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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바다, 바람을 가르다… 시름을 날리다
바다, 바람을 가르다… 시름을 날리다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5.10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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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즐기는 레포츠여행 ①
전곡항마리나 요트 크루징
누에섬과 탄도항을 잇는 바닷길을 배경으로 항해하는 요트.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누에섬과 탄도항을 잇는 바닷길을 배경으로 항해하는 요트.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여행스케치=화성(경기)] 요트가 바람을 가른다. 마리나를 벗어나니 탁 트인 바다다. 요트의 속도는 의미가 없다. 거칠 것 없이 펼쳐진 바다에 뭍에서 묵힌 체증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소금기 머금은 비릿한 바닷바람도 괜찮다. 육지서부터 따라온 시름의 끈이야 절로 놓을 수밖에. 그러니 물길을 재촉하는  어선, 도선, 낚싯배, 유람선에 길을 먼저 내어주는 것은 당연지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답답한 마음을 달랠 겸 바다를 달려봤다. 요트 크루징은 ‘3밀’(밀폐·밀집·밀접)의 환경을 조금 비껴 선 레포츠다. 경기 화성시 전곡항마리나는 요팅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해양레포츠 거점이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데다 주변에 크고 작은 섬들이 많아서다.

나만의 오션뷰… “바람 가르는 맛은 요트죠”

경기만을 향하는 요트. 전곡항마리나에서는 경기만 등 먼 바다까지 요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경기만을 향하는 요트. 전곡항마리나에서는 경기만 등 먼 바다까지 요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전곡항마리나를 찾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번 크루징은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가 키를 잡았다. 그는 세계 최대의 요트마켓인 ‘요트월드’에 등록된 국내 유일의 인터내셔널 요트브로커리지 오피스의 대표로서 인터내셔널 슈퍼요트 딜러와 브로커 자격을 겸비했다. 

이 대표의 손에 이끌린 요트가 전곡항마리나를 빠져나가자 감탄사가 잇따랐다. 햇빛이 종적을 감춘 날이었지만 박무(薄霧) 속 오션뷰는 좌중을 압도했다. 분명 같은 풍광이다. 그렇지만 승선 전 마리나에서의 뷰와는 차이가 있었다. 

전곡항 앞다를 달리는 피싱보트와 어선들. 오른편으로 제부도해상케이블카 공사가 한창인 고렴산이 보인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전곡항 앞다를 달리는 피싱보트와 어선들. 제부도해상케이블카 공사가 한창인 고렴산이 보인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몽환적인 풍광에 넋을 잃었다. 탄도항(안산시)에서 누에섬을 잇는 바닷길이 열려 있었다. 바닷길 사이에 놓인 풍력발전기 3기와 그곳을 걷는 길손들의 모습은 담담한 한 폭의 수묵화였다. 서로를 마주보면서도 요트와 바닷길에서의 조망은 다르지 않을까.

요트의 맛은 얽매이지 않는 데에 있다. 물길을 헤쳐 달리거나 닻을 내리거나 혹은 뭍에 오르는 등 레포츠 여행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달리면서 오션뷰를 눈에 담고 속도를 높여 바닷바람을 가른다. 이런 맛은 그날 그 기분을 따르면 그만. 요트를 해양레포츠의 꽃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이 대표는 “크루징, 앵커링, 피싱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게 요팅의 매력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요트를 찾는 고객 층위가 넓어지고 있다”면서 “요트와 피싱보트를 연계한 럭셔리 차터(전세선)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도 이 지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레포츠 하면 ‘전곡항마리나’, 이유 봤더니

하늘에서 바라본 전곡항마리나.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하늘에서 바라본 전곡항마리나.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과거 뱃놀이는 시간, 비용, 여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양반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중적인 수상레포츠로 탈바꿈했다. 가까운 한강만 나가더라도 요트와 유람선을 체험할 수 있다. 한강이나 유원지에서의 뱃놀이가 지겹다면 바다로 가자. 본격적인 해양레포츠를 즐기려면 전곡항만한 데도 없다.

전곡항마리나에서는 해양레포츠로서 다양한 뱃놀이를 선택할 수 있다. 전곡항 여행스테이션(요트·보트 매표소)은 파워요트를 비롯해 세일링요트, 피싱보트, 유람선 등 다양한 승선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곡항마리나로 입항하는 요트.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전곡항마리나로 입항하는 요트. 사진 / 이종우 에이스요트 대표

전곡항마리나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해양레포츠의 거점으로 통한다.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인프라와 운영 면에서 안정적인 게 인기 비결로 꼽힌다. 총 200척(해상 145척·육상 55척) 수용 규모의 마리나는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부대·편의시설을 갖췄다. 또 환경을 무시할 수 없다. 입파도를 비롯해 육도, 풍도, 승봉도, 사승봉도, 대이작도, 자월도, 덕적도, 굴업도 등 서해의 뭇섬을 둘러볼 수 있어서다. 이중 비교적 가까운 거리(약 14㎞)의 입파도가 대표적인 목적지다.

전곡항은 새로운 체험거리에 들썩이고 있다. 맞은편 제부도를 잇는 해상케이블카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10월 개통 예정으로 2.12㎞에 이르는 해상구간을 자동순환식 곤돌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제부도해상케이블카는 바다 위 구간만 따진다면 국내 해상케이블카 가운데 가장 길다고 한다. 

‘한국관광 100선‘ 제부도를 걷다

제부도 바다열림길(모세길). 물때를 확인하고 건너야 한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제부도 바다열림길(모세길). 물때를 확인하고 건너야 한다. 사진 / 박정웅 기자

제부도는 바다열림길(모세길)로 유명한 곳이다. 간조와 만조가 엇갈리면서 바닷길이 열린다. 4~5m 깊이의 바닷물이 빠진 뒤 약 2㎞에 달하는 길이 나타난다. 물때는 국립해양조사원(바다갈라짐) 예보나 화성시 홈페이지(제부도 통행시간)를 참조하자.

바닷길을 걷기 전 초입의 워터워크(Water walk)에서의 조망을 빼놓지 말자.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모습, 드넓은 갯벌에 드리운 석양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 완공에 앞서 바닷길로 제부도를 찾았다. 

제비꼬리길의 기점인 제부등대. 사진 / 박정웅 기자
제비꼬리길의 기점인 제부등대. 사진 / 박정웅 기자

제부도는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 정도의 작은 섬이나 둘러볼 데가 많다. 특히 섬의 북서쪽 모퉁이를 에워싼 제비꼬리길(화성실크로드 2-1코스)은 화성이 자랑하는 트레킹 코스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폐쇄됐다.

이름처럼 제비꼬리를 닮은 제비꼬리길(약 2.1㎞)은 바다와 산림을 아우른다. 해안산책로(데크길)와 탑재산(68.8m) 등산로를 잇댄 까닭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편하다. 제부등대를 기점으로 등산로나 해안산책로 어느 방향으로 길을 잡아도 되는 원점회귀 코스다. 

제부도 매바위. 사진 / 박정웅 기자
제부도 섬 남쪽 끝의 매바위. 사진 / 박정웅 기자

해안산책로에서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서서의자, 조개의자 등 경관벤치는 레드닷의 본상작이다. 등산로에서는 제부해변과 매바위, 제부등대와 전곡항의 조망을 볼 수 있다. 서해바다의 파노라마뷰는 압권이다.  

제부해변(제부도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그 길이만 1.8㎞에 이른다. 해변의 남쪽 끝에는 매바위가 있다. 매바위가 바라보이는 매바위광장에서의 일몰은 매혹적이다. 제부도가 한국관광공사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에 오른 이유가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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