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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이달의 테마여행 ②] 힐링의 고장을 더 상큼하게 하는 장성호 수변공원
[이달의 테마여행 ②] 힐링의 고장을 더 상큼하게 하는 장성호 수변공원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06.10 0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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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출렁다리인 ‘옐로우출렁다리’.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장성]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을 오갈 때마다 시선을 끌어가는 장성호. 장성읍내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장성호가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아름다운 호수와 수변길, 출렁다리, 그리고 로컬푸드마켓과 카페까지 명품 힐링로드를 다녀왔다.

상품권으로 주차장 주변 수변길 마켓이나 카페, 장성군내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전주에서 여행 온 정동원시와 일행.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성읍 용강리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장성호 제방을 오른다. 주차장 주변과 제방에는 노랑‧빨강‧하얀 꽃들이 몽실몽실 피어 있고, 제방의 맨 꼭대기 지점에 “옐로우시티 장성”이란 글자가 큼지막하게 앉아 있다. 

주차장에서 곧바로 장성호 꼭대기까지 오르는 계단이 있다. 경사도가 장성호 제방과 같아서 가파르다. 이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왼쪽에 좀 더 편한 황금대나무숲길이 있다. 수변길 입구까지 전 구간(290m)이 지그재그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이용하는 길인데 길옆에 황금빛 대나무, 황금 편백 등 노란색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제방 경사면에 노랑 금계국과 양귀비꽃, 샤스타데이지꽃이 만발해 있다. 옐로우시티 장성이 그냥 지어낸 이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호숫가에 있는 정성호 수변길은 나무 데크길과 흙길이 반복된다. 중간에 여러 군데 쉼터도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성호 수변길은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잠시 출입을 금지했다가 지난 2월 중순 다시 문을 열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성댐은 1976년, 4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던 여러 마을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킨 후 만들어졌다. 나라에서 하는 일이고, 모두 잘 사는 길이라니까 주민들은 따랐다. 소설가 문순태는 <징소리>라는 소설로 고향을 내준 실향민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댐이 준공된 후,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되었고 전국에서 청소년들이 수학여행을 다녀갔다. 여의도 면적 두 배, 저수용량 10만 톤에 이르는 대형 댐은 ‘내륙의 바다’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농업용수를 가둬 놓고, 하류 지역 농민들이 한해를 걱정하지 않고 농사를 짓게 했다. 그러나 관광객의 발길은 금방 시들어버렸다.

수변길에는 카페와 베이커리,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성호 수변길에 설치해놓은 이정표. 사진 / 박상대 기자

입장료 3천원 내고 돌려받는 상품권
그런 장성댐이 이제 호수가 되었다. 물을 가둬 놓는 댐이 아니라 사람들이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호수가 된 것. 상류에선 수상 레포츠를 즐기고, 호숫가 수변길에선 호수를 감상하며 길을 걷고 있다.

장성호는 파란 하늘과 진초록 산그림자를 품고 있었다. 까마득히 펼쳐진 드넓은 호숫물은 마치 유리창 같다. 아주 작은 물결도 없는 호수는 사슴의 눈동자처럼 맑고 고운 자태를 뿜고 있다. 

“여기에서 입장료 3,000원을 내면 장성사랑 상품권 3,000원어치를 드립니다. 장성군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어요.”

입장권을 판매하는 매표소 앞에서 안내원이 설명한다. 호숫가 수변길을 개통한 후 많은 여행객이 찾아왔다. 군청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무작정 입장료를 받으면 인심이 사납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궁리 끝에 장성사랑 상품권을 떠올렸다. 여행객이 장성군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입장료를 받은 듯하지만 상품권을 돌려주니까 안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참 멋진 계산이고 거래다. 

왼쪽은 성미산과 백암산이고 오른쪽은 장성호다. 호수 건너 짙게 우거진 산(감투봉)이 있고, 그쪽에도 수변길이 열려 있다.

숲속으로 난 길을 걷는다. 소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어께를 맞대고 숲을 이루고 있다. 수변길이 열리기 전에는 임도가 있어서 안쪽 마을 사람들과 바깥 마을 사람들이 오갈 때 이용했다고 한다. 

장성호 수변길은 치유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장성군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두 번째 출렁다리인 '황금빛출렁다리'. 사진 / 박상대 기자

수변길은 숲속으로 난 흙길과 호수 위에 데크를 놓아 만든 길이 반복된다. 호수물이 맑다. 상류에서 오폐수가 흘러들지 않고, 비가 온 뒤에 플라스틱이나 비닐 따위 쓰레기가 떠내려 오면 곧바로 걷어내기 때문에 물이 맑다.  

물속에서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헤엄쳐 다닌다. 어른 팔뚝만한 잉어들과 손바닥만한 붕어가 주종을 이룬 듯하다. 물고기를 본 아주머니들은 감탄사를 연발하고, 아이들도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친다.    

힐링이 별건가? 호수에서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를 구경하는 것, 숲속에서 파닥거리며 날아가는 산새들을 보는 것, 여린 나뭇잎이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힐링 아니겠는가!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피어난다.
 

장성호 앞 주차장에는 질 좋은 지역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수변길 마켓'과 푸드 포장트럭도 운영 중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숲길에는 활엽수들이 있어서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성호 하부 미락단지에 있는 거송회관에서 맛본 메기찜. 미락단지에는 여러 종류의 음식점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아이스커피 마시며 산그림자를 감상하고
수변길에는 중간에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앉아서 사색에 젖을 수 있는 의자들이 있고,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있다. 전망이 좋은 곳에 앉아서 쉬기 좋은 돌도 있다. 호수에 드리워진 산그림자를 감상하라는 유혹도 이어진다. 

“출렁다리가 두 개 있어요. 첫 번째 ‘옐로우 출렁다리’입니다. 장성군을 관통하는 강이 황룡강이잖아요. 그 전설의 황룡을 형상화한 주탑을 세웠어요. 길이는 154m, 약간 흔들리지만 풍광이 아주 멋져요.”

지은경 문화관광해설사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카페 뒤쪽 풍경도 아름답다고 권한다. 카페에서 아이스커피 한 잔을 마시면 도시에 두고 온 모든 귀찮은 것을 잊고 자연에 순화된다.

다람쥐가 갈참나무에 매달려서 여행객에게 반갑게 손짓한다. 산비둘기들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다. 철쭉은 마지막 꽃잎을 피우고, 물푸레나무는 하얀 꽃송이들을 뿌린다. 꽃잎이 시들어버린 둥굴레와 곧 꽃대를 밀어 올릴 원추리도 보인다.  

두 번째 다리 앞에도 카페와 편의점, 김밥집이 있다. 그런데 이 ‘황금빛 출렁다리’에는 주탑이 없다. 주탑이 없고 다리 상판이 수면 쪽으로 내려가며 포물선을 이룬 형식인데 중간지점은 수면과 3m 정도 떨어져 있다. 무서울 정도로 흔들리지는 않지만 적당히 스릴이 있다. 

다리를 건너면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장성호가 아주 넓고 멀리 보인다. 두 번째 출렁다리에서 3.7km 직진하면 북이면 수성리에 조정경기장이 있고, 조금 더 가면 장성호 관광단지가 있다. 많은 여행객이 이곳 출렁다리전망대에서 시계를 보며 계속 갈지 돌아갈지 갈등하고 선택한다.

좋은 길, 명품길은 길을 걷는 사람에게 시간을 많이 내준다. 이런저런 볼거리가 많아야 명품길이다. 사실 명품길은 여행하는 사람들이 만든다. 천천히 여유 있게 걸으면 명품길이 된다. 길을 걸으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을 뇌에 접수하여 마음을 촉촉하게 적실 수 있어야 한다. 

장성호 수변길은 볼거리는 많고, 길은 좁다. 그런데 바쁘다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가거나 뜀박질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출렁길에서 돌아나와 장성호 제방 건너 수변길을 걷는다. 현재 2.6km만 닦아놓았다. 대나무숲길을 지나고 흙길을 걷는다. 장성군은 호수 전체를 수변길로 연결하는 ‘수변 백리길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장성호를 한 바퀴 도는 수변 백리길이 완성되길 기대한다.

INFO 장성호 가는 길
위치 장성읍 용강리
장성호 수변길 거리 : 수변길이 시작한 지점에서 첫 번째 다리까지는 1.2km, 두 번째 다리)까지 1km, 다시 조정경기장까지 3.7km. 다리길이 154m. 시작점에서 장성호관광지까지 8.4km. 
장성호 가는 버스(장성읍 출발): 9:45, 11:00, 11:4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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