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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장애인, 어린 자녀, 다리 불편한 엄마… 여행이 꿈이었다고요?
장애인, 어린 자녀, 다리 불편한 엄마… 여행이 꿈이었다고요?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4.19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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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유니버설 관광을 말하다 ①
서울관광재단 서울다누림관광센터, 유니버설 관광 '초석'
‘휠체어석·리프트 장착’ 리무진·미니밴 인기
휠체어 여행객이 서울관광재단 서울다누림미니밴의 휠체어 리프트에 오르고 있다. 휠체어석과 리프트가 장착된 서울다누림 미니밴은 모두에 열린 유니버설 관광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다. 사진 / 서울관광재단

[여행스케치=서울]# 지체장애인인 A씨(서울)는 지난 3월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엔 1박2일 여정이었음에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휠체어석과 리프트가 장착된 서울다누림관광센터의 미니밴(서울다누림미니밴)이 A씨에게 보다 편리한 발이 된 것. 차량뿐만이 아니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열린 센터 추천 유니버설 관광지에서 봄기운을 느꼈다. 물론 동행한 가족 구성원 모두 여행 만족도가 높아 4월말에도 미니밴을 예약해 뒀다.

#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B씨(충남 천안)는 올해도 서울 도심여행을 기다린다. 지난해 휠체어석이 마련된 서울다누림버스를 이용한 서울관광재단의 시티투어 재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B씨에게 홀로 서울 도심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전철로 서울까지 이동하더라도 여행지에서 유무형의 ‘턱’과 ‘벽’에 가로막혔던 게 사실. 매일 그가 서울다누림관광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에 앞서 서울관광재단(재단) 산하 서울다누림관광센터(센터)를 찾았다. 센터는 서울시민은 물론 서울을 찾는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관광환경을 조성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관광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취지로 2019년 4월 개관했다. 센터는 이달 개관 2년을 맞았다. 그동안 센터는 안팎으로 ‘열린 관광’ ‘배리어 프리’ ‘무장애 관광’ 등을 아우르는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모두를 위한 여행… 유니버설 관광환경이란

서울다누림관광센터
휠체어를 탄 여행객이 서울다누림관광센터의 이동식 경사로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 서울관광재단

 

서울다누림 미니밴을 이용해 여행지를 둘러보는 휠체어 여행객. 사진 / 서울관광재단
서울다누림 미니밴을 이용해 여행지를 둘러보는 휠체어 여행객. 사진 / 서울관광재단

최근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관광환경이 주목받고 있다. 유니버설 관광환경은 장애와 비장애 모두를 아우르면서 연령이나 성별, 국적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여행을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모두’를 위한 보다 편리한 여행을 지향한다.

관광약자를 염두에 뒀을 때 유니버설 관광환경은 장애인을 비롯해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만 8세 이하), 동반자 등을 그 대상으로 한다. 이에 재단은 ▲물리적 환경 개선 ▲정보 접근성 강화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유니버설 관광환경의 핵심과제로 꼽았다. 이는 서울시의 ‘서울관광 중기 발전계획’(2019~23)에 따른 것이다.

물리적 환경 개선의 주요 사업으로는 관광편의시설 접근성 개선 및 유니버설 관광시설 인증제 운영, 휠체어 리프트 차량 서울다누림버스·미니밴 운영, 서울 다누림관광 보조기기 대여소 운영 등이 있다. 

정보 접근성 강화의 경우 서울다누림관광센터 운영, 무장애 관광 온라인 플랫폼 서울다누리관광 홈페이지 운영, 무장애 관광 콘텐츠 제작 및 보급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인식 개선은 무장애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관광업 종사자 서비스 매뉴얼 제작 및 배포를 역점에 뒀다.

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미니밴, 유니버설 관광 ‘물꼬’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에 있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 센터는 유니버설 관광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에 있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 센터는 유니버설 관광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결국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은 관광 관련 시설의 ‘문턱’을 낮추면서 이동 편의와 기기(보조기기) 활용을 꾀해 보다 많은 시민들의 편리한 여행을 도모한다. 온오프라인에서는 각각 센터와 홈페이지가 플랫폼 기능을 담당하고 동시에 유니버설 관광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구비하는 것이다.

센터는 관광정보 안내, 홍보물 제공, 정보 검색대 운영, 여행용 보조기기 대여, 물품 보관함 운영 등 유니버설 관광의 거점이다. 지난해 리뉴얼된 홈페이지는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보기 쉽게 구성됐다. 

지난 2년 동안 센터가 펼친 사업 중 눈에 띄는 서비스는 이동편의에 있다. 휠체어 리프트 등이 장착된 서울다누림버스와 미니밴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을 누빈다.

서울다누림버스는 휠체어석(8석)이 장착된 리무진버스다. 45인승 버스를 29인승으로 개조했다. 휠체어 리프트, 사이드 도어, 휠체어 고정벨트, 측면손잡이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기관 대여와 시티투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다누림 미니밴은 8인승(휠체어석 4석/일반석 4석), 9인승(휠체어석 2석, 일반석 7석)으로 구분되며 각각 돌출형과 매립형 리프트를 적용했다. 추천여행과 자유여행으로 구성된다.  

두 서비스 모두 이용요금은 유류비와 같은 실비를 제외하면 무료이다. 이용 인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방역지침에 맞게 탄력적으로 제한된다. 

보조기기까지… 누구나 다 되는 ‘원스톱 관광’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서울다누림관광여행용보조기기대여소에서 대여소 관계자가 인기가 높은 수전동휠체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서울다누림관광여행용보조기기대여소에서 대여소 관계자가 인기가 높은 수전동휠체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버스와 미니밴에 오른다고 유니버설 관광이 완성될까. 장애인 관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다소 개선됐다지만 여행지의 문턱은 여전한 게 사실이다. 이 점에 착안한 재단은 관광시설 접근성 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관광시설(음식점ㆍ숙박시설ㆍ쇼핑시설 등)에 출입구, 경사로, 자동문, 화장실 등 시설을 개선하는 것으로 공사비용을 최대 1000만원(자부담 2%)을 지원한다. 또 유니버설 인증시설 지정 및 홍보를 지원한다. 그 결과, 2019년 53개소와 2020년 60개소가 각각 지원을 받았다. 유니버설 관광시설 인증은 2019년과 2020년 310개소씩 받았다.

버스와 미니밴을 이용해 여행 목적지까지 ‘선’으로 편리하게 이동했다면 다음은 여행지 내에서 ‘점’으로 구석구석을 여행할 차례다. 이를 위해 센터는 여행용 보조기기를 대여(서울다누림관광 여행용보조기기 대여소)한다. 

수동휠체어, 수전동휠체어, 해변용휠체어, 샤워휠체어, 이동식 경사로, 이동형 리프트, 목욕의자, 유아차(유모자) 등 12종을 대여한다. 이용 요금은 무료이며 보증금 10%는 이용 완료 시 전액 환급한다. 지난해 시범사업 결과 수동휠체어, 수전동휠체어, 경사로 대여가 많았다.

이경재 서울관광재단 시민관광팀장은 “특히 수전동휠체어 대여와 관심이 높았다”면서 “전동휠체어 기능이 있어 휠체어 사용 당사자나 동반자가 편리하게 조작이 가능하고 접어서 휴대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대여소는 수동휠체어, 수전동휠체어, 해변용휠체어, 샤워휠체어, 이동식 경사로, 이동형 리프트, 목욕의자, 유아차(유모자) 등 12종을 대여한다. 사진 / 서울관광재단
대여소는 수동휠체어, 수전동휠체어, 해변용휠체어, 샤워휠체어, 이동식 경사로, 이동형 리프트, 목욕의자, 유아차(유모자) 등 12종을 대여한다. 사진 / 서울관광재단(정리=박정웅 기자)

유모차도 ‘OK'… 40대 딸과 80대 친정엄마의 동행

그렇다면 유니버설 관광의 앞날은 어떨까. 이 팀장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전망도 밝혔다.

이 팀장은 “시범사업 차원에서 운영된 2019년의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사업은 지표 수립과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면 지난해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시기였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호흡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유니버설 사업은 관광 전반에 불어 닥친 코로나19 파고에도 작은 결실을 맺었다. 이 팀장은 일례로 미니밴을 지목했다. 그는 “운전기사까지 지원하는 미니밴의 인기가 높았다”며 “올해는 영유아와 동반자, 가족으로까지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휠체어뿐 아니라 유모차도 탑승할 수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의 수요를 내다보고 있다. 특히 두 자녀 이상을 둔 가족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센터는 30대와 40대 중심의 홍보와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3040세대는 유모차와 함께하는 여행처럼 생애주기별 연령대와 맞아떨어진다는 지점에서다. 이 팀장은 “자녀와 부모, 두 세대를 아우르는 데다 정보 접근성도 좋은 점이 3040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에서부터 어린 자녀, 혹은 다리 불편한 고령의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 언감생심이었던 여행이 현실화하는 게 유니버설 관광이 아닐까. 더구나 수전동휠체어 작동이 미숙하다면 운행보조인력까지 지원한다고 하니 40대 딸과 80대 노모의 아름다운 동행도 기대된다. 

대여소의 다양한 보조기기들. 뒷바퀴를 폭이 넓은 타이어(앞쪽 흰색)로 장착하면 백사장이나 갯벌을 달릴 수 있는 해변용휠체어. 사진 / 박정웅 기자

 

갈 길 먼 장애인 관광, 현주소 봤더니…
 
장애인의 문화 및 여가활동 참여는 TV시청(96.6%, 이하 복수응답), 휴식(44.3%), 외식(34.3%), 컴퓨터(30.5%) 등 다소 정적인 부분에 집중된 반면 관광, 등산, 낚시, 하이킹 등 여행 관련 참여는 6.8%에 그쳤다. 인포그래픽 / 박혜주 기자(보건복지부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최종보고서))
장애인의 문화 및 여가활동 참여는 TV시청(96.6%, 이하 복수응답), 휴식(44.3%), 외식(34.3%), 컴퓨터(30.5%) 등 다소 정적인 부분에 집중된 반면 관광, 등산, 낚시, 하이킹 등 여행 관련 참여는 6.8%에 그쳤다. 인포그래픽 / 박혜주 기자(보건복지부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최종보고서))

 

A씨와 B씨가 그동안 여행을 포기했던 까닭은 물리적 환경에 있었다. 이는 각종 자료에서 확인된다. 물론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가 확대되면서 개선되는 점이 보이긴 하나 나아가야 할 길도 절감할 수 있다. 

정부의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의 문화 및 여가활동 참여는 정적인 것에 집중됐다. TV시청(96.6%, 이하 복수응답), 휴식(44.3%), 외식(34.3%), 컴퓨터(30.5%) 등 다소 정적인 부분에서 참여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동적인 관광, 등산, 낚시, 하이킹 등 여행 관련 참여는 6.8%에 그쳤다.

장애인의 여행 참여 비율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관광공사의 ‘2017년 국민여행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관련 편의시설 부족이 49.7%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행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 걸림돌인 셈이다.

앞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국내여행 불편 응답비율은 87.4%나 됐다. 여행 불편 이유(복수응답)로는 편의시설 부족(74.1%), 관광상품 부재(44.8%) 등을 꼽았다.

조사연도와 조사기관, 그리고 조사방법을 차치하더라도 시간이 지났지만 관련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장애인 관광활동 보장을 위한 정당한 편의제공에 관한 연구’(2019년) 자료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인권위의 관련 실태조사(박물관·숙박시설·시티투어버스 등 7개 유형, 전국 258개 관광사업 대상)에 따르면 매표소에서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신청하고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5개 유형에서 평균 14.0%라는 매우 낮은 접근성을 보였다.

숙박시설의 경우 장애인용 객실의 설치율은 53.3%밖에 되지 않았다. 객실 현관의 활동공간은 28.4%로 매우 낮게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객실 현관에서 단차가 발생하는 경우는 절반 가까이나 됐다. 또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의 경우 장애인용 객실을 포함해도 46.7%만이 가능했다.

유람선, 시티투어버스 등 탈 것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시설의 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 가능한지를 조사했는데 유람선 44.0%, 시티투어버스 34.5%에 그쳤다. 유람선에 탑승하더라도 휠체어 사용자나 보행장애가 있는 사람, 시각장애인 등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다. 특히 바다를 조망하기 좋은 2층 선실이나 갑판 등은 접근이 불가능했다.

시티투어버스의 휠체어 고정장치는 40%나 무용지물이었다. 장치를 사용할 수 없거나 운전기사가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주행 중 안정적이라는 느낀 응답자는 50%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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