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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콩쥐팥쥐의 고향, 한옥에서의 넉넉한 하룻밤
콩쥐팥쥐의 고향, 한옥에서의 넉넉한 하룻밤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8.11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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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테이 ③ 전북 완주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
‘안 되는 게 없는’ 원스톱 가족여행지
전북 완주의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 전경. 2층 복층 한옥 객실은 콩쥐동(오른쪽)과 팥쥐동으로 나뉜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여행객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여행객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여행스케치=완주(전북)] 전대미문의 팬데믹에 한적한 여행지를 찾는 이가 많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더 그렇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인 만큼 덜 붐비는 여행지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가족여행은 숙식과 체험을 여행 목적지 안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좋다. ‘잘 자고 잘 쉬는’ 웰니스 여행이 가능한 한옥리조트라면 금상첨화다. 전북 완주의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가 그런 데다.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는 완주군 이서면의 작은 마을인 앵곡마을에 있다. 앵곡(鶯谷)은 꾀꼬리가 노니는 골짜기란 뜻이다. 30여가구의 소담한 꾀꼬리 마을은 현재 콩쥐팥쥐마을로 통한다. 고전소설 ‘콩쥐팥쥐전’의 배경으로 고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완주군 등에 따르면 소설 속 ‘전주 서문 밖 30리’라는 지리적 공간, 등장인물, 지명 등이 앵곡마을과 맞아떨어진다.

콩쥐팥쥐 이야기를 테마로 한 앵곡마을 골목 벽화.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 이야기를 테마로 한 앵곡마을 골목 벽화.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앵곡마을(콩쥐팥쥐마을)의 콩쥐팥쥐 우물.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앵곡마을(콩쥐팥쥐마을)의 콩쥐팥쥐 우물.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의 고향, 동화마을 ‘한바퀴’
완주군은 앵곡마을을 콩쥐팥쥐마을로 단장을 했다. 마을 곳곳에는 동화 속 이야기와 등장인물 벽화와 조형물이 들어섰다. 마을 밖으론 동화 속 우물과 오솔길을 복원했다. 앵곡마을이 콩쥐팥쥐마을이 된 스토리다. 앞으로 은행제 데크길, 둘레길 등이 확충되면 전래동화 테마마을다운 면모를 갖출 전망이다. 

앵곡마을에는 또 다른 콩쥐팥쥐마을이 있다. 담장이 없는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다. 마을과 경계를 짓지 않아서 여행객과 마을민이 자유롭게 오간다. 사람 사이의 경계가 없다는 뜻이다. 마을과 리조트는 전래동화로 하나가 된 셈이다.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생각이 조화를 이룬 듯하다. 

2층 복층 구조의 한옥리조트.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2층 복층 구조의 한옥리조트. 벽면에는 전규일 작가의 콩쥐팥쥐 예술벽화가 있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2층 복층 구조의 객실 내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2층 복층 구조의 객실 내부.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객실은 천연 황토방으로서 편안한 숙면을 취하기에 좋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객실은 천연 황토방으로서 편안한 숙면을 취하기에 좋다. 맞은편 문을 열면 발코니형 대청마루가 나온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한옥리조트의 외관과 구조를 들여다보자. 유명 작가의 콩쥐팥쥐 벽화가 눈에 띈다. 콩쥐팥쥐 열두마당 예술벽화는 아트페인팅 장인이자 ‘소나무 작가’로 유명한 전규일 작가의 작품이다. 한옥 사이만을 걸어도 콩쥐팥쥐 동화 속에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권성수 조각가의 설치작품도 눈길을 끈다. 

한옥 숙박시설은 콩쥐동과 팥쥐동으로 나뉜다. 9동 24개의 객실은 2층 복층형이다. 객실은 천연 황토방이다. 한옥에 황토방이니 숙면은 절로 이어질 수밖에. 김매순 콩쥐팥쥐한옥리조트 회장은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 온 가족이 21박을 하고 갔다”며 “아토피에 시달린 아이가 처음으로 깊은 잠에 든 것을 본 어머니의 뜻이었다”고 귀띔했다. 2박 이상 연박을 하는 가족여행객이 많은 이유다. 

한옥에서 눈 가는 데가 있다. 2층 객실과 맞닿은 지점의 발코니형 대청마루다. 한옥에선 낯선 구조다. 다른 객실의 조망권을 배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시원한 대청마루에서의 낮잠은 여행에 여유를 더한다.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 표지석과 전경.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는 자체 버스로 여행객들의 교통 편의를 제공한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는 자체 버스로 여행객들의 교통 편의를 제공한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한옥리조트, 가족여행 인기 비결 
콩쥐팥쥐한옥리조트의 모토는 ‘준비 없이 떠나도 좋은 가족여행지’다. 경제성, 여행 콘텐츠, 편의, 입지 등을 볼 때 장점이 많다. 객실료는 예를 들어 4인 기준 10만원(부가세 포함)부터다. 고급 한옥리조트치고는 가성비가 좋다. 뿐만이 아니다. 사정상 인원이 더 늘어나도 추가 비용은 없다. 담장도 없지만 문턱마저 낮췄다. 

왜 그랬을까. 김 회장은 “한옥 체험비(객실료)의 경우 주말과 주중만 차이가 있을 뿐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은 없다. 인원 수 제한을 두지 않는 것도 마음 편한 가족여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객실료와 인원 수 차별화 정책은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보다 많은 가족에게 고급 한옥리조트 체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그의 뜻을 읽을 수 있다.

한옥리조트를 오가는 전동카트. 둘레길을 오가는 전동카트 투어도 있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전동카트를 직접 운전하는 김매순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 회장.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한옥리조트와 마을은 콩쥐팥쥐 동화 이야기를 입었다. 이곳에만 머물러도 가족여행이 완성된다.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전동카트 투어, 산책길 하이킹, 전통놀이·한복 체험을 할 수 있다. 김 회장이 직접 운행하는 전동카트 투어는 재미깨나 있다. 잘 닦인 마을길이며 숲길, 저수지길, 논밭길, 굴다리를 가리지 않고 달린다. 완주에서 출발한 전동카트는 전주와 김제 땅을 넘나든다. 대략적인 코스는 한옥리조트-콩쥐팥쥐마을-은행제-콩쥐팥쥐 약수터-대율제-이서휴게소-한옥리조트다. 부대시설로는 워터파크(겨울철에는 눈썰매장), 초가주막, 매점, 전통찻집 련화미소, 단체 바비큐장, 한복체험관, 족구장 등이 있다. 야산 너머는 나인홀 퍼블릭 골프장(더나인CC)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았나. 인원이 많은 가족여행의 복병은 식사다. 매끼를 밖에서 해결하자니 비용과 거리두기 상황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매번 직접 해결하자니 누군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방법은 있다. 한옥리조트의 건강한 시골밥상이 있다. 김 회장은 “아침, 점심, 저녁을 집밥처럼 해결할 수 있다. 마을에서 어머님이 직접 기른 농산물로 차린 시골밥상이 인기”라면서 인기메뉴로 묵은지 닭도리탕과 바비큐 세트를 꼽았다.   

련화미소의 쌍화차. 솥단지에서 다린 깔끔한 맛이 이곳 쌍화차의 매력이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련화미소의 쌍화차. 솥단지에서 다린 깔끔한 맛이 이곳 쌍화차의 매력이다.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단정하게 정돈된 련화미소.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한옥리조트는 호남고속도로 서전주IC 인근의 전북혁신도시에서 가깝다. 리조트 앞으로는 새만금-포항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입지다. 이곳에는 과거 역참이 있었다. 앵곡역(鶯谷驛)은 호남의 주요 교통로였다. 김 회장은 “역참이 있던 마을이라서 숙박업을 떠올렸다”고 했다. 콩쥐팥쥐 동화 테마와 더불어 그가 이곳에 한옥리조트 둥지를 튼 또 다른 배경 되겠다. 

한옥리조트 인근에는 전주한옥마을, 삼천동 막걸리골목, 남부야시장, 금산사 등 둘러볼 데가 많다. 한옥리조트가 운행하는 버스편(1인 기준 왕복 5000원, 2인 이상 운행)을 참조하자. 입실과 퇴실을 위한 무료 픽업 서비스(익산역, 전주역, 전주터미널, 호남제일문)는 기본이다. ‘안 되는 게 없는’ 원스톱 가족여행지다운 면모다.

김매순 회장은
한옥리조트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김매순 회장.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넉넉한 인심… 정 넘치는 한옥리조트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의 인심은 넉넉하다. 김매순 회장은 김치와 같은 밑반찬이며 상추 등 쌈 채소를 아낌없이 나눈다. 손이 커 ‘퍼준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다. 시원시원한 서비스는 손님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직원한테도 이어지는데 일례로 음료, 아이스크림, 과자 등 매점의 모든 품목은 공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호방한 그의 성품은 어디에서 비롯했을까. 코로나19 여파에 예약이 줄 취소되는 상황임에도 김 회장은 꿋꿋하다. 그의 증조부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김제 금구의 대접주인 김덕명 장군이다. 농민군에 물적•인적 자원을 지원한 김 장군은 전봉준 장군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을 이끌었다. 역사는 그를 동학농민군 총참모로 평가한다.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의 야경.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의 야경. 사진 / 김기훈 사진작가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는 전화 예약을 고집한다. 버젓한 홈페이지를 놔두고 인터넷 예약을 받지 않는 이유는 뭘까. 김 회장은 “전화는 번거롭지만 고객의 궁금한 점을 빠르게 해소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세상에 사람은 정(情)이 그립고 정에 이끌리기 마련”이라면서 “전화는 인터넷에서 놓친 섬세한 부분까지 터치할 수 있다. 더구나 꾀꼬리 같은 저의 목소리를 들으면 한옥리조트에 더 끌리지 않겠냐”며 웃었다. 

한옥리조트 야산에는 실제로 꾀꼬리가 산다. 예나 지금이나 앵곡(鶯谷)이란 지명은 영락없다. 한옥리조트에도 꾀꼬리가 있다. 남들이 즐거우면 자신이 더 행복하다는 김 회장이다. 콩쥐팥쥐관광한옥리조트가 한결 더 정겹게 다가온다. 이곳을 또 다시 찾을 이유이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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