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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이곳이 영남알프스! 고산습지와 계곡을 만나는 천황산~재약산 연계 산행
이곳이 영남알프스! 고산습지와 계곡을 만나는 천황산~재약산 연계 산행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7.08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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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파노라마뷰가 펼쳐지는 천황산 정상
재약산에서 만나는 층층폭포와 흑룡폭포의 위용
원점회귀 산행코스로 표충사도 들르기 좋아
영남알프스 완등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천황산~재약산을 올랐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남알프스 완등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천황산~재약산을 올랐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울주] 가장 높은 가지산(1241m)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9개 산군을 일컫는 영남알프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2021년 한 해 동안 9개 봉우리에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어 보내면 기념 은화를 증정하는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을 비롯해 밀양, 양산, 청도, 경주 등 5개 도시에 걸쳐 자리 잡고 있는 영남알프스의 9개 봉우리를 모두 오르려면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단순히 인증샷을 목표로 가장 빠른 코스를 택해 정상만 다녀오는 방법도 있겠지만, 기왕 산행을 한다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편이 더 보람 있을 것은 당연하다. 그 첫 번째 코스로 천황산과 재약산을 둘러본다.

원점회귀 가능한 밀양 표충사에서 시작
울주군과 밀양시를 접하고 있는 천황산과 재약산은 두 지역에서 오르내릴 수 있는 등산로가 잘 형성되어 있다. 울주 방면에서는 울산광역시 학생교육원 인근의 배내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해 능동산을 거쳐 천황산과 재약산을 오른 후 주암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추천할 만하고, 밀양 방면에서는 표충사에서 산행을 시작해 원점회귀할 수 있는 코스가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어 계획 잡기에 좋다. 두 코스 중 표충사 원점회귀 산행으로 코스를 잡은 건 오르고 내리는 등산로에서 여러 폭포를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산행 전에 들른 표충사. 죽림사였던 옛 이름처럼 사찰 뒤편으로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산행 전에 들른 표충사. 죽림사였던 옛 이름처럼 사찰 뒤편으로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천황산 등산로에는 돌 계단이 많아 발디딤이 주의하며 올라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천황산 등산로에는 돌 계단이 많아 발디딤이 주의하며 올라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폭포를 보고 지날 수 있는 천황산 금강동 구간. 사진 / 노규엽 기자
금강폭포를 보고 지날 수 있는 천황산 금강동 구간.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에 가까워지면 바위너덜지대가 한 차례 나타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에 가까워지면 바위너덜지대가 한 차례 나타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주변의 나무가 키 아래로 낮아지면 정상에 거의 다다른 것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주변의 나무가 키 아래로 낮아지면 정상에 거의 다다른 것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남알프스 완등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정상석과 함께 인증샷을 찍어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남알프스 완등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정상석과 함께 인증샷을 찍어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석에 설치된 2021년 인증 표식. 사진 / 노규엽 기자
정상석에 설치된 2021년 인증 표식. 사진 / 노규엽 기자

 

산행에 앞서 먼저 표충사를 들러본다. 표충사는 재약산 아래에 있는 절로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 유정대사의 충훈을 추모하기 위한 표충사당이 있는 절이다. 표충사는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을 당시의 이름이 죽림사였는데, 이름대로 절을 둘러싼 대나무 숲이 지금도 뒤편에 무성히 자라고 있어 경치를 풍족하게 해준다.

표충사를 둘러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원점회귀 산행이므로 천황산과 재약산 중 어느 곳으로 먼저 향할지 정해야 한다. 사자평고산습지와 옥류동천의 아름다움을 하산길에서 편히 즐길 속셈으로 천황산을 먼저 오르기로 한다. 천황산으로 향하려면 표충사 현판이 걸린 입구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길을 잡고 한계암과 금강폭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등산로 초반은 편안하다. 길옆으로 맑은 계곡이 보여 눈을 시원하게 한다. 경사진 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계단이 나오는데, 이곳부터 힘차게 흐르는 계곡을 따라 금강폭포와 은류폭포 등 절경을 보며 산행을 이어가게 되어 더욱 즐거워진다.

은류폭포를 지나면 가파른 오름길의 연속이다. 계곡 소리가 점점 아래로 멀어져가는 가운데, 계속 오르는 길이 이어지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너덜지대와 숲이 빼곡한 길을 지나는 등 풍경이 계속 바뀌지만, 능선에 도착할 것 같으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아 지치기 쉬운 구간이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리니 한걸음씩 꾸준히 속도를 내는 것이 좋다. 이내 길 옆의 나무들이 키를 낮추며 능선에 닿으면 천황산 정상은 금방이다. 천황산 정상 사자봉은 사방으로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하고 정상석 옆으로 둥그렇게 돌탑이 쌓여있는 것이 특징. 날이 좋으면 운문산, 가지산,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을 조망할 수 있겠지만 날이 흐린 날에 찾아 아쉬웠다.

Info 표충사
문화재관람료 어른 3000, 주차료 2000(중소형 기준)

주소 경남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1338

천황재 지나 재약산 수미봉으로
천황산 사자봉에서 재약산까지 거리는 이정표 상으로 1.8km. 능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하므로 역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초원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보며 내려가는 길은 포근함을 준다. 이내 천황재에 이르면 울주 방면 배내골로 향하는 길과 표충사 내원암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만나는 사거리다. 천황재부터 재약산까지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천황산에 천황재까지 내려선 후, 다시 재약산을 올라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천황산에 천황재까지 내려선 후, 다시 재약산을 올라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재약산 구간에서는 초원 같은 풍경과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진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재약산 구간에서는 초원 같은 풍경과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진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하산하는 구간에서 만나는 사자평. 사진 / 노규엽 기자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하산하는 구간에서 만나는 사자평. 사진 / 노규엽 기자

 

재약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바위가 많이 보인다. 산정의 기암괴석을 보는 맛이 있어 사자봉을 올랐던 지루하고 긴 오름길보다는 재미를 준다. 이내 도착하는 재약산 정상에는 나무데크 전망대만 보이고 정상석이 보이지 않는데, 뒤를 돌아 바위 위를 보면 정상석이 있으니 놓치지 말자.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샷을 찍으려면 꼭 체크해야 하는 일이다. 사실 재약산 정상에 전망대가 있는 이유는 가을 억새로 유명한 사자평고산습지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지만, 정상 능선이 구름에 잠긴 날에는 온통 하얀 세상밖에 볼 수 없었다.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원점회귀하는 하산길은 계속 계단이 이어진다. 사자봉으로 오르던 길에 비하면 관리가 잘 되어 편하게 내려갈 수 있지만, 반대로 이 길을 오르는 길로 택했다면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에 지치기는 마찬가지였겠다. 멋들어진 반송 한그루를 지나 계속 하산하면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길을 만난다. 내려가는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사자평고산습지와 고사리분교터로 갈 수 있는 길이 나뉘는데, 어느 길을 택할지는 선택의 자유다. 재약산 정상에서 보지 못한 사자평으로 길을 잡았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았다면 멋진 풍경을 뽐냈을 곳이지만, 가까이에서 본 사자평은 감흥이 덜 해 아쉬움이 남는다.

영남알프스 이름을 느끼게 해주는 풍경들
사자평에서 다시 편안한 길을 따라 내려간다. 이내 만나는 이정표에는 표충사로 내려가는 길이 두 개 있음을 알린다. 작전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5km 길과 층층폭포를 지나는 3.8km 길이다. 작전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 몸도 마음도 편할 것이나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당연히 층층폭포를 지나는 산길을 택해야한다.

층층폭포를 보는 길은 작전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다시 산길로 접어드는데, 계단을 내려서면 보이는 폭포의 위엄이 지금까지 보았던 모든 풍경을 잊게 해준다. 층층폭포는 상단의 폭포수가 흘러 못을 이루고, 이어 하단으로 또 한 번 떨어지며 아름다운 소와 골짜기를 만들어 층층폭포라 부른다. 100만평을 넘는 분지인 사자평이 폭포에 영향을 주어 수량이 연중 많은 편이라고 한다.

2단 폭포로 구성되어 시원하게 물이 쏟아지는 층층폭포. 사진 / 노규엽 기자
2단 폭포로 구성되어 시원하게 물이 쏟아지는 층층폭포. 사진 / 노규엽 기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흑룡폭포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흑룡폭포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층층폭포를 보고 이어지는 길은 옥류동천을 따라 표충사로 향하는 길. 계곡 옆으로는 길을 낼 수가 없었는지 데크와 흙길이 이어지며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지만, 계곡이나 폭포가 보이는 곳에서 잠시 발걸음을 쉬면서 가다보면 그리 힘들지 않다. 그리고 이내 산행의 대미를 장식할 흑룡폭포를 만난다. 층층폭포에 비하면 멀리 떨어진 자리에 만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흑룡폭포지만, 긴 줄기를 멀리서 보는 장면은 국내 폭포 중에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멋지다. 흑룡폭포를 마음껏 눈에 담고 남은 길은 약 2km 정도. 발걸음과 함께할 정도로 낮아진 계곡 옆을 걸으며 표충사로 돌아가게 된다.

Info 영남알프스 완등
울주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영남알프스 완등 프로그램은 2021년부터 2029년까지 이어질 장기 프로젝트이다. 참가자는 매년 11일부터 1231일까지 9개 봉우리에서 정상석 인증샷 촬영을 마치고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인증 작업을 완료하면 기념은화형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매년 1회 완등완료 도전이 가능하며, 매년 다른 테마의 기념은화형 메달이 증정된다. 카카오톡에서 영남알프스 완등을 검색해 공식채널을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추가하면 보다 자세한 내용과 인증방법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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