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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서산의 바다와 갯벌을 즐기는 특별한 방법
서산의 바다와 갯벌을 즐기는 특별한 방법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5.17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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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바다 조망과 코끼리바위
썰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웅도에서 갯벌을 보며 트레킹
서산동부시장에서 맛보는 갑오징어
바다를 향해 달리고 있는 듯한 황금산의 코끼리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바다를 향해 달리고 있는 듯한 황금산의 코끼리바위.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서산] 서산은 산과 바다를 두루 갖춘 지역이다. 아주 높은 산은 없지만 100~300m대 산들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고, 태안을 마주한 해안에서는 푸른빛 바다와 갯벌이 펼쳐진다. 상서로운 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서산에서 산과 바다를 고루 즐기고 제철을 맞은 갑오징어를 맛본다.

서산 제7경 황금산과 코끼리바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지도집 <해동지도>에는 서산에 대해 산세가 읍치를 둘러싸고, 바다가 삼면을 둘러싸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서산에서는 낮은 산을 올라도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산의 북쪽에 있는 삼길포항에서 대산일반산업단지를 지나 서쪽 끄트머리로 향하면 이름부터 남다른 황금산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누런빛의 그 황금을 뜻하는 이름이다. 서산시청 문화관광 페이지에 따르면 황금산의 원래 이름은 항금산이었으며, 옛날 평범한 금을 뜻했던 황금에 비해 항금은 더 고귀한 금으로 여겼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옛 마을 선비들이 산을 항금산이라 불렀고, 실제 금을 캤던 2개의 동굴이 남아있다고 한다.

황금산은 해발 156m의 낮은 산이지만 정상을 오르면서 바다 풍경을 즐기고, 몽돌해변을 찾아가 코끼리바위를 비롯한 아름다운 해안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황금산은 해발 156m의 낮은 산이지만 숲길이 좋아 걷는 맛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금산은 해발 156m의 낮은 산이지만 숲길이 좋아 걷는 맛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을 오르는 길에 태안쪽 서해의 풍경이 열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을 오르는 길에 태안쪽 서해의 풍경이 열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금산 정상에 있는 정상석.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금산 정상에 있는 정상석. 사진 / 노규엽 기자
몽돌해변에 있는 코끼리바위 포토존. 사진 / 노규엽 기자
몽돌해변에 있는 코끼리바위 포토존. 사진 / 노규엽 기자
계단을 넘어 반대편으로 가보면 코끼리바위의 다른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계단을 넘어 반대편으로 가보면 코끼리바위의 다른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금산을 오가는 길에 삼길포항에서 회덮밥을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금산을 오가는 길에 삼길포항에서 회덮밥을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금산 탐방을 위해 산 입구로 들어선다. 탁 트인 야외공간에 자리한 산이지만, 사람들이 꽤 많이 찾는 곳인 듯 입구에서 열 체크와 손 소독을 해야 한다. 산길에 들어서면 시작부터 오르막 계단이다. 그리고 조금 오른 곳에서 좌측으로 길이 하나 더 있다. 계단을 따라 계속 오르면 코끼리바위가 있는 해변으로 바로 갈 수 있고, 좌측 길을 선택하면 황금산 정상에 오른 후 코끼리바위로 갈 수 있다. 멋진 해안 절경이라는 코끼리바위가 더 큰 목적이지만, 이왕 나선 길에 정상을 들르는 코스를 택한다.

황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꽤나 가파른 경사로 이어진다. 하산길로 선택한다면 발밑이 미끄러질 것을 주의하며 걸어야 한다. 오르막을 따라 정상에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오르면 태안군 만대항 방면의 바다가 보여 시원한 풍경을 선사한다.

황금산 정상에는 황금산사라는 사당 건물이 있다. 황금산 산신령과 조선 대의 무신 임경업 장군을 모신 사당이다. 그리고 돌탑처럼 쌓은 정상석이 있는 게 전부. 나뭇가지들에 가려 주변 조망은 올라온 길보다 덜 해 오래 머무를 일은 없다. 정상에서 가파른 계단을 따라 한 능선에 내려서면 이정표가 코끼리바위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잠시 편한 길이 나오지만 이내 코끼리바위가 있는 해변으로 내려서는 길은 돌길이라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몽돌해변의 오른쪽에 자리 잡은 코끼리바위는 서해의 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 볼 수 있는 모습이 때에 따라 다르다. 물이 많이 차오르는 시간에는 코끼리바위의 모습을 원하는 위치에서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미리 물때를 알아두고 가면 좋겠다.

길게 내민 코를 바다에 빠뜨린 모습을 하고 있는 코끼리바위는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생긴 멋진 자연지형이다. 발아래 달그락거리는 몽돌도 암벽에서 조금씩 떨어져 나온 돌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깎이며 만들어진 것일 터. 해변 한 쪽으로는 계단이 있는데, 코끼리바위를 반대 방향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길이다. 계단을 넘어간 해변의 주변 바위들이 더 멋있기도 하고, 코끼리 머리에 꽂힌 듯 자라고 있는 소나무도 더 잘 보이니 양쪽 해변을 모두 들려보는 것이 좋다.

Info 황금산 입구(파파스디마지오커피)
주소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해변길 164-1

Info 삼길포항 회덮밥(미래수산식당)
황금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삼길포항은 우럭이 유명한 곳이다. 항구마을 식당 중 미래수산식당의 회덮밥은 우럭 한 마리를 통째로 넣은 듯한 비주얼로 인기를 높으니, 지나는 길에 식사를 하고 가기 좋다.
주소 충남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147

물때가 맞아야만 입장을 허락하는 섬, 웅도
황금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바다는 태안과 서산 사이에서 반폐쇄성 내만을 형성하고 있는 가로림만 바다이다. 가로림만은 만 입구가 북쪽을 향하는 독특한 지형으로 149종의 대형저서동물들과 습지보호지역 기준면적의 9배에 달하는 염생식물들이 살고 있어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러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2016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고, 현재 충남도에서 가로림만 해양정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가로림만에 자리한 서산의 섬들 중에 웅도라는 곳이 있다. 웅크린 곰의 형상을 하고 있어 곰섬이라 불리는 섬은 도로가 연결되어 있지만, 밀물이 가득 차는 만조 시기에는 차량 출입을 하지 못하는 섬이다. 반면 썰물이 빠진 간조 시기에는 섬 주변으로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 자연의 신비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천연 관광지이다.

웅도는 갯벌이 드러날 만큼 물이 빠져야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웅도는 갯벌이 드러날 만큼 물이 빠져야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웅도어촌체험마을 입구부터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걷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웅도어촌체험마을 입구부터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걷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산책로 도중에 마련된 쉼터에서 풍경을 보며 쉬어가기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산책로 도중에 마련된 쉼터에서 풍경을 보며 쉬어가기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물이 빠져나간 갯벌을 발로 밟아볼 수도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물이 빠져나간 갯벌을 발로 밟아볼 수도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간조 때는 해안길을 따라 걷는 것도 가능하나, 길이 편하지는 않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간조 때는 해안길을 따라 걷는 것도 가능하나, 길이 편하지는 않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웅도에서 꼭 보고 가야할 수령 약 400년의 반송. 사진 / 노규엽 기자
웅도에서 꼭 보고 가야할 수령 약 400년의 반송. 사진 / 노규엽 기자
반송의 가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자연의 기를 듬뿍 받는 듯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반송의 가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자연의 기를 듬뿍 받는 듯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웅도에서의 여행은 웅도어촌체험마을을 기점으로 삼는다. 마을 입구부터 시작되는 나무데크를 따라 갯벌을 눈에 담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데크 중간중간에 계단이 있어 갯벌을 두 발로 밟아보는 경험도 가능하고,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데크길이 끝나면 갯벌과 맞닿은 해안을 따라 웅도 섬의 서쪽 해안을 거닐 수 있다. 웅도의 걷기는 나무데크를 걸은 후, 갯벌 해안을 걷고 어슬렁 1길과 2길을 걸으며 웅도어촌체험마을 입구로 돌아오면 중복 구간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대에는 해안 걷기가 위험할 수 있으니 미리 시간을 가늠해본 후 걸어야 안전하다. 해안에는 제각각의 돌들이 깔려 걷기가 편하지 않으니 잠시만 걸은 후 마을 진입로로 빠져나오는 것도 좋다.

여건에 따라 다른 풍경은 포기하더라도 반드시 들러볼만한 장소가 있으니 웅도 반송이 있는 소나무쉼터다. 반송은 뿌리 부분부터 여러 갈래로 줄기가 뻗어나가는 소나무의 한 종류로, 웅도 반송은 수령이 약 400년에 이르러 웅장한 모습을 뽐낸다. 줄기 하나하나 마다 힘이 느껴지는 반송의 껍질은 애국가 노래 소절처럼 철갑을 두른 듯해 곁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만으로 자연의 기를 받아갈 수 있겠다.

Info 웅도어촌체험마을
주소 충남 서산시 대산읍 웅도리 13-8

여름 대비하기 좋은 보양식, 갑오징어
서산을 찾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르게 되는 곳이 서산동부시장이다. 해방 이후 서산 읍내에 산재되어 있던 장터를 한 곳으로 모으며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시장으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해 시장 투어만으로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산동부시장에는 채소시장, 의류시장 등이 다양하게 모여 있지만, 여행객의 발걸음을 가장 끌어당기는 곳은 역시나 수산물 시장이다. 서해의 시장답게 철에 따라 꽃게나 주꾸미, 각종 조개류 등 다양한 수산물이 구미를 당기는 가운데, 특히 갑오징어는 서산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제철 음식이다.

서산동부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갑오징어. 사진 / 노규엽 기자
서산동부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갑오징어. 사진 / 노규엽 기자
갑오징어는 일반 오징어에 비해 살이 두툼하고 더 쫄깃해서 회로 먹는 것이 인기가 높다.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갑오징어는 일반 오징어에 비해 살이 두툼하고 더 쫄깃해서 회로 먹는 것이 인기가 높다. 사진 / 채동우 사진작가

 

갑오징어의 제철은 4월부터 10월까지 길지만, 보통 5~6월에 즐기는 식재료로 많이 각광받는다. 크고 둥근 몸통에 작고 짧은 다리를 가진 갑오징어는 특이한 생김새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몸통 안에 석회질의 길고 납작한 뼈가 갑옷 같다 하여 갑오징어라 이름 붙은 이 생물은 단백질이 70~80% 함유된 고단백질 식품이다. 타우린도 풍부해 간 기능 보호 및 피로 해소 효과가 있어 여름철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식재로다.

일반 오징어처럼 회로 먹거나 볶음, 찜 등 먹는 방법이 다양한데, 일반 오징어에 비해 살이 두툼하고 식감이 더 쫄깃해서 인기가 높다. 특히 회는 부위에 따라 오도독 씹히는 맛도 있어 일반 오징어보다 만족도가 높다. 다른 수산물도 대개 그렇듯이 갑오징어도 당연히 살아있는 생물을 횟감으로 이용하는데, 간혹 죽은 지 얼마 안 된 갑오징어를 시장에서 구할 수 있어 볶음이나 숙회, 찜 요리로 이용하면 가격 면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겠다.

Info 서산동부시장
주소 충남 서산시 시장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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