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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해수부 선정 한적한 해수욕장' 완도 예송해수욕장
'해수부 선정 한적한 해수욕장' 완도 예송해수욕장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07.14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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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수욕장 특집
완도 보길도의 일몰. 사진 / 박상대 기자
완도 보길도의 일몰.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완도] 완도에서 서남쪽으로 23.3km 떨어져 있고, 노화도와 연도교로 이어진 섬 보길도. 해안선 길이는 41km이다.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가 있어 유명하며, 윤선도 원림은 명승지로 지정되었다. 그 남쪽에 상록수림과 몽돌로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다.

보길도(甫吉島)란 이름보다 더 예쁜 이름 예송리(禮松里)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각종 상록수가 있는 바닷가 마을이다. 적자봉과 큰길재, 광대봉으로 이어진 마을 뒷산에 아름다운 곰솔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보길도의 유명세에 비하면 예송 해변은 유명세가 덜하고 관광객이 많이 몰려드는 해수욕장이 아니다. 

보길도에 있는 중리해수욕장에서는 틈틈이 완도해양치유센터에서 출장 치유 서비스를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보길도에 있는 중리해수욕장에서는 틈틈이 완도해양치유센터에서 출장 치유 서비스를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송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하는 피서객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송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하는 피서객들. 사진 / 박상대 기자

그런 까닭에 올해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한적한 해수욕장’에 선정됐는지도 모른다. 한적한 해수욕장은 코로나19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해 방문객 분산을 유도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이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기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도입한 전략이라고 한다.

한적한 해수욕장이 되려면 해수욕장 인근 5km 이내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연간 방문객이 5만 명 이하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예송 해수욕장은 이용객 3천 명 안팎, 편의시설ㆍ화장실 2개, 샤워 시설 1개, 마을에 펜션과 민박집 10곳 이상을 갖추고 있다.

예송리에 펜션과 수산물판매점이 여러집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송리에 펜션과 수산물판매점이 여러집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송리에 있는 황토방민박집(061-553-6370).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송리에 있는 황토방민박집(061-553-6370).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송 해수욕장은 또 올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해수욕장에 부여하는 국제 인증인 ‘블루플래그’를 획득했다. 블루플래그 인증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환경교육재단에서 안전, 환경교육, 수질, 주변 환경 등 4개 분야 137개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해수욕장에 부여한다.

실제로 예송 해변은 주변에 유인도와 양식장이 많이 있는 바닷가 마을인데도 불구하고 해변이 깨끗하다. 안병성 보길면장은 마을 주민들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청소를 한다고 말한다. 해변이 깨끗해야 전복양식장에도 피해가 없고, 마을 이미지도 좋아지고, 주민들의 삶의 질도 좋아진다는 사실을 인식한 때문이다.

예송리는 친환경 해변으로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았다. 마을 안길과 민박집도 깨끗하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송리는 친환경 해변으로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았다. 마을 안길과 민박집도 깨끗하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해변 안쪽에 300년 이상 된 상록수림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해변 안쪽에 300년 이상 된 상록수림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상록수림 사이로 조성해 놓은 산책로. 사진 / 박상대 기자
상록수림 사이로 조성해 놓은 산책로. 사진 / 박상대 기자

둥글납작한 청명석과 상록수림이 아름다운 해수욕장 
예송리 상록수림은 300여 년 전에 마을 주민들이 거친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방풍림이다.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소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데 천연기념물 40호로 지정되어 있다. 아름드리 상록수림 사이로 산책로와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상록수림은 방풍림 역할을 하고 밀물일 때는 물고기를 유인하는 어부림 역할도 한다. 상록수림은 한낮에 해수욕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할 때 훌륭한 그늘을 제공한다.

상록수림을 지나 바닷가로 가면 몽돌해변이다. 둥글납작한 몽돌, 거무튀튀한 색깔과 하얀색, 회색 돌(청명석)이 1.4km 해변(폭은 평균 50m)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린이와 어른 주먹만 한 돌들이 쌓여 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서로 몸을 맞대고 부딪치며 견디어 왔는지…. 몽돌 위에 다시마를 말리는 주민들이 있다. 이곳에서 양식하는 다시마는 주로 전복 먹이로 사용하는데 종종 말려서 판매하는 주민들도 있다.

몽돌해변은 경사가 20~30도 정도 된다. 밀물일 때는 물속 깊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해수욕을 할 때는 안전요원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물은 맑다. 저 앞에 전복 양식장이 있지만 동네 앞 바다가 워낙 넓어서 사계절 맑은 물이 드나든다. 기자는 오래 전에 이곳 숲속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다. 예송리는 낮에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밤이 되면 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된다. 

첫째는 별이다. 밤하늘에 널려 있는 은하수와 별들은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여러 종류 별자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번째는 자갈들의 노랫소리다. 수천수만 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불러대는 자갈들의 노래다. 파도가 밀려오는 크기에 따라 자갈들의 곡조도 달라진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천상의 소리가 여행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예송리의 아침은 일찍 열린다.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부터 새들의 지저귐이 아침을 함께 연다. 그리고 해돋이도 장관이다. 조용한 바닷물을 붉게 물들이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할 수 있다. 

예송리 해변에서 400m 건너편에 예작도라는 작은 섬이 있다. 이 섬에도 사철 푸른 상록수림이 조성되어 있는데 감탕나무는 수령 300년 이상 되는 천연기념물이다. 내년 완공 예정으로 출렁다리를 연결하고 있다. 보길면사무소의 김진하 팀장은 “예작도에 산책로와 쉼터를 마련하여 여행객에게 색다른 구경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고산의 아들이 지었다는 곡수당. 낙선재 아래쪽에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고산의 아들이 지었다는 곡수당. 낙선재 아래쪽에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보길도 윤선도원림에 있는 조선시대 대표 정원 세연정. 사진 / 박상대 기자
보길도 윤선도원림에 있는 조선시대 대표 정원 세연정. 사진 / 박상대 기자

고산 윤선도의 향취가 남아 있는 부용동정원
보길도에는 남쪽의 적자봉(赤紫峰, 425m), 동쪽의 광대봉(311m), 서쪽의 망월봉(364m) 등 산세가 잘 발달해 있다. 숲에는 소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참가시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황칠나무를 재배한다.

적자봉과 망월봉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골짜기를 부용동이라 한다. 부용동정원(芙蓉洞庭園)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풍수지리 대가인 고산이 노년기 13년 동안 사망할 때까지 머무르던 유적지이다.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임금의 항복 소식을 접한 고산은 세상을 멀리하고자 제주도로 가던 중 보길도의 자연경관에 심취해 집을 짓고 눌러앉았다. 

고산 윤선도가 사망할 때까지 머물렀던 집 낙선재. 사진 / 박상대 기자
고산 윤선도가 사망할 때까지 머물렀던 집 낙선재. 사진 / 박상대 기자

산세가 부용꽃을 닮았다 하여 부용동이라 이름 짓고, 아침이면 산안개가 머물다 가는 적자봉 자락에 집(낙선재)을 짓고, 맞은편 산중턱 바위 언덕에는 동천석실을 지어 놓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낙선재 아래쪽에 고산의 아들이 조성했다는 곡수당(曲水堂)이 있다. 곡수당에는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다가 폭포를 이루고 아름다운 물소리를 내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아들은 하루에 세 번씩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아버지에게 문안 인사를 드렸다고 한다. 

고산은 부용동 아래 부황리에 연못을 만들고 세연정(洗然亭)을 만들었다. 돌로 물길을 막아 연못을 만들고, 연못 가운데 바위에 정자를 지은 세연정은 지금도 조선시대가 낳은 명품 정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항상 물이 고여 있고, 여름에는 연꽃이 핀다. 

후세 사람들이 세연정이 있는 부황리에서 고산이 살았던 낙서재가 있는 곳까지 아우러서 보길도 윤선도원림(園林)이라 부르고 있다. 고산은 이곳 윤선도원림에서 불후의 명작인 <오우가(五友歌)>와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 등을 지어 후세에 남겼다. 

세연정 연못에 자라와 남생이를 누군가 방생해놓은 모양이다. 여행객이 다가가도 꿈쩍하지 않고 바위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보길도에는 해안을 따라 도로가 조성돼 있다. 이름값을 하느라고 섬 전체가 깨끗하고, 민박집도 깨끗하다. 예송리에서 공룡알 해변인 보옥리까지는 도로가 없고, 산책로인 ‘어부사시사 명상길’이 조성되어 있다. 격자봉 능선 동쪽 해안 절벽을 따라 약 5.2㎞ 거리다. 멧돼지도 많이 있으니 혼자 걷는 것보다는 여럿이 같이 걷는 것이 안전하겠다. 

보길도 특산품 전복. 사진 / 박상대 기자

보길도 특산품 전복

보길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보길도 특산품으로 전복을 꼽는다. 전국 전복 생산량 가운데 70%를 완도에서 생산하고, 완도군 전복의 70% 안팎을 보길도 앞바다에서 생산한다. 자연산 전복도 있지만 주로 양식이다. 주민들이 보길도 전복이 더 맛있고, 살점이 탄탄하다고 말한다. 양식장이 있는 바닷물이 고여 있지 않고 좌우로 흐르고, 해저에 규석 암반이 있어서 전복이 더 건강하다고 한다. 

INFO
보길도 가는 길 : 완도 화흥포와 해남 땅끝마을에서 아침 07시 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오후 6시까지 여객선이 운행되고 있다.
보길도 택시 : 061-553-8876(미터요금, 예약 가능)
섬내 셔틀 버스 : 배 시각에 맞춰 운행(1인 1000원)
예송리 관광안내 : 061-553-5899

전라남도 한적한 해수욕장 13선. 디자인 / 박혜주 디자이너

“오세요! 한적한 해수욕장으로”

해양수산부에서 선정한 2021년 ‘한적한 해수욕장’에 전라남도에서는 13곳이 선정되었다.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시점에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해수욕장이다. 가족단위 소그룹이 함께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는 해수욕장을 소개한다. 

■전라남도 한적한 해수욕장 13선■
①목포 달동 외달도 ②보성 회천 율포 ③여수 돌산 방죽포 ④해남 송지 송호 ⑤고흥 두원 대전 ⑥고흥 영남 남열 ⑦장흥 안양 수문 ⑧함평 돌머리 ⑨영광 홍농 가마미 ⑩신안 임자도 대광 ⑪신안 증도 짱뚱어 ⑫진도 조도 관매도 ⑬완도 보길도 예송 해수욕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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