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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K-스테이 ②] 전남 담양, 뜨끈한 구들장과 쉼이 있는 마루, 그리고 돌담길, 달빛무월마을
[K-스테이 ②] 전남 담양, 뜨끈한 구들장과 쉼이 있는 마루, 그리고 돌담길, 달빛무월마을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1.03.17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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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조용식 기자
전남 담양 달빛무월마을의 설송 한옥 모습.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여행스케치=담양] 돌담 옆으로 솟은 굴뚝으로 하얀 연기가 솟아오른다. 설송 한옥 민박을 들어서며 느끼는 장작불 향의 진원지이다. 전남 담양 달빛무울마을의 ‘설송’한옥 민박은 손님이 도착하기 전부터 숙소의 구들장에 온기를 넣어 여행자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주인장이 직접 장작을 지펴주는 한옥 민박.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주인장이 직접 장작을 지펴주는 한옥 민박.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송인숙 설송 한옥 대표.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송인숙 설송 한옥 대표.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시골 집을 찾은 것처럼 익숙해 보이는 풍경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시골 집을 찾은 것처럼 익숙해 보이는 풍경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장작불 지피는 아궁이와 햇살 좋은 마당
잘 가꾸어진 마당의 잔디밭과 주변 경관은 정갈함이 묻어나고, 크고 작은 항아리가 모여 있는 장독대를 보며 구수한 맛과 시골의 정감을 느낄 수 있다. 주인장이 머무는 안채와 여행자를 위한 사랑채는 집 구조상 연결되어 있지만, 출입이 따로 되어 있어 독립적인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아궁이다. 솥이 자리하는 공간에는 장작이 가지런히 놓여 있으며, 이곳을 경계로 방과 화장실, 주방으로 구분된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설송 한옥 민박의 내부 모습.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벽장에 침구들이 들어갈 수 있게 수납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이색적이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펴지면 방안은 따뜻한 온기와 나무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널찍하고 시원하게 보이는 방과 잔디 마당을 볼 수 있는 베란다 크기의 문이 있다. 이부자리를 넣을 수 있는 다락방이 있는 것이 특이하면서도 재미있다. 인덕션과 전자레인지 등이 갖추어진 주방, 샤워 시설이 있는 화장실이 있어 한 가족이 함께 머물러 지내기에 좋다. 

송인숙 설송 한옥 민박 대표는 “분지 형태의 마을이라 햇볕이 잘 들어 기분이 좋고, 가족과 함께 마을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 것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이 달빛무월마을”이라고 말한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잘 손질된 잔디 마당.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INFO K-스테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잠자리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방역은 물론 독립적인 공간, 자연 친화적이며 편리한 숙소를 찾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K-스테이는 일주일, 한 달 살기처럼 장기적인 체류가 가능한 숙소를 찾아 소개하는 코너로 월간 <여행스케치>와 주식회사 수요일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문의 02-338-8837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담양 달빛무월마을의 돌담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봄의 소식을 알리는 홍매화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봄의 소식을 알리는 홍매화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담양 달빛무월마을 문화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마을 입구의 무월당 정자.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마을 입구의 무월당 정자.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700년 전, 터 잡아 정착한 사람 살기 좋은 곳 
솟대처럼 길게 뻗은 나무에 매달은 태극기와 마을기가 이색적인 전남 담양 달빛무월마을. 마을의 모든 소식을 안내해주는 회관에는 메주가 주렁주렁 달려 있으며, 마루에는 동네 주민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 마을은 말이야! 공기도 좋고, 햇볕도 잘 들어. 그리고 (마을 입구를 가리키며) 저기를 봐봐. 마을 풍경이 시원스럽게 보이잖아. 참 살기 좋은 곳이지.”

마을 회관에 앉아 있으니, 무엇하나 가로막힌 곳이 없이 사방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움푹 팬 분지 형태의 무월마을 역사는 700년 전인 고려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 입구에 있는 무월정 옆으로 마을 탄생 설화가 깃들어 있는 목탁바위가 그 오랜 역사를 대변해 준다.

백경숙 달빛무월마을 사무장은 “코로나 19 이후로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담길 따라 산책을 하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라며 “지난해부터 한적한 시골의 정취를 느끼러 오는 여행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마을 돌담길을 걷다가 만나는 토우.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무월마을의 허허공방의 입구.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돌담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토우.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저녁 무렵이나 아침에 마을 돌담길을 따라 산책을 나서다 보면 돌담 위로 재미있는 토우들을 만나게 된다. 익살스럽게 만개한 토우들은 마을 주민들은 물론 무월마을을 찾는 여행자들에게도 환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밝은 인사를 받으며 마을을 거닐면 그 돌담 사이로 마을을 안내하는 개성 넘치는 안내판도 만날 수 있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큰물샘은 예전에 사용했던 우물이며, 지금도 물이 가득하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담양 죽녹원의 휴식 공간.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죽녹원을 산책하는 여행자의 모습.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죽녹원을 산책하는 여행자의 모습.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돌담길을 따라 만나는 중뜸샘과 디딜방앗간, 마을 지킴이 벅수, 골몰샘 등에서 마을의 오랜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마을을 좀 더 넓게 보고 싶다면 마을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어보자. 무월정, 윗뜸정자, 달빛정, 달빛전망대 등의 쉼터에서 마주하는 마을의 전경은 어디서나 탁 트인 풍경으로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달빛무월마을에서 차로 약 10분(5.35km)만 이동하면 창평슬로시티로 잘 알려진 삼지내마을을 만날 수 있다. 창평슬로시티는 삼지천 마을의 고택과 한옥마을에 펼쳐진 돌담길이 잘 보전되어 있으며, 창평국밥, 국수, 떡갈비, 한과 등 전통 먹거리가 풍성하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담양국수거리의 멸치국수와 비빔국수.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담양에서 먹거리로 유명한 곳은 영산강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담양국수거리이다. 멸치국수, 비빔국수, 삶은 계란 등이 주메뉴인 국수거리는 선선한 봄바람이 부는 노천에서 먹는 것이 일품이다. 담양 여행의 필수 코스로 유명한 죽녹원은 담양국수거리 바로 옆에 있다.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된 산책로와 가사문학의 산실인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 면옥헌 원림, 소쇄원 광풍각, 독수정, 환벽당 등 7정자와 한옥 체험장에서 민박을 할 수 있는 시가문화촌을 만날 수 있다. 

사시사철 푸르른 대나무가 올해는 냉해로 인해 유난히 갈색으로 물든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봄이 오고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시기가 되면 대나무도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오듯, 우리의 일상도 코로나 19 이전으로 돌아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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