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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비대면 여행지를 걷다 ③] 파도 소리 들으며 청정 바닷길을 걷다 사천 이순신바닷길 5코스 삼천포 코끼리길
[비대면 여행지를 걷다 ③] 파도 소리 들으며 청정 바닷길을 걷다 사천 이순신바닷길 5코스 삼천포 코끼리길
  • 류인재 기자
  • 승인 2021.03.10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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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모습의 코끼리바위. 사진 / 류인재 기자​
코끼리가 바닷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모양의 코끼리바위. 사진 / 류인재 기자​

[여행스케치=사천] ‘삼천포로 빠졌다.’ 길을 잘 못 들었다는 뜻뿐만 아니라 주제를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 경우를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던 말이다. 이 말이 이제는 ‘삼천포로 빠지세요’라고 홍보 하는 말이 되었다. 아름다운 항구와 빼어난 해안 경치를 보기 위해 삼천포로 일부러 빠지는 관광객들의 늘어났기 때문이다. 쪽빛 물결이 일렁이는 한려수도의 중심지, 이제는 경남 사천시로 통합된 이곳의 바닷길에서 비대면 도보여행을 즐겨보자. 

사천 이순신바닷길은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거북선을 출전시켜 왜선 13척을 침몰시킨 사천해전을 테마로 조성된 60km의 해안 도보여행길이다. 그중 5코스 삼천포 코끼리길은 삼천포대교를 시작으로 노산공원, 용궁전통수산시장, 유람선 선착장을 지나 남일대 해수욕장과 코끼리바위까지 사천의 주요 관광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알짜 코스다.

대방 군영숲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 사진 / 류인재 기자
대방 군영숲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 사진 / 류인재 기자
대교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대방 군영숲. 사진 / 류인재 기자
대교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대방 군영숲. 사진 / 류인재 기자

INFO 삼천포대교공원
주소 경남 사천시 사천대로 17 
문의 055-831-2730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 심어주는 걷기 길
삼천포대교공원으로 들어서자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와 어우러진 빨간색의 창선•삼천포대교가 감탄을 자아낸다. 창선•삼천포대교는 창선도, 늑도, 초양도, 모개섬, 사천시를 연결하는 연륙교다. 2006년 건설교통부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대교 옆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바다가 펼쳐져 있고, 사천바다케이블카가 바다 위를 가로지른다. 

삼천포대교공원에 있는 모형 거북선. 사진 / 류인재 기자
삼천포대교공원에 있는 모형 거북선. 사진 / 류인재 기자

공원 한 쪽에는 거북선이 있다.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거북선을 출전시켰던 전투이자, 왜군을 크게 물리친 사천해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 1592년 원형에 가깝게 모형 거북선을 제작했다. 

거북선 앞으로 반야월 작사가가 만들고 은방울 자매가 부른 삼천포아가씨 노래비가 있다. 1960년대 부산, 마산, 여수 등지로 오가던 연안여객선을 타고 떠나는 님을 기다리는 삼천포 아가씨의 마음을 담은 노래로, 이 노래가 히트를 치며 삼천포항이 전국에 알려졌다. 

비 내리는 삼천포에 부산 배는 떠나간다 / 어린 나를 울려놓고 떠나가는 내 님이여
이제 가면 오실 날짜 일 년이요 이 년이요 /돌아와요 네에 돌아와요 네에 /삼천포 내 고향으로 -<삼천포아가씨> 중에서

삼천포 대교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기면 주민들에게 군인 숲이라고 불리는 대방 군영숲이 나온다. 이곳은 왜구의 노략질을 방지하기 위해 고려시대 말에 지어진 군인들의 훈련장이자 휴식처였다. 아담한 크기지만 오래된 팽나무와 느티나무가 우거지고, 대교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지나치지 말고 둘러봐야 하는 곳이다. 운동기구와 화장실 등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주민들도 자주 찾는 쉼터이다. 

70년대 모습을 간직한 옛 조선소 거리. 사진 / 류인재 기자
70년대 모습을 간직한 옛 조선소 거리. 사진 / 류인재 기자
굴항. 사진 / 류인재 기자
300명의 수군이 상주 했었던 대방진 굴항. 사진 / 류인재 기자
굴항. 사진 / 류인재 기자
군사 시설이었던 대방진 굴항은 현재 주민들의 산책로로 인기다. 사진 / 류인재 기자

골목길로 접어들면 옛 조선소 거리가 나온다. 1970~80년대 전성기를 이루었던 조선소들은 문을 닫거나 폐선 처리장으로 바뀌었다. 오래된 배들과 70년대의 사무실 풍경이 낯설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옛 조선소 거리를 지나면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카페 ‘로뎀’이 나온다. 카페 옆으로 커다란 돌로 쌓은 담장이 나타난다. 대방진 굴항이다. 조선 순조 때 왜구의 침략을 막고 군대 간 연락을 위해 만든 군항 시설이다. 활처럼 굽은 모양의 굴항을 설치하고 둑을 쌓아 병선을 정박시켰다. 당시 300명의 수군이 상주했던 군사 시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적하고 단아한 모습이다.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여객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재는 운영을 중단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여객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재는 운영을 중단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멈춰있는 삼천포 유람선. 사진 / 류인재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한적해진 거리
바닷길을 따라 걸으니 거대한 유람선이 보인다. 사천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였던 여객선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금은 운항을 하지 않는다. 유람선 선착장 주변 특산물 판매장도 영업을 멈췄다.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였던 거리가 썰렁하다.  

풍차공원이라고 불리는 청널공원의 풍차. 사진 / 류인재 기자
청널공원의 랜드마크인 풍차. 사진 / 류인재 기자
청널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 류인재 기자
청널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 류인재 기자

바다 반대쪽 언덕에 풍차가 보인다. 풍차공원이라고 불리는 청널공원이다. 이곳은 사천시가 유럽형 도시공원을 목표로 풍차를 만들고 조경수를 식재하며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풍차 내부 전망대로 올라가면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삼천포항과 도시의 풍경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풍차 안이든, 밖이든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공원을 둘러보고 삼천포항을 바라보며 계단을 내려와 다시 바닷길을 이어서 걷는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삼천포전통수산시장 앞의 어선들. 사진 / 류인재 기자
삼천포용궁수산시장 내부. 사진 / 류인재 기자
삼천포용궁수산시장 내부. 사진 / 류인재 기자

어선들이 가득 줄지어 늘어서 있는 곳 앞으로 삼천포전통수산시장과 삼천포용궁수산시장이 나온다. 개인 어선들이 잡아온 물고기를 좌판대에서 팔던 재래시장이 2013년 현대식 공영시장을 지으면서 문화체험형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사천시 앞바다는 물살이 세서 물고기의 육질이 단단하고 청정해역에서 잡아 올려 맛있기로 소문이 나있다.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과 바로 손질한 횟감을 구매해 수산시장 앞에 있는 초장집에서 바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신선함은 물론이고 수산시장의 분위기가 맛을 더욱 살려주기 때문이다.

노산공원 입구. 사진 / 류인재 기자
노산공원 입구. 사진 / 류인재 기자
노산공원 산책로. 사진 / 류인재 기자
노산공원 산책로. 사진 / 류인재 기자

삼천포의 추억이 담긴 공원
수산시장을 지나 모퉁이를 돌면 나지막한 언덕이 나타나는데 노산공원이다. 조만종 사천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예전에는 썰물에만 육지와 연결되는 섬이라서 징검다리가 있었다”며 “징검다리를 놋다리라고 불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노산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노산공원은 주민들에게 추억의 공원이다. 조만종 해설사는 “어린 시절부터 소풍을 오기도 하고, 가족, 연인들이 즐겨 찾던 추억의 장소인데 최근 깔끔하게 정비가 되어 좋기도 하지만 옛 모습이 그립다”라고 말했다. 

박재삼문학관 앞의 박재삼 동상. 사진 / 류인재 기자
박재삼문학관 앞의 박재삼 시인 동상. 사진 / 류인재 기자
박재삼 문학관 내부. 사진 / 류인재 기자
박재삼 문학관 내부의 박재삼 글방. 사진 / 류인재 기자

산책로를 따라가자 박재삼문학관이 보인다. 시인 박재삼은 네 살 때 어머니의 고향인 경남 삼천포로 이사 후 성년이 될 때까지 자랐다. <천년의 바람>이라는 대표작을 남긴 박재삼은 서정시의 계보를 잇고 있으며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는 시를 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천의 대표적인 학당인 호연재.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천의 대표적인 학당인 호연재. 사진 / 류인재 기자

박재삼문학관을 둘러보고 나오자 잔디밭 위에 전통 건물이 보인다. 2008년에 복원된 호연재다. 호연재는 조선 영조 46년에 건립된 이 지역의 대표적인 학당으로 지역 인재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던 곳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이곳에 모여든 문객들이 망국의 비분강개를 시문집으로 엮어내자 일본 경찰이 강제로 철거했다. 철거 후에도 서재로 운영되었고, 3.1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기도 한 곳이다.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삼천포아가씨 동상. 사진 / 류인재 기자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삼천포아가씨 동상. 사진 / 류인재 기자

다시 산책로로 돌아오면 눈앞으로 쪽빛 바다가 펼쳐져 조금씩 지쳐가는 여행객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준다. 

노산공원에서 내려오면 바닷가를 따라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어종을 형상화하여 세운 물고기 조형물과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삼천포 아가씨 동상이 있다. 발걸음 발걸음마다 볼 것이 넘치는 곳이다. 

INFO 노산공원
주소 경남 사천시 노산공원길 72 
문의 055-831-3416 

INFO 박재삼문학관
주소 경남 사천시 서금동 101-61
문의 055-832-4953

진널전망대대로 올라가는 계단. 사진 / 류인재 기자
진널전망대대로 올라가는 계단. 사진 / 류인재 기자
남녘 제일의 경치라는 뜻의 남일대 해수욕장. 사진 / 류인재 기자
남녘 제일의 경치라는 뜻의 남일대 해수욕장. 사진 / 류인재 기자

남녘 제일의 경치와 기암괴석
삼천포 신항과 간첩이 침투했던 곳인 진널 전망대를 지나면 삼천포 코끼리길의 하이라이트이자 종착지인 남일대에 닿는다. ‘남녘에서 경치가 가장 빼어난 곳’이라는 뜻의 남일대는 신라 말의 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이 곳을 지나다가 경치에 반해 지었다고 전해진다. 

남일대 해수욕장은 삼면이 낮은 산과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있다. 특히 백사장의 고운 모래는 조개껍질 모래인 점이 특징이다. 조만종 해설사는 “어린 시절 할머니를 따라 일 년에 한, 두 번 남일대 해수욕장을 찾았는데, 어른들이 조개껍질 모래는 석회성분이 많아 관절염과 피부에 좋다며 해변에서 항상 모래찜질을 했다”며 “어릴 때는 해수욕장에 놀러 오는 게 아니라 병을 고치러 오는 곳인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코끼리바위로 가는 길은 21년 5월까지 출입이 금지된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코끼리바위로 가는 길은 21년 5월까지 출입이 금지된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한 코끼리 바위. 사진 / 류인재 기자
삼천포 코끼리길의 종점인 코끼리바위. 사진 / 류인재 기자

백사장에서 멀리 코끼리가 바닷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모양의 기암괴석이 보인다. 코끼리바위다. ‘코끼리바위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을 지나 상점가를 지나자 공사 안내판이 나왔다. 태풍 피해로 해안산책로가 손상되어 복구공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2021년 5월까지는 출입이 금지된다고 한다. 사천 이순신바닷길 삼천포 코끼리길의 마지막 코스인 코끼리 바위를 멀리서 밖에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정비가 끝나면 다시 찾아 코끼리 바위를 가까이서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청널공원. 사진 / 류인재 기자
청널공원. 사진 / 류인재 기자

INFO 청널공원
주소 경남 사천시 청널길 38-35 
문의 055-831-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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