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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신라 고도 경주로의 다시 찾는 수학여행
신라 고도 경주로의 다시 찾는 수학여행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1.08.1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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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생경함을 느낄 수 있는 여행
불국사-석굴암은 여전히 수학여행지로 명성 높아
경주동궁원 등 새로운 수학여행지도 생겨나고 있어
불국사의 대표 이미지 중 하나인 연화교와 칠보교, 청운교와 백운교. 사진 / 노규엽 기자
불국사의 대표 이미지 중 하나인 연화교와 칠보교, 청운교와 백운교.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경주] 과거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 천년을 이어져온 문화유적들이 많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과 불국사, 석굴암 등등 찬란했던 시기의 관광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 유명세로 인해 국민 대다수는 이 도시를 학창시절부터 만나보았다. 대표적인 수학여행지인 경주로 추억여행을 떠나본다.

나의 경주 수학여행을 떠올려본다. 불국사를 갔던 일은 생각이 나면서도 무엇을 보았었는지는 잘 떠올려지지 않고, 열심히 버스를 타고 내린 기억은 있지만 어느 곳들을 방문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에는 학교 친구들과 며칠씩 떠난다는 흥분에 갇혀 막상 무엇을 보았는지의 기억이 불분명한 것이다. 그래서 세월이 지나 예전 그 장소들을 다시 찾으면 색다른 감흥이 들게 되는 여행지가 경주이다.

변함없는 수학여행 코스, 불국사
추억의 수학여행지를 오랜만에 다시 찾기에 앞서 의문이 생겼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오면 어디를 갈까? 하는 것이었다. 경주시청에 문의한 결과,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곳이 바로 불국사와 석굴암이었다. 황룡사 9층 목탑을 1/10 사이즈로 축소 복원하고 경주엑스포공원이 만들어지고 황리단길이 생기는 등 경주의 핫한 여행지가 새로 생겨난 와중에도 수학여행지로서의 경주에서 토함산 불국사는 여전히 이름값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은 불국사는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풍경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오랜만에 찾은 불국사는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풍경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0원 동전의 모델로 친숙한 다보탑도 건재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0원 동전의 모델로 친숙한 다보탑도 건재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비로전 옆의 보물 제61호 사리탑. 어렸을 적에는 못보고 지나쳤던 문화재가 보물임을 알고 놀라기도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비로전 옆의 보물 제61호 사리탑. 사진 / 노규엽 기자
새로운 볼거리 중 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극락전 앞 복돼지상. 사진 / 노규엽 기자
새로운 볼거리 중 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극락전 앞 복돼지상. 사진 / 노규엽 기자

 

그 이유에 대해 불국사에서 만난 손주남 경북문화관광해설사는 남아있는 사찰 중 규모가 제일 크고, 불국사를 지을 당시인 경덕왕 때는 신라 문화가 가장 발전했던 시기라 경주 수학여행에서 불국사는 빠질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오랜만에 찾은 불국사는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처음에는 보이는 풍경이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불국사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이자 대표적인 이미지인 연화교와 칠보교, 청운교와 백운교 앞에 서면 기억 속에만 남아있던 추억들이 되살아난다. 옛날 수학여행 사진자료를 찾아보면 단체 기념사진 장소였던 불국사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들은 현재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다. 옛날처럼 청운교 계단에 올라 사진을 남길 수는 없지만 그 덕에 앞에 설치된 안내판을 찬찬히 읽으며 무지개 모양의 곡선과 연꽃 문양 등을 찾아본다. 학창시절에 했어야할 수학여행을 이제야 실천하는 셈이다.

청운교를 뒤로 하고 옆으로 돌아 경내로 들어서면 또 하나의 불국사 대표 이미지인 다보탑과 석가탑이 다시 찾아온 수학여행객을 반긴다. 수학여행 당시 이곳에서 학급 단체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데, 이 장소가 이리도 좁았나 하는 의구심도 함께 든다. 몸집으로는 당시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음에도, 새삼 다르게 다가오는 석가탑과 다보탑의 모습이 세월의 흐름을 깨닫게 한다. 그 와중에 불국사를 찾아온 현재의 학생들이 즐겁게 장난치는 것을 보며 저 학생들도 나중에 불국사를 다시 찾아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손주남 해설사는 최근의 불국사 수학여행에 대해 코로나19의 영향도 있겠지만 옛날에는 봄과 가을에 단체로 오던 것이 최근에는 연중 가족 단위로 찾는 모습으로 변화했다예전에는 관광 목적이 강했다면 요즘 세대 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한 여행으로 찾아온다고 말한다.

Info 불국사
입장료 어른 6000, 청소년 4000, 어린이 3000
주소 경북 경주시 불국로 385

빼놓을 수 없지만 아쉬움도 남는 석굴암
불국사와 가깝기에 수학여행지의 메인으로 빠질 수 없는 곳이 석굴암이다. 일제강점기 때 불국사역이 생기며 시작된 경주로의 수학여행에서 석굴암은 절대 빠질 수 없는 코스였다.

특히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석굴암은 일출 장소로 찾는 수학여행지였다. 경주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은 토함산 아래 숙소에서 잠을 잔 후, 새벽 같이 일어나 토함산을 올라야 했다. 사방이 어스름한 상황에 선생님들의 억지(?) 인솔을 따라 산을 오를 때는 불만도 쌓였을 테지만, 막상 석굴암까지 올라 동쪽으로 떠오르는 해를 볼 때는 아무 말 없이 풍경에 눈을 꽂아두었을 것이다. 지금은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일출을 보기 위해 석굴암을 찾는 수학여행 코스는 없지만, 그 추억을 간직한 채 석굴암으로 오르는 옛길을 걸어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

나이를 먹고 다시 찾은 석굴암에서 더 많은 것이 보이기도 한다. 사진 / 경주시청
나이를 먹고 다시 찾은 석굴암에서 더 많은 것이 보이기도 한다. 사진 / 경주시청
석굴암이 실내에 갇혀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석굴암이 실내에 갇혀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유리 너머로 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을 석굴도로 달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유리 너머로 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을 석굴도로 달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석굴암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 모아놓은 발굴 당시의 유적들. 사진 / 노규엽 기자
석굴암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 모아놓은 발굴 당시의 유적들. 사진 / 노규엽 기자
석굴암 주차장에서는 타종 체험도 해볼 수 있다. 1인당 1천원. 사진 / 노규엽 기자
석굴암 주차장에서는 타종 체험도 해볼 수 있다. 1인당 1천원. 사진 / 노규엽 기자

 

다시 찾은 석굴암의 아쉬운 점은 산 아래부터 석굴암을 오르는 고된 과정이 생략되다보니, 불국사에 비해 볼거리가 너무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주차장에서 10분 남짓만 산길을 걸으면 도착하는 석굴암. 오직 인공석굴 안에 자리한 부처님을 보는 것 외에는 둘러볼 것이 없다.

그럼에도 건축적으로 뛰어난 인공석굴을 보는 감회는 남는다. 아니, 예전에는 큰 불상을 보고 지나가는 일이 고작이었다면 이제는 눈이 트여 양옆과 뒤에 새겨진 사천왕상과 십일면관세음보살상 등까지 세세히 살필 수 있게 되니 새로워졌다는 표현이 맞겠다. 정순옥 경북문화관광해설사는 석굴암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해설 시간에 맞춰 방문해 설명을 들으며 석굴암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가장 유명하기에 잘 안다고 생각했던 불국사와 석굴암은 세월이 지난 다음에도 한 번씩 다시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수학여행을 함께 한 옛 친구들과 함께여도 좋고, 가족 또는 홀로 찾아도 의외의 감상에 빠져들게 해주는 여행지다.

Info 석굴암
입장료 어른 6000, 청소년 4000, 어린이 3000
주소 경북 경주시 불국로 873-243

새로운 수학여행지로 코스를 잡는 동궁원
옛 수학여행지에 더해 요즘의 학생들에게는 방문할 곳이 새로 생기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으로 여겨지는 동궁과 월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경주동궁원이 있다. 보문단지 인근에 위치한 동궁원은 기와집을 본 뜬 유리 온실이 돋보이는 동궁식물원과 조류 전문 동물원 버드파크로 크게 나눠진다. 식물원에서는 커피나무, 고무나무, 바오밥나무 등 이국적인 정취를 볼 수 있으며, 통유리창을 통해 바깥의 푸른 하늘도 감상할 수 있어 일반 여행으로 방문해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기와집을 본뜬 유리온실이 눈길을 사로잡는 동궁식물원의 외관. 사진 / 류인재 기자
기와집을 본뜬 유리온실이 눈길을 사로잡는 동궁식물원의 외관. 사진 / 류인재 기자
식물원 내부에는 포토존들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식물원 내부에는 포토존들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버드파크에서는 사람을 겁내지 않는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버드파크에서는 사람을 겁내지 않는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 / 류인재 기자

 

민간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버드파크는 새들이 방문객을 겁내지 않고 어깨, 머리 등 신체에 앉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조류 전문 동물원이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숙하게 다가오는 앵무새를 비롯해 바위자고새, 브라운 혼빌 등 이름조차 생소한 여러 새들을 볼 수 있고, 고슴도치와 거북이 등의 동물들도 만날 수 있다. 일반 동물원처럼 철창에 갇힌 새를 밖에서 보는 방식이 아닌, 사람이 커다란 새장으로 들어가는 개념이니 새들과 사람이 서로 놀라지 않게 세심히 관람하는 것이 좋다.

Info 경주동궁원
개장시간 오전 930~오후 7(오후 6시까지 입장)
입장료 식물원 - 어른 5000, 청소년 4000, 어린이 3000
버드파크 - 어른 17000, 청소년 15000, 어린이 12000
주소 경북 경주시 보문로 7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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