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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시티투어버스 타고 바다로!] 연일 매진 행진, 여수시티투어 알짜만 골라잡은 바다 여행 명품 코스
[시티투어버스 타고 바다로!] 연일 매진 행진, 여수시티투어 알짜만 골라잡은 바다 여행 명품 코스
  • 최혜진 기자
  • 승인 2010.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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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진 / 최혜진 기자
여수시티투어버스는 연일 매진행진을 이루고 있다. 사진 / 최혜진 기자

[여행스케치=여수] 하나, 바닷바람을 가르며 오동도로 향하는 유람선 타기, 둘, 향일암에 올라 아득한 수평선 바라보기, 셋, 해양수산과학관에서 바다 속 엿보기, 넷, 수산시장에서 팔팔한 회 맛보기. 
이상은 여수 바다를 제대로 즐기는 네 가지 방법이다. 그런데 하루짜리 계획 치곤 너무 거창하다고? 여수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가뿐하게 ‘미션 성공’이다. 

남도의 끝자락에 자리한 여수는 섬에 견줄 만한 비경을 곳곳에 품고 있다. 여기에 서대회, 갯장어, 게장 등 바다에서 건져 올린 먹을거리가 풍부해서 사철 여행지로 인기가 꾸준하다. 그런 덕분인지 여수 시티투어버스의 호응도 대단하다. 요즘처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있을 땐 경쟁이 더욱 치열해서 연일 매진 행렬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여수의 명소를 콕콕 짚어 돌아보는 코스가 알차고, 요금이 4000원으로 저렴해서 만족도가 꽤 높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말끔하게 단장한 여수역 앞이 아침부터 부산하다. 시티투어 버스에 ‘탑승 희망자’들이 구름처럼 몰린 탓이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둔 사람들은 곧바로 버스에 올랐지만,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가족들은 버스 앞에서 애간장이 녹는다. 결국 몇몇은 꽉 들어찬 버스 앞에서 아쉬운 걸음을 돌린다. 

사진 / 최혜진 기자
오동도로 향하는 유람선. 사진 / 최혜진 기자

“인사 드리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를 책임질 문화해설사 김채형입니다.” 
버스가 출발하자 “와” 하는 함성과 함께 환영의 박수가 쏟아진다. 문화해설사는 “단체여행인 만큼 시간을 꼭 엄수해 달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꽉 찬 일정을 줄줄이 읊어준다. 오늘 하루 탑승객을 인솔하는 것은 물론, 토박이의 시선으로 여수 이야기까지 곁들일 예정이라니 여행이 한층 풍성해질 것이다. 

바깥 경치를 즐기는 사이 버스는 세계박람회홍보관을 지나 선착장에 닿았다. 오동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함인데, ‘스릴 만점’ 보트를 탈 것인지 ‘유유자적’ 유람선을 탈 것인지 선택이 필수다. 나는 천천히 바다 풍경을 즐길 요량으로 유람선에 올랐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대부분 유람선 쪽이다. 역시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불러 모으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는 모양이다. 

오동도로 향하는 뱃길은 절경의 연속이다. 꽁무니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유람선 뒤로 작은 섬들이 점점이 흩어진다. 그렇게 바다와의 짧은 데이트 끝나면 ‘오동잎을 닮은 섬’에 이른다. 

사진 / 최혜진 기자
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는 시티투어 탑승객들. 사진 / 최혜진 기자

오동도는 동백나무로 빼곡하게 뒤덮여 있어 마치 ‘숲 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 든다. 이런 풍경은 느긋하게 돌아봐야 제맛이지만,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일행을 쫓아다니기 바쁘다. 
“자, 여그 오동도가 조선팔경 중에 첫 번째로 꼽힌답니다. 여기 한번 보십시오. 경치가 겁나게 끝내주지요?” 

맨발 산책로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가 섬 끝에 이르니 한 폭의 신선도처럼 아련한 남해의 비경이 펼쳐진다. 남해는 언제 보아도 깊고 단정한 색이 매력적이다. 등대공원에 설치된 하얀 등대에 올라도, 음악분수대 앞의 벤치에 앉아 있어도 내내 이런 절경이 따라붙는다. 

이어서 도착한 해양수산과학관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19여 개의 수족관에 100여 종, 1500마리의 어류를 전시하고 있는데, 다양한 물고기의 종류만큼이나 해설사의 해설이 흥미롭다.

 “이게 용치놀래기란 물고긴데요.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을 전환하는 물고기예요. 보통 수컷이 암컷을 거느리면서 다니는데, 수컷이 죽으면 암컷이 재빨리 성전환을 하는 것이 참 신기하지요?” 

사진 / 최혜진 기자
항일암에 오르는 길에 펼쳐지는 남해의 절경. 사진 / 최혜진 기자

아이들은 크기가 어마어마한 거북이나 상어 등이 유유히 헤엄을 치는 수족관 앞에서도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다. 투어가 끝난 후엔 수산 종묘 배양장에서 각종 해양생물을 만지면서 직접 바다 속을 체험해본다. 

향일암을 오르는 길은 어쩐지 마음이 무겁다. 작년 겨울, 새해를 앞두고 향일암이 불에 탔다는 소식에 어떤 모습일지 내심 걱정이 된다. 가파른 경사를 타고 바늘구멍처럼 좁은 바위 사이를 통과해서 고대하던 향일암과 마주했는데, 새로 들어선 번듯한 건물이 어쩐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 사람들의 손때가 묻으면 옛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씁쓸한 희망으로 걸음을 옮긴다.  

시티투어의 마무리는 여수수산시장이다. 여수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생선들이 저마다 ‘잘 생긴’ 얼굴을 뽐내고 있다. 인심이 후덕해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횟감을 부탁했더니 큰 놈을 골라 쓱쓱 썰어준다. 시장 2층에 올라 바다를 보며 맛보는 싱싱한 회는 더 이상 말이 필요하지 않다. 꼬들꼬들한 회에 알싸한 돌산갓김치를 척척 걸쳐 먹는 ‘여수의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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