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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8월호
숲 속 오솔길 걸으며 예술과 마주하는 하루
숲 속 오솔길 걸으며 예술과 마주하는 하루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4.12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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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공주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공주 지명과 관련된 곰나루 전설에 관한 작품들 상설 전시
구도심 나태주 골목길 걸으며 문학의 향기도 느낄 수 있어
연미산 숲속을 걸으며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사진 노규엽 기자
연미산 숲속을 걸으며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공주] 세상이 점점 푸르러지는 신록의 계절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그 속에 파묻혀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텐데, 자연과 어울려 자리 잡은 예술작품들을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 공주 도심에서 가까운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이다.

연미산에 예술작품들이 생겨났던 시기는 10년도 더 넘은 2006.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개최되며 세계 여러 국가의 작가들이 작품을 설치하면서부터다. 오랜 역사에도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SNS를 통해 인기를 끌며 최근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제비꼬리를 닮은 연미산 자락에 위치해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은 공주 도심의 서쪽으로 금강 물줄기를 낀 장소에 자리하고 있다. 곰나루국민관광단지의 강 건너편이라 도심에서 차로 10분 정도면 닿는 거리. 도심 인근의 금강쌍신공원에서 청양 방면으로, 고개를 넘어가는 한적한 도로 꼭대기쯤에 자리해 있다. 고승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은 공주시민들에게는 금강 건너로 보이는 삼각형 산인 연미산에 자리해 더욱 친숙한 곳이라며 연미터널이 개통되어 공주와 대전청양을 잇는 유일한 도로였던 이 곳이 소외되기 시작하며 예술 문화로 재생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미래에 발견된 방주의 모습을 설치한 작품. 사진 노규엽 기자
미래에 발견된 방주의 모습을 설치한 작품. 사진 노규엽 기자
자연미술은 자연 환경에 따라 변하는 모습도 작가의 의도에 담겨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자연미술은 자연 환경에 따라 변하는 모습도 작가의 의도에 담겨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작품 내부로 들어가보거나 만들어진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등 관람이 자유로운 편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작품 내부로 들어가보거나 만들어진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등 관람이 자유로운 편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자연이 파도가 이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작품. 사진 노규엽 기자
자연이 파도가 이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작품. 사진 노규엽 기자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을 즐기기 위해 자연미술에 관한 정의를 가볍게 알아두면 좋다. 고승현 위원장은 작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는 일반 미술과 달리 자연미술은 작가의 의지와 자연의 의지가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장소가 주는 환경과 공간의 의미도 자연미술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 연미산이라는 공간을 빌려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한 것만이 아닌, 연미산의 자연 환경과 계절 등을 고려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가급적 자연조건을 살리면서 교육적, 환경적 체득이 가능하도록 작품을 만든다인간과 자연의 공존, 평화유지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을 둘러보기 전에 공주의 옛 지명(웅진)과 관련된 곰나루 전설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연미산에 살던 곰이 인간 나무꾼을 사랑하게 되어 납치를 했고, 굴에 가두고 같이 살며 곰 두 마리를 출생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굴 입구를 막지 않았더니 나무꾼이 강을 건너 도망쳤고, 나무꾼을 사랑한 곰은 그 모습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강물에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무꾼이 건너간 강기슭은 고마나루(곰나루=웅진)라 불리게 되었고, 곰이 나무꾼을 납치했던 산이 연미산이란 것이다.

INFO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운영시간 오전 10~오후 6(오후 5시 입장마감,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5000, 청소년어린이 3000
주소 충남 공주시 우성면 연미산고개길 98

자연과 이야기가 함께 있는 예술공원
공원 내로 입장하면 등산로처럼 이어진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작품들을 보는 동선이 이어진다. ‘작품감상로라는 이정표가 있어 안내를 해주지만, 길이 얼기설기 얽혀있는 만큼 반드시 이정표를 따를 필요 없이 자유롭게 보고 싶은 작품들을 따라가도 좋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안에는 100여 점에 가까운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주제였던 섞기시대(Neo Mixed Era)의 작품부터 그 이전의 비엔날레 때 설치됐던 작품들도 남아 있어 각기 다른 주제의 작품들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최근 SNS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은 공원 중앙쯤에 위치한 <솔곰>이다. 10m 크기의 커다란 곰이 서있는 본 작품은 곰과 나무꾼의 사랑 아닌 사랑이야기설화에서 시작되었다고 작가는 밝힌다. 송림이 우거져 있는 연미산 중턱에 서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에 주목해 오랜 세월 숲에서 일어난 일들을 지켜보았을 나무 두 그루를 곰의 형상으로 위장시켰다는 것. 작품의 설명 외에도 작품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어 재미난 경험을 선사한다. <솔곰> 내부의 사다리를 조심히 올라 곰의 가슴팍과 얼굴까지 올라가면 각기 구멍이 뚫려있어 내부에서 밖을 볼 수 있고 덕분에 포토존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SNS에서 특히 인기 있는 10m 크기의 작품 '솔곰'. 사진 노규엽 기자
SNS에서 특히 인기 있는 10m 크기의 작품 '솔곰'. 사진 노규엽 기자
곰나루 전설에 관련된 곰 작품들이 상설전시 되어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곰나루 전설에 관련된 곰 작품들이 상설전시 되어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연미산은 곰나루 전설에 나온 곰이 살던 산이라 여겨지는 곳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연미산은 곰나루 전설에 나온 곰이 살던 산이라 여겨지는 곳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숲길을 자유롭게 걸으며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숲길을 자유롭게 걸으며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자연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는 <“노아의 방주오래된 미래, 서기 2200년 어느날...>이라는 긴 이름의 작품을 꼽을 수 있다. 인간이 21세기 기후위기를 대처하지 못하여 남극과 북극의 만년설이 융해되고, 해수면이 70m 상승한 2150년에 육지의 대부분이 수몰되었다가 2200년 방주 형태의 배가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꼭대기에서 발견된 상황을 묘사한 작품이다. 이처럼 자연미술을 통해 작품 감상뿐 아니라 자연과 환경, 생태이야기, 시대에 대한 경고, 가까운 미래에 대한 환경과 문제 등을 배울 수 있다.

공원 내에서 또 의미 있게 둘러볼 공간은 고마나루 설화를 주제로 한 상설전시작품들이다. 고마나루 설화에 등장하는 곰굴 주변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형상화 된 곰 작품들이 이어져 있다. 각각의 작품을 보면서 안내판에 적힌 작가들의 의도를 읽으면 국내 작가뿐 아니라 해외의 작가들이 해석한 우리나라 설화를 작품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롭기도 하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의 색다른 재미는 작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것. 금지 표시가 없는 한 작품 내에 들어가거나 마련된 공간에 앉는 등의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은 모두 둘러보는데 빠르면 1시간, 천천히 감상하면 2시간까지도 돌 수 있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입구로 돌아와 홍보공간 겸 카페인 숲속마루에서 음료를 즐기거나 기념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한편, 고승현 위원장은 자연미술은 배경에 있는 자연을 함께 느끼는 예술이기에,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감상해도 좋다가볍게 비가 오는 날에는 숲의 향기도 진하게 맛볼 수 있으니, 그런 날에 찾아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문학 감수성을 채울 수 있는 구도심 골목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을 둘러보고도 시간 여유가 있다면 공주 구도심을 방문해 봐도 좋겠다. 공산성과 공주산성시장 등 들러볼 곳이 모여 있는 구도심에는 공주의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골목길도 여럿 있어 방문 가치가 높다. 여러 골목들 중에서도 문화 예술의 향기를 계속 이어가기 좋은 곳은 나태주 골목길이다.

 

구도심에 있는 나태주 골목길도 함께 방문하기 좋다. 사진 노규엽 기자
구도심에 있는 나태주 골목길도 함께 방문하기 좋다. 사진 노규엽 기자
나태주 골목길은 제민천 옆에서 느티나무 쉼터를 찾으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나태주 골목길은 제민천 옆에서 느티나무 쉼터를 찾으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나태주 시인의 대표작 '풀꽃'이 그려진 벽. 사진 노규엽 기자
나태주 시인의 대표작 '풀꽃'이 그려진 벽. 사진 노규엽 기자
제민천도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제민천도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공주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대숲아래서>가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한 나태주 시인은 공주시 골목 내에서 시인의 시 한 편 정도는 어디서든 볼 수 있을 정도로 공주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특히,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는 나 시인의 대표적인 시 <풀꽃>은 누구나 들으면 알 정도로 유명하다.

나태주 골목길은 공주 구도심을 지나가는 제민천 옆으로, 반죽교와 대동교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꽃길과 사랑길, 선물길 등으로 테마가 나뉘어 있는데, 각 골목에는 주제와 어울리는 나태주 시인의 시들이 벽에 새겨져 있다.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주택가 좁은 골목길을 거닐며 벽에 적혀진 시를 하나씩 읽으며 걷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문학적 감수성도 채울 수 있다. 나태주 골목길은 그리 길지 않아 찬찬히 3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으며, 골목길과 가까운 공주사대부설고등학교 옆에는 풀꽃문학관이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함께 둘러봐도 좋다.

INFO 나태주 골목길
나태주 골목길은 공주 구도심을 가로지르는 제민천 옆에 자리해있다. 반죽교와 대동교 사이에서 버드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작은 쉼터를 찾으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소 충남 공주시 반죽동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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