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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엄마와 딸 여행] 숲 속에 숨겨진 여행지, 완주, 다정다감한 겨울 여행의 추억
[엄마와 딸 여행] 숲 속에 숨겨진 여행지, 완주, 다정다감한 겨울 여행의 추억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0.12.28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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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숲 오솔길을 산책하는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편백숲 오솔길을 산책하는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여행스케치=완주] “큰 딸은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취업 준비생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자격증 시험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는데 딸이 갑자기 눈물을 흘렀습니다. (중략) 순간 아직도 시간이 많은데 내가 너무 서둘렀구나 싶었습니다. 도움을 요청해 올 때까지는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여행스케치> 정기구독자로 청주에 사시는 신명자 어머님의 사연은 취준생 딸과의 대화로 시작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다가온 지가 벌써 1년. 직장인들에게도 악몽 같은 2020년인데, 취업 준비생들에게 코로나19는 더 크게 다가옴을 느끼는 사연입니다.

“가족과의 여행은 몇 번 다녀왔지만, 딸과의 단둘이 여행은 간적이 없다”라며, “이제 대학 졸업을 앞둔 딸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따뜻한 어머니의 마음에 ‘완주 겨울 여행’으로 보답하기로 했습니다.

편백나무 사이로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는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편백나무 사이로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는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오성 한글다리에서 기념 촬영.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오성 한글다리에서 기념 촬영.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완주는 전주와 이웃한 곳으로 ‘로컬푸드 일번지, 완주’라는 말이 더 익숙한 곳입니다. 청정하고 정감있는 시골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완주에서의 첫 번째 여행코스는 ‘상관 편백숲 산책’이었습니다.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에 위치한 상관 편백숲은 약 26만평의 임야에 1976년 심어진 편백나무(10만주)와 잣나무(6000주), 그리고 삼나무, 낙엽송, 오동나무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수령(45년)측에 속하지만, 그래도 하늘을 향해 길게 뻗은 편백나무 군락지에 들어서면, 모든 것을 다 잊고 오로지 자연과의 대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딸 김지수 양은 오랜만에 엄마와 손잡고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는 것을 어색해 하면서도 눈가에는 미소가 한 가득입니다. 편백숲 오솔길을 걸어가다 잠시 하늘을 바라봅니다. 청명한 초겨울 하늘을 바라보는 엄마와 딸의 모습에서는 취업 준비에 대한 걱정도 잠시 잊은 모습입니다. 길을 걷다 편백나무를 감싸며 향기에 취하기도 합니다.

마스크로 감추었던 엄마와 딸의 모습이 궁금했지요. 잠시 마스크를 벗은 엄마와 딸의 표정은 편안하면서도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자연으로 떠나온 여행이 이런 행복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엄마 신명자 씨는 “오늘은 3.6km의 산책길을 다 걸어볼 수 없었지만, 따스한 봄날이 되면 다시 찾고 싶은 곳”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답니다.

한지 초지 액자 체험을 한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한지 초지 액자 체험을 한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완주에는 전국 유일한 한지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천년을 빛 낸 우리의 종이, 고려한지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대승한지마을입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트롤리 셔틀버스와 용가마 열차의 위용만으로도 한지마을의 인기를 실감합니다. 승지관으로 들어서면 한지의 전통과 현대를 모두 담은 한지공예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옛 조상들이 한지를 만들었던 방법을 미니어쳐로 자세히 소개해 놓았습니다.

공방 체험 공간에는 전통한지 초지를 비롯해서 한지 초지 액자, 한지 고무신 등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지로 만든 넥타이, 양말, 손수건, 스카프 모자 등은 모두 손빨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수양과 어머니도 작게 제작한 틀을 이용해 한지 초지 액자를 만드는 체험을 했습니다.

마을 주변에 있는 풀과 식물을 이용해 나만의 액자를 만들었는데, 액자를 만들며 나누는 엄마와 딸의 대화에서는 다정한 속삭임도 들렸답니다. 첫날은 따끈따끈한 온돌방이 있는 대승한지마을의 한옥스테이에서 보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여름 화보 촬영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원고택.
방탄소년단의 여름 화보 촬영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원고택.
BTS 힐링 성지 안내판.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BTS 힐링 성지 안내판.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방탄소년단이 2019년 여름 화보집을 촬영하면서 완주의 아원고택과 그 주변이 새로운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번 완주 여행에서 ‘BTS 힐링 성지’를 방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오성제입니다. 오스(O's)갤러리에서 바라보는 오성제는 평범한 시골의 저수지와 다를바 없습니다. 다만, 저수지 둑길에 서 있는 한 그루 소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방탄소년단이 저 소나무에서 여름 화보를 촬영했어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생샷을 건지는 곳”이라고 엄마에게 설명하는 수지 양. 인스타그램에 #오스갤러리 #아원고택을 치면, 총 4만 2000여 건의 게시물이 태그될 정도로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핫플레이스인 곳이다.

햇살 좋은 아침, 오스갤러리 야외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와 딸의 모습은 마치 친구 사이 같이 보였답니다. 엄마와 함께 오성 한글다리를 걸으며, 그녀들만의 정겨운 이야기도 나누었답니다.

아원고택 마루에서 정겨운 모습의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아원고택 마루에서 정겨운 모습의 엄마와 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아원 갤러리.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아원 갤러리.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아원고택 역시 방탄소년단 화보 촬영으로 주말이면 ‘BTS 힐링 성지’를 찾는 여행자로 붐비는 곳이다. 아원고택을 들어서기 전에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이 있다. 바로 아원갤러리이다. 입구에는 ‘완주 BTS 힐링 성지, 소양 아원고택’이라는 안내판까지 만들어 놓았답니다.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 감상이 끝나고, 이층 계단을 통해 아원고택을 만나봅니다. 아원고택 주변으로 짧지만, 아기자기한 산책길이 있습니다. 초겨울이지만, 대나무로 인해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이 길은 주인장의 애정이 듬뿍 담긴 길이라고 합니다.

아원고택의 핫플레이스는 곳곳에 있습니다. 수면에 반영된 앞산을 배경으로 찍는 모습, 한옥에 걸터 앉거나, 마루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 정원을 바라보는 곳곳이 모두 핫플레이스이기 때문입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산속 등대의 모습.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산속 등대의 모습.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이제 완주의 숨겨진 여행지를 소개할께요. 일반적으로 등대는 바다에 있죠. 하지만, 완주에는 산속에 등대가 있습니다. 산속등대의 탄생은 40여 년간 방치한 종이공장의 외관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내부를 리모델링한 곳입니다. 이곳은 ‘산속등대’의 첫 모음만을 빌려와 ‘슨슨’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굴뚝이 등대가 되고, 70년대에 자주 사용됐던 ‘자조, 협동, 닦고 조이자’라는 표어가 벽 외관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누구에게는 힘들었던 시절이, 또 다른 이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입니다.

지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산속등대는 ‘자연과 함께 하는 여행지’입니다. 이곳에서 엄마와 딸은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미술관 관람을 즐겼답니다. 야외에는 고래 놀이터, 아트플랫폼, 별빛광장, 슨슨카페, 등대 등 다양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수지 양은 꽃이 피는 봄이 오면 엄마와 함께 완주를 찾아 더 여유 있는 힐링 여행을 즐길 계획이라고 합니다.

※ 3회에 걸쳐 ‘엄마와 딸 여행’을 떠났습니다. 정성스런 손편지를 보내 주신 독자 여러분 모두를 모시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여행스케치는 겨울이 지나고 ‘꽃길이 열리는 봄’이 오면 새로운 이벤트로 독자 여러분들을 모시겠습니다. 응모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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