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자전거여행 발목’ 평일 전철 휴대승차 금지, 왜?
‘자전거여행 발목’ 평일 전철 휴대승차 금지, 왜?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7.08 12:42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는 7호선 허용, 코레일은 중앙선 ‘금지’·경춘선 ‘시범운영’
남한강·북한강으로… 인기노선 코레일에 거는 막연한 기대
“저탄소 기조에 역행... 도심내 이용 시급하나 교외선부터 열어야”
옛 북한강철교를 달리는 자전거 여행객들. 수도권 자전거 여행객이 많이 찾는 남한강자전거도로의 명소로 꼽힌다. 왼쪽은 경의중앙선이 달리는 새 철교. 사진 / 독자제공
옛 북한강철교를 달리는 자전거 여행객들. 수도권 자전거 여행객이 많이 찾는 남한강자전거도로의 명소로 꼽힌다. 왼쪽은 경의중앙선이 달리는 새 철교. 사진 / 독자제공

[여행스케치=서울] #1. A씨(64·서울 구로)는 한때 평일에도 자전거로 서울에서 양평을 여행했다. 힘에 부치면 전철(중앙선)을 탔다. 혼잡한 주말보다는 한산한 평일 시간대를 이용했다. A씨는 “전철로 점프하면 보다 멀리,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면서 “평일 중앙선에도 자전거를 실을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점프’는 자전거 이용객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로, 체력적 부담을 덜기 위해 여행 중 전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2. 자전거 동호회원인 B씨(71·서울 노원)는 “출근 시간이 지나면 전철에 여유가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를 금지한 것에 다소 아쉬움을 내비친 그는 “우르르 떼로 몰려다니는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코로나 상황 아니겠냐”고 했다. 과거 동호회 단위의 무질서한 휴대승차 이용 행태를 꼬집은 것. 그러면서 “일반 이용객을 먼저 배려하는 상식과 에티켓을 잘 지키면 자전거 휴대승차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주말 중앙선 전철에 자전거를 휴대승차한 모습. 사진 / 독자제공
주말 중앙선 전철에 자전거를 휴대승차한 모습. 사진 / 독자제공

전철로 점프하고 싶은데… 평일 휴대승차는 언제쯤
A씨와 B씨처럼 평일에 수도권에서 외곽으로 자전거를 타려는 이들이 많다. 번잡한 도심 한강을 벗어나려는 것. 목적지를 오가는 사이에 전철을 이용하려는 수요는 많다. 여행 당일 컨디션(체력적 부담), 날씨 등 내·외부 변수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다. 인기 노선은 남한강자전거도로(경기 양평 방향)와 북한강자전거도로(강원 춘천 방향)를 끼고 있는 경의중앙선과 경춘선이다. 모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광역전철 노선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평일 전철 점프는 여의치 않다. 코레일의 해당 약관이 2018년 9월부터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를 금지(접이식 제외)한 것. 일반 이용객 불편과 혼잡도 등의 이유였다. 코레일은 그 전까지 평일 휴대승차를 탄력적으로 허용했다. 친환경 교통이나 레저 수단, 나아가 대중교통 일환으로 자전거를 바라보는 인식이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됐다.

전철을 연계한 자전거 여행객이 몰리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됐다. 자전거레저특구로 수혜를 입은 양평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두 노선 중 경춘선(상봉-춘천역) 구간에 한해 평일 휴대승차가 시범 운영 중에 있다. 경의중앙선은 여전히 닫힌 상태다. 양평군의회는 이듬해 코레일에 경의중앙선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 금지 해제를 촉구했다.

경춘선을 따라 이어진 북한강자전거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여행객들. 사진 / 독자제공

‘시범운영’ 경춘선, 상시운영?… 경의중앙선도?
평일 휴대승차를 바라는 주 수요층은 젊은 층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장·노년층이다. 이들은 휴대승차가 허용된 주말(공휴일)보다는 평일을 선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혼잡한 주말을 피하고 싶어서다. 이들은 코레일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2개월 진행 예정이었던 경춘선 시범운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분위기가 좋다면 경춘선 상시운영은 물론 나아가 경의중앙선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들은 또 평일 휴대승차 상시운영에 들어간 다른 사례를 주목한다. 서울지하철 7호선과 인천공항철도의 선례다. 출퇴근 시간 외 혼잡도를 따져봤을 때 7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경춘선 모두 비슷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교통공사는 7호선에 대해 경춘선처럼 같은 기간 시범운영을 펼친 뒤 지난 1월부터 상시운영(평일 오전 10시~오후 4시)에 들어갔다. 인천공항철도 또한 지난 4월부터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를 탄력적으로 허용하는 기준을 조정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시범운영 이후 지하철 이용객 17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4%가 7호선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 사업 정식 운영에 긍정적이었다. 또 응답자 중 실제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를 경험한 시민의 만족도(82.8%)는 더 높았다. 7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고 혼잡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내부적으로도 상시운영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경의중앙선에 거치된 여행객들의 자전거. 사진 / 독자제공
경의중앙선에 거치된 여행객들의 자전거. 사진 / 독자제공

7호선은 열었는데… 코레일은 여전히 ‘신중 모드’
다만 코레일은 신중한 입장이다. 7일 코레일 관계자는 경춘선 상시운영에 대한 질문에 “자전거 평일 휴대승차에 따른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평일 휴대승차를) 추진할 예정이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시범 운영 중인 현재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중앙선 등 다른 노선으로의 확대 여부에 대해서도 “평일 휴대승차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으나 반대로 자전거 휴대에 따른 불편 민원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오수보 (사)자전거21 상임대표는 “코레일의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 기준은 저탄소 기조의 시대적 흐름과 역행한다”면서 “도시내 이용(도심 전철 휴대승차)이 시급하지만 우선 수도권에서 교외로 나가는 것부터 평일 휴대승차를 허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2023-02-11 11:43:07
지하철 타고 놀러가서 자전거 타는게 무슨 저탄소 ? 자전거 안타고 다니면 되잖아. 지하철에 자전거 금지해야된다고 봅니다.

중립기어박고알려줄게 2021-11-02 16:25:37
열차 끝 한칸을 자전거 전용으로 사용중인 것과 좌석으로 사용하는 것 이렇게 혼용하지 말고 열차 끝 한량 전체를 자전거 전용으로 구분해서 일반 이용객은 이용치 못하도록하면 서로 마찰 안생김. 여성칸 전용도 있는 마당에 자전거 칸 만드는 거야 어려울 것 없잖아?

뚜벅이 2021-07-09 14:33:43
7호선 러시나 비러시 항상 객실 혼잡도가 높습니다. 몇몇 자전거 타시는 분들로 일반승객들에게 피해를 주면 되겠습니까? 평일에 자전거 지하철 승차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