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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지금은 여행명소, 한때는 유령섬이었다
지금은 여행명소, 한때는 유령섬이었다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6.0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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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보다 작은 유령섬, 홍콩 임틴 차이의 환골탈태 스토리
되살린 전통·역사에 문화 콘텐츠 결합… 자체 페스티벌 개최  
19세기에 이탈리아 양식으로 완공된 홍콩 임틴 차이의 성요셉 성당. 섬의 후손들이 공을 들인 성당 보수 공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보존 부문 공로상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 홍콩관광청
섬이 되살아난 이후 임틴 차이는 자체적으로 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 / 홍콩관광청
온라인 전시를 통해 공개된 올해 임틴 차이 아트 페스티벌의 '리빙 인 하모니'(Living In Harmony). 사진 / 홍콩관광청
온라인 전시를 통해 공개된 올해 임틴 차이 아트 페스티벌의 '리빙 인 하모니'(Living In Harmony). 사진 / 홍콩관광청

[여행스케치=서울] 유령섬으로 방치됐던 작은 섬이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과 역사를 되살리고 문화를 접목한 홍콩의 임틴 차이(Yim Tin Tsai·鹽田仔)가 그 주인공이다.

사이쿵 지역의 임틴 차이는 지명이 말하듯 ‘작은 염전’을 가리킨다. 면적은 한국의 마라도(0.3㎢)보다 작은 0.24㎢에 지나지 않는 작은 섬이 버려진 섬에서 여행자들이 찾는 여행지가 됐을까. 

임틴 차이가 주목되는 이유는 섬의 역사·문화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은 점이다. 임틴 차이의 과거로 되돌아가보자.

임틴 차이는 중국의 소수민족인 하카족의 본거지로, 한때 1000여명의 주민들이 염전으로 생계를 꾸렸다. 섬의 기운은 육지 이주가 늘어난 1960년대 쇠락했다. 주민들이 떠난 자리를 맹그로브숲이 대신했고 이윽고 주민이 살지 않는 유령섬이 됐다.

버려진 섬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후손들은 임틴 차이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섬에는 하카족의 옛집 등이 복원됐고 산책로와 도자기 박물관 등이 들어섰다.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멈추는 곳은 성요셉 성당이다. 19세기에 이탈리아 양식으로 완공됐다. 섬에 들어온 후손들은 성당 보수에 공을 들였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보존 부문 공로상에 이름을 올렸다.

임틴 차이는 자체적으로 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문화·예술 탐방, 자연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맞고 있다.

1일 홍콩관광청 관계자는 “임틴 차이는 현재 사이쿵에서 페리로 15분이면 닿지만 과거 외딴 섬에 속해 소금이 귀했던 300년 전 정부가 세금 징수마저 포기했던 곳”이라면서 “후손들이 섬으로 들어오면서 중국의 하카와 로마 카톨릭 문화가 공존하는 의미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임틴 차이로 들어온 하카족의 후손들은 300년 된 전통의 조상들의 염전을 복원했다. 사진 / 홍콩관광청
임틴 차이로 들어온 하카족의 후손들은 300년 된 전통의 조상들의 염전을 복원했다. 사진 / 홍콩관광청

후손들은 조상들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염전을 복원했다. 2013년부터 300년 된 염전 복원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지난 4년 전 바닷소금 생산을 시작했다. 이 소금은 초기 기념품 단계를 넘어 식용 소금으로 소량(월 400~500병) 유통되고 있다. 

홍콩관광청 관계자는 “바닷소금 생산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가이드 투어와 체험 프로그램, DIY 워크숍이 임틴 차이의 또 다른 여행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임틴 차이 아트 페스티벌은 인간을 주제로 펼쳐지고 있다. 사진 / 홍콩관광청
올해 임틴 차이 아트 페스티벌은 인간을 주제로 펼쳐지고 있다. 사진 / 홍콩관광청
자연 위에 인간이 꽃피운 문화를 만나는 임틴 차이 아트 페스티벌
임틴 차이 아트 페스티벌은 섬이 가진 독특한 문화를 테마로 마을 주민들이 예술가들과 협력해 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예술, 종교, 문화, 유산 그리고 자연을 통합,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에 대한 경험을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제공한다. 
섬 전체가 ‘오픈 뮤지엄’이 되는 이 페스티벌은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다. 다음달 16일까지 인간을 주제로 14개의 새로운 작품을 포함해 총 31개의 작품들을 온오프라인으로 소개하고 있다. 온라인 전시는 홍콩관광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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