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4월호
한적한 시골마을 풍경과 편백나무숲 산책로가 있는 김제 금구 명품길 1코스
한적한 시골마을 풍경과 편백나무숲 산책로가 있는 김제 금구 명품길 1코스
  • 류인재 기자
  • 승인 2021.04.14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의 테마여행] 김제 금구 명품길 1코스
사진 / 류인재 기자
김제 금구 명품길의 편백나무숲. 사진 / 류인재 기자

[여행스케치=김제] 전북 김제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이 떠오르는 곳이다. 만경강과 동진강 사이에 펼쳐진 광활한 평야를 달리며 바라보는 지평선은 가히 절경이다. 이에 더해 김제에는 산책하기 좋은 숲길도 있다. 폐금광, 냉굴, 편백나무숲 등 화려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걷다 보면 감성이 채워지는 김제 금구 명품길을 걸어보자. 

금구 명품길은 금구면행정복지센터에서 대화교까지 이어지는 약 10.7km 걷기 길로 싸드락싸드락(‘힘들이지 않고 되는대로 천천히’라는 뜻의 전라북도 방언) 걸으면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금구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도 좋지만 반대로 대화교에서 걷기 시작해 반대로 걸어도 좋다. 특히 햇빛이 강렬한 정오를 전후해 걷기를 시작한다면 더욱 대화교에서 시작하길 추천한다. 편백나무 숲길을 걸으며 해를 피해 갈 수 있고, 해가 넘어갈 때쯤 선암저수지에 노을이 비쳐 아름답기 때문이다. 

사진 / 류인재 기자
금구 명품길 종합안내판.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사금을 채취했던 양석마을 냇가에 사금 채취 안내판이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사금을 채취했던 양석마을 냇가. 사진 / 류인재 기자

폐금광에서 불어나오는 시원한 바람
대화교에서 출발해 양석마을로 들어서면 먼저 냇가가 눈에 들어온다. 졸졸 흘러내리는 냇가의 앞에는 사금 채취 안내판이 있다. 사금을 채취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양석마을은 1900년대 초 몇 가구만 사는 작은 마을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금광을 개발하면서 인부들이 모여들어 200여 호가 넘는 큰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강보금 김제시 문화관광해설사는 “폐광 이후 일본인들과 인부들이 떠나면서 일본식 숙소나 함바집이라고 불리던 현장 식당 등 일본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었는데, 마을이 개발되면서 지금은 거의 없어지고 한 채만 남아있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금이 많이 나는 지역인 만큼 지명도 금과 관련된 것이 많다. 금의 언덕이라는 뜻의 김제(金堤), 금의 들판이라는 뜻의 금평(金坪), 금의 산이라는 뜻의 금산(金山), 금의 도랑이라는 뜻의 금구(金溝) 등이 있다. 

강보금 김제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래 모악산 자락 밑에 사람 형상의 커다란 금덩이가 묻혀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머리, 팔, 다리, 몸통의 일부분까지 캐 갔다”며 “현재는 몸통의 극히 일부분이 아주 깊은 땅속에 묻혀있다고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냉굴 설명이 있는 안내판. 안내판을 기준으로 양석냉굴 방향과 편백나무숲 방향으로 나뉜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나오는 양석냉굴. 방치되어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 / 류인재 기자

냇가를 지나면 편백숲과 양석냉굴 갈림길이 나온다. 먼저 양석냉굴을 보고 편백숲을 가면 된다.

양석냉굴 방향으로 오르막길을 오르자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냉굴에 다가가자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철골 구조물과 방치된 평상들이 보인다. 평상을 지나 냉굴이 있다는 쪽으로 들어가자 서늘한 바람이 불어나와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준다. 가까이 다가가자 에어컨 바람 못지않은 냉풍이 느껴지는데 오래 머물면 추위를 느낄 정도다. 

일본인들은 꼬갈봉에 터널을 뚫어 금을 캤는데 그 터널에서 일 년 내내 냉풍이 불어나오는 것이다. 냉풍의 영향으로 냉굴은 항상 12도 정도의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90년대 후반부터는 냉굴 입구에 평상을 설치해 여름에는 닭백숙과 닭볶음탕 등을 판매했다고 한다. 시원한 바람이 무더위를 식혀줘 동네 주민들은 물론 타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폐허로 방치되어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사진 / 류인재 기자
편백나무숲에서 피톤치드 향기를 맡으며 걸으면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싸드락싸드락 걷는 편백나무숲
양석냉굴을 보고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편백나무숲 방향으로 향한다. 입구에는 아직 조성된 지 크게 오래되지 않아 그리 굵지 않은 편백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편백나무숲은 총 3개가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 굵고 큰 편백나무들을 볼 수 있다. 

편백나무는 침엽수 중에서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공기를 정화해 주고 자율신경의 안정과 수면을 돕는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사진 / 류인재 기자
편백나무숲의 다리들은 나무로 만들어져 조화롭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울창한 편백나무숲이 해를 가려줘 정오에 걸어도 좋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가기 좋은 편백나무숲의 벤치. 사진 / 류인재 기자

첫 번째 편백나무숲을 지나 두 번째 편백나무숲으로 들어서면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나온다. 강보금 김제시 문화관광해설사는 “금구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했다면 이곳에 닿을 때쯤 휴식이 간절하다”라며 “간단하게 준비해 온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가 가곤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푸릇푸릇한 숲길을 걸으면 기분전환이 된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벤치가 있는 김제 금구 명품길. 사진 / 류인재 기자

피톤치드가 나오는 편백나무숲을 계속 이어서 걸어도 되지만 체력이 부족하거나 조금 더 편하게 걸으려면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가지 않고 임도를 걸어도 된다. 푸릇푸릇한 편백나무숲을 바라보며 임도를 걸어도 충분히 즐겁게 걸을 수 있다. 

편백나무숲을 지나면 한적한 숲속 농촌 풍경이 이어진다. 두릅나무 군락지, 민가, 사과나무들이 구경하는 재미를 준다.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다 보면 정자가 나오는데 정자를 끝으로 오르막길이 끝나고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평지가 이어진다. 편안하게 내리막길과 평지를 걸으면 당월저수지까지 닿는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주민들의 산책 장소로 인기가 좋은 당월저수지.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김제 금구 명품길 안내판.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김제 금구 명품길의 한적한 시골길 풍경. 사진 / 류인재 기자
시골길을 걸으며 농작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시골길을 걸으며 농작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노니는 철새들을 바라보며 걷는 길
당월저수지부터는 차도를 따라 걸어야 한다. 인도가 있는 곳도 있고, 갓길로 가야 하는 곳도 있으니 차를 잘 살피며 조심히 걷는다. 한창 공사 중인 곳도 있어 조심조심 발걸음을 이어간다. 금구명품길 쉼터를 지나면 주위에 싸리나무가 많아 주민들에게 싸리재라고 불리는 축령문화마을이 나온다. 독특하고 예쁘게 지어진 전원주택들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선암저수지는 노을이 지면 더욱 아름다워진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선암저수지에서는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다시 한적한 농촌 도로를 따라 들꽃과 농작물을 보며 걸으면 선암저수지가 나온다. 물가에서 철새들이 달리기 경주를 하는 듯 줄지어 간다. 구성산 계곡에서 맑은 계곡물이 내려와 지금까지 한 번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하는 선암저수지는 노을이 지면 더욱 멋지게 변한다. 철새도래지인 선암저수지에 노니는 철새들과 물가에 비치는 은은한 붉은 노을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선암저수지를 지나 마을을 지나면 종착지인 금구면행정복지센터에 닿는다. 

사진 / 류인재 기자
김제 금구 명품길. 사진 / 류인재 기자

INFO 김제 금구 명품길
금구 명품길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기 때문에 출발하기 전에 화장실에 꼭 들렀다 가기를 추천한다. 도로로 걷는 구간도 있으므로 안전에 유의하여 걸어야 한다. 주차의 경우 금구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한다면 금구면행정복지센터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대화교에서 출발한다면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양석마을 방향으로 들어가며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공터에 주차를 해야 한다. 
주소 전북 김제시 금구면 금구로 44 금구면행정복지센터
문의 063-540-3882

사진 / 류인재 기자
아울카페 입구.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넓은 야외 공간이 있는 아울카페. 사진 / 류인재 기자
사진 / 류인재 기자
당월저수지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는 아울카페. 야외공간에서 쉬었다 가기 좋다. 사진 / 류인재 기자

INFO 아울카페
당월저수지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도보로 20분 정도 걸어 아울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SNS에서 이미 사진 명소로 유명한 카페이며 야외에 널찍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안심하고 쉬었다 갈 수 있다. 
주소 전북 김제시 금구면 월전로 62-29
문의 063-548-110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