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울산] 대표적인 해안도시이자 공업도시인 울산. 하지만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평범하게 바다만 내세우면 뭔가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래를 테마로 여행할 수 있는 울산은 확실한 장점이 있다.
울산시티투어는 공업도시, 바다의 도시답게 산업체 탐방과 바다생태체험코스가 잘 어우러진 것으로 유명하다. 워낙 볼 곳, 갈 곳이 많은지라 시티투어 코스도 매일 다르다. 울산대공원과 들꽃학습원 등 생태환경 탐방을 위주로 꾸민 생태환경코스를 비롯해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울산이 자랑하는 산업현장을 둘러보는 산업탐방코스, 선바위와 박제상 유적지, 울산암각화전시관 등 지역의 역사를 온전히 둘러볼 수 있는 울산역사탐방코스 등으로 테마를 나누었다.
언뜻 복잡해 보이긴 하나 여행의 목적에 맞게 코스를 세분화해놓은 것이 오히려 친절하게 느껴진다. 아이들과 학습 여행차 시티투어를 이용할 요량이라면 생태환경탐방코스나 역사탐방코스를 둘러보면 좋겠고, 연인과 함께라면 고래박물관이나 고래생태체험관 등을 지나는 울산사랑탐방코스가 좋겠다.
특히 울산에 고래생태체험관이 새로 생기면서 울산은 아이들과 함께 꼭 한 번 들러야 할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체험관만 보고 갈 수도 있지만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알아서 코스를 척척 짜 두었으니 울산시티투어는 연일 예약 종료다. 게다가 정기투어의 경우에는 하루에 한 번밖에 운행을 하지 않는 탓에 경쟁률은 더욱 심하다.
울산시티투어는 작년부터 2층 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1층 버스를 타는 정기투어와는 별개로 평일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운행하고 있어 2층 버스에 타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다.
매일 각기 다른 코스로 짜여 있기는 하나 울산시티투어의 백미는(더구나 여름에는) 누가 뭐래도 고래 탐방과 해변가를 들르는 코스다. 울산에서, 아니 전국에 그 명성이 자자한 간절곶은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에서 새천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장소다.
‘호랑이 꼬리’라고 말하는 영일만의 호미곶보다는 1분 빨리 해돋이가 시작되고,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해돋이 명소로 떠오른 정동진보다는 5분이나 앞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 1등’에 의미를 두는 이들에게는 간절곶이 최고의 일출 명소로 손꼽힌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간절곶은 우리나라는 물론 동북아시아에서도 가장 먼저 해돋이가 시작된다고 하니,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에 꽂힌 이들이라면 간절곶이 딱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낮부터 일정이 시작되는 시티투어를 이용하면 간절곶의 일출은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간절곶이 오직 일출만으로 유명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6년에 간절곶 해변에 세운 거대한 ‘소망우체통’은 일출과 더불어 간절곶을 빛나게 하는 또 다른 볼거리다. 높이가 6m에 이르는 이 거대한 우체통은 그냥 눈으로 구경하는 데만 그치는 모형이 아니다. 실제로 우체통 안에 마련되어 있는 엽서에 글을 써 보내면 배달해주는데, 각자의 소망을 담은 소망엽서는 울산시청으로 접수되고, 각자 사연을 전하고 싶은 이에게 보내는 우편엽서는 보내고자 하는 사람에게 배달된다.
일출명소라는 곳의 특성상 연말연시에 주로 많이 이용하지만 평소에도 애틋하고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아 보내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대왕암도 인지도로만 보자면 간절곶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대왕암은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바위 자체도 훌륭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주변에 꾸며진 시설 덕분에 더욱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일명 대왕암공원으로 불리는 이곳은 숲과 해안절벽의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울산 시민에게는 수시로 산책을 즐기거나 소풍을 나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공원 입구에서 대왕암까지 이르는 600m의 산책로에는 1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소나무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어 한여름 더위를 잊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다. 절벽을 이룬 해안가에는 나무 데크로 만든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한 곳에서 30~40분씩 머무는 울산시티투어의 특성상 공원 내를 모두 둘러볼 수는 없지만 입구에서 대왕암까지 소나무 숲 산책을 하고 구름다리를 건너 대왕암과 동해바다를 구경한 후 바다 산책로를 따라 다시 입구로 나오면 얼추 시간이 맞을 듯하다.
고래의 고장 울산에서 정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고래생태체험관이다. 2005년 개관한 고래박물관에 이어 2009년 고래를 테마로 체험 위주로 꾸며진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은 지난 2월 10만 번째 관람객을 맞기도 했다.
머리 위를 지나가는 터널형 수족관을 지나다 보면 물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들을 만날 수 있다. 지능이 발달한 돌고래들은 이따금 관람객에게 다가와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처럼 돌고래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수족관은 울산이 유일하다. 특히 3D 입체영상에 바람과 물을 이용해 실제 바다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4D 입체영상관은 가장 인기 있는 체험시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