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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걷는 내내 살아 숨 쉬는 강을 만나다
걷는 내내 살아 숨 쉬는 강을 만나다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1.04.19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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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광-만경강] 만경강의 허파, 신천습지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의 봄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완주] 겨울에는 몰랐다. 만경강의 봄이 이토록 생동감이 넘치며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주말에 내린 비로 만개했던 벚꽃의 절반이 바닥에 떨어졌지만, 여전히 만경강 벚꽃길은 아름다웠다. 오히려 바닥에 떨어진 꽃잎 덕분에 꽃길을 걷게 되었으니 말이다

지난 4월 5일 만경강 사랑지킴이 회원들의 ‘벚꽃 도보여행’에 동행 취재했다. 지난 호 <여행스케치>에 소개된 ‘만경강 202리 첫발을 내딛다’에 이어 완주군 봉동읍 상장기공원에서 비비정 예술열차까지 약 12.5km 구간을 연재하기 위해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벚꽃길이 펼쳐진 만경강.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사랑지킴이 회원들이 벚꽃길을 따라 걸어가는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사랑지킴이 회원들이 벚꽃길을 따라 걸어가는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의 봄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벚꽃 도보여행의 시작, 봉동 상장기공원
한 달 만에 다시 마주한 봉동당산제단과 노거수는 어느새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으며, 노거수 앞에 모인 회원들은 여전히 만경강과 마을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여름에 지내던 당산제(음력 7월 20일)가 봉동 읍민의 날인 10월 10일로 옮겨진 이야기며, 봉동의 생강이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3호로 선정된 것이 온돌식 토굴 저장 방식 때문이라는 내용과 완주 생강 경관 조성 사업으로 완주 생강이 더 많이 알려졌다는 이야기들이다.

만경강사랑지킴이 회원들이 출발점인 상장기공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사랑지킴이 회원들이 출발점인 상장기공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도보 여행에 앞서 기념촬영 중인 만경강사랑지킴이 회원들.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의 생태 환경을 더 가깝게 볼 수 있는 구간.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의 생태 환경을 더 가깝게 볼 수 있는 구간. 사진 / 조용식 기자

출발 전 용봉교와 수양산을 배경으로 뒷모습 기념촬영을 한 후, 만경강 벚꽃 도보여행이 시작됐다. 바닥에 떨어진 꽃잎은 꽃길이 되어 도보 여행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출발 전 들려야 할 곳은 공용 버스터미널이 부근의 화장실이다. 이 구간부터 비비정 예술 열차까지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사이 은행나무 수꽃을 발견한 만경강 사랑지킴이 회원들은 은행나무의 암꽃과 수꽃을 쉽게 볼 수 없었다며, 은행나무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만경강 아래에 네모반듯한 형태의 공터가 보인다. 주위에 흰 경계선이 그려져 있으며, 가운데는 흙더미가 보인다. 손안나 만경강 사랑지킴이 총무는 “저곳이 바로 봉동 씨름장”이라며 “예전에는 당산제와 함께 봉동 씨름판이 펼쳐졌는데, 당시에는 봉동 씨름이 전국 씨름판을 장악했을 정도였다”고 설명한다. 

봉동 씨름은 오른씨름으로 경기도와 전라도에서, 왼씨름은 경상도, 강원도, 충정도에서 이어져 왔다. 기록에 보면 1931년 제2회 조선씨름대회부터 전국의 씨름대회는 왼씨름 한가지로만 하게 되면서 봉동의 오른씨름은 서서히 잊혀가고 있다고 한다. 손안나 총무는 “지금부터라도 봉동의 씨름을 재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다면, 봉동은 생강에 이어 또 하나의 중요한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봄까치꽃 군락지. 사진 / 조용식 기자
봄까치꽃 군락지. 사진 / 조용식 기자
조팝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만경강. 사진 / 조용식 기자
조팝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만경강.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자연을 벗 삼아 걸으니, 저절로 힐링이 되다
만경강은 이미 봄의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다. 만개한 조팝나무들이 수변을 따라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길 건너편에는 여전히 만개한 벚꽃의 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 보이는 산에도 곳곳에 만개한 벚꽃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완주군 길 따라 걷기 챌린지 행사가 열렸던 걷기 코스 안내 플래카드가 보인다. 이 길부터 한국농어촌공사 하리 배수장 부근까지는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길이다. 하리 배수장에서 비비정 예술 열차까지 구간은 현재 출입 통제를 하고 있으며, 우회해서 가야 한다. 하리 배수장에서 비비정 예술 열차까지는 약 1.5km 거리이다. 

완주만경 힐링트레킹 안내판을 보며, 만경강의 주변을 설명하는 이현귀 회장. ​사진 / 조용식 기자​
완주만경 힐링트레킹 안내판을 보며, 만경강의 주변을 설명하는 이현귀 회장.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 주변 안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봉동교를 지나자 ‘완주만경 힐링트레킹’안내판이 보인다. 이 안내판을 보면 용교마을의 800년 느티나무, 상삼리의 고양이 느티나무 등 이름만 보아도 스토리텔링이 많을 것 같은 나무들이 보인다. 이현귀 만경강 사랑지킴이 회장은 “아쉽게도 이 나무들은 제대로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아 찾아가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군과 마을 주민이 한뜻으로 역사와 스토리텔링이 될 관광자원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동교를 지나 약 2km를 걸어가면 성덕길로 빠지는 지점이 있다. 이곳에도 한 폭의 그림 같은 생태 습지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아직은 갈색의 애기부들 군락 사이로 듬성듬성 초록의 색을 입은 나무들이 보인다. 봄의 계절이라 더욱 눈에 들어오는 이 풍경은 이국적인 느낌마저 든다. 만경강 물줄기와 가까이 가기 위한 길이 보인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과 습지를 조금이나마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자연에서 일용할 양식을 채취하는 사람들의 발자취이기도 하다.

만경강의 허파인 신천습지. 사진 / 조용식 기자
만경강의 허파인 신천습지. 사진 / 조용식 기자
비비정 예술 열차에서 바라본 노을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비비정 예술 열차에서 바라본 노을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신천습지에서 비비정 예술 열차로 이어지는 벚꽃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신천습지에서 비비정 예술 열차로 이어지는 벚꽃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사람과 자전거길이 공존하는 신천습지. 사진 / 조용식 기자
사람과 자전거길이 공존하는 신천습지. 사진 / 조용식 기자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 신천습지
만경강에는 수중보가 여럿 보인다. 하천의 보는 생태계를 교란시키지만, 만경강의 보는 담수성 식물 군락과 모래나 하천의 식생 군락, 그리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만경강을 걷다 보면 수중보를 통해 물이 내려오면서 그 주위로 습지가 형성된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소양천과 고산천이 만나는 회포대교에서 하리교까지의 2km에 걸쳐 있는 신천습지는 예전부터 하천의 폭이 넓어지면서 유속이 느려져 자갈과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하중보가 많이 형성되어 있다. 거기에 수중보가 만들어지면서 더욱 다양한 동식물들의 서식지로 변하게 된 것이다. 신천습지는 예로부터 옥같이 맑고 깨끗하다고 해서 신천옥결(新川玉潔)이라고 했으며, 만경강 6경에 해당한다.

신천습지의 쓰러진 고목마저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되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모습이다. 잠시 앉아서 풀들을 바라보니 봄소식을 알리는 봄까치꽃이 보인다. 이처럼 만경강은 계절마다 다양한 식물들이 우리를 반긴다. 특히 6~8월이면 노랑 어린 연꽃, 왜개 연꽃, 어린 연꽃 등이 화사한 모습으로 군락을 이룬다고 하니 여름날의 만경강 도보여행이 더욱 기다려진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일제강점기에 만경들녘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만경철교. 완주에서 전주로 이어지는 만경철교에는 현재 비비정 예술 열차가 조성되어 관광객에게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비비정의 야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비비정의 야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사진 / 조용식 기자​​
삼례읍 시골피순대의 순대국밥. 사진 / 조용식 기자​​

벚꽃길을 걸으며, 만경강의 5경인 비비낙안을 그려본다. 비비정에서 만경강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풍경을 이르는 말인데, 최근에는 비비정 예술 열차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비비정 예술 열차까지 가는 길은 당분간 출입금지가 되어 하리 배수장 뒤로 돌아가야 한다. 비비정을 가는 길에 만나는 비비정 농가레스토랑은 비비정 마을 할머니들이 마을에서 재배한 로컬푸드를 재료로 조미료 없이 조리한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만경들녘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만경철교에는 비비정 예술 열차가 조성되어 있다. 새마을호 열차를 리모델링한 비비정 예술 열차에는 갤러리,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서 있으며, 이곳은 만경강의 노을을 감상하는 뷰포인트로 잘 알려진 곳이다. 비비정 예술 열차의 주변 여행지로는 삼례문화예술촌, 삼례책마을 문화센터, 삼례성당,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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