 그림을 그리는 돌공예 체험 결과물 / 노규엽 기자

이와 함께 새둥지마을은 경기도교육청 사업으로 진행하는 ‘들판꿈의학교’ 프로그램도 진행한 바 있다. 본 프로그램은 신청한 아이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거의 매주 새둥지마을을 방문하며 농촌 생활의 1년을 지켜보고 그에 맞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허수아비 만들기 등 농사일과 연관된 것들은 물론, 지질해설사와 동행해 연천의 유명 관광지인 임진강 주상절리를 찾아 현장 학습도 하면서 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돌 공예까지 즐겨본다.

농촌의 생활뿐 아니라 주변 놀 거리를 알려주고 직접 즐겨보도록 돕는 것이다. 이때 관찰일지 작성은 필수. 석 사무장은 “즐겁게 체험만 하고 가면 아이들은 무얼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본인이 즐긴 체험에 대해 어땠는지, 편한 점, 좋은 점 등을 자유롭게 쓰게 한다”고 말한다. 농촌에서 즐긴 체험이 체험에서 끝나지 않고, 교육으로 이어지도록 자연스레 유도하는 것이 새둥지마을의 장점이다.

도시민이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 노규엽 기자

새둥지마을 체험은 단체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다. 교육관 2층에는 4인 기준 숙박시설도 준비되어 있어 1박 이상의 휴가 같은 농촌 체험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해바라기와 함께 시원한 풍경을 보여주는 호로고루​도시민이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 노규엽 기자​
해바라기와 함께 시원한 풍경을 보여주는 호로고루​도시민이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 노규엽 기자​

최근 뜨고 있는 인근의 핫스팟, 호로고루
새둥지마을이 있는 백학면에서 서울로 향하는 방면인 장남면에 위치한 호로고루는 삼국시대 고구려가 남쪽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 요새를 세웠던 곳이다. 현재 잘 복원되어있는 동벽이 이름을 알리고 있는데 여름에는 해바라기 축제를 열며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호로고루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드라마의 영향도 있다. 2019년 방영된 SBS 드라마 <VIP>에 나왔는데, 성벽 위로 오르는 돌계단에 ‘하늘계단’이라는 별칭이 붙으며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가 높다. 실제로 계단 아래에서 벽 위를 바라보면, 성벽의 공제선이 하늘과 맞닿아 있어 하늘로 연결되는 계단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하늘이 파랗고 하얀 구름이 뜬 날에는 누구라도 만족할 사진을 건질 수 있으니 새둥지마을과 함께 기분 좋게 놀고 쉬어갈 명소임에 틀림없다.

INFO 호로고루
주소 경기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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